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집착 방식과 벤치마킹을 위한 전략은?
오늘은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해 유통시장을 장악한 아마존닷컴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세계적인 공룡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아마존은 10년간 주가 1,900% 상승이라는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는데요. 성장 비결의 중심에는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 정신이 있었습니다.
아마존의 고객 집착 사례로 유명한 이야기 몇 가지가 있습니다.
이야기 1. 한 할머니 고객이 아마존에서 구입한 비싼 찻잔 세트를 옮기다가 잔 하나를 떨어뜨렸습니다. 상심한 상태로 고객센터에 전화하여 낱개 구매가 가능하냐고 물었고, 고객의 정보를 바로 확인한 고객센터 직원은 그 고객이 지금까지 아마존을 잘 이용해 온 프라임 회원임을 확인했습니다. 직원은 단독 결정으로, 할머니 고객에게 찻잔 세트를 그대로 다시 보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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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 아들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마존에서 500달러짜리 플레이스테이션을 구매한 고객은 물건이 도착하지 않자 배송 상황을 확인하였고, 부재중 배송된 선물을 도둑맞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객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마존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고, 아마존은 모든 손실 비용을 감수하고 새 선물을 빠른 배송으로 보내주었습니다. 덕분에 크리스마스 날에 맞춰 아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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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사례는 일반 회사 고객센터에서는 들어보기 힘들지만 아마존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입니다. 아마존의 서비스에 감동한 고객은 구전효과로 또 다른 고객을 불러올 것입니다. 더군다나 위의 두 번째 사례의 주인공은 신문사 직원이었습니다. 이 직원은 자신이 일하는 신문사에 관련 사연을 게재했고, 아마존은 새로운 플레이스테이션 가격과는 비교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광고 효과를 누렸습니다.
“한 명의 고객에게 베푼 호의는 백 명의 고객을 데리고 온다.”
입이 닳도록 이야기하던 베조스 회장의 말이 증명된 셈입니다. (1)
이처럼 한 명 한 명의 고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마존닷컴이라는 거대 사이트에 유입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위와 같은 고객 서비스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 많은 고객들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었을까요? 해결책은 데이터에 있었습니다.
아마존은 왜 그토록 고객에게 집착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해서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괄호 안 숫자는 참고도서이며, 출처는 콘텐츠 하단에 밝혀두었습니다.)
아마존 성장의 동력: 플라이 휠
아마존에는 매주 모든 사원에게 상기될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사업의 성장 모델이 있습니다. ‘떠 있는 바퀴’라고 해석되는 플라이휠(Flywheel)입니다. 베조스 회장이 식사 중 냅킨에다 그렸다 하여 ‘냅킨 스케치(Napkin Sketch)’라고도 불리는 이 모델을 먼저 보시겠습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개선된 고객 경험과 고객의 증가가 선순환을 통해 어떻게 상호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플라이휠을 잘 들여다보면 두 개의 선순환 바퀴가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바퀴
제품 종류(Selection) →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 → 방문자 수(Traffic) → 판매자 수(Sellers) → 제품 종류(Selection)로 순환하며 회사가 성장함을 의미
두 번째 바퀴
성장(Growth) → 낮은 비용구조(Lower Cost Structure) → 낮은 판매 가격(Lower Prices) →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성장을 통해 더 큰 성장을 견인함을 의미
두 개의 선순환 바퀴에 중복되는 것, 바로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입니다. 회사 성장의 선순환이 고객 경험에서 비롯된다는 위의 모델은, 아마존이 그토록 고객에게 집착하는 이유를 잘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회사의 성장 선순환에 필수적인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아마존은 어떻게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을까요?
아마존의 데이터 활용법
“아마존에서는 데이터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Data is King at Amazon).”
예전에 아마존의 디렉터로 근무했던 로니 코하비(Ronny Kohavi)의 말입니다. 아마존에서는 매우 다양한 방면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합니다. 회사의 본질이 전자상거래 사이트도 시스템 회사도 아닌, 빅데이터 기업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그중에서도 아마존의 핵심 정신인 고객 집착과 관련된 데이터 활용 방안 두 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전략까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데이터를 활용한 자동화 추천 시스템
아마존은 실로 엄청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전 세계 소비자들의 모든 클릭스트림(Clickstream, 한 사람이 인터넷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수행한 모든 행동 정보)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하니, 그 방대함이 쉽게 짐작도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수집한 소비자 행동 빅데이터는 기계가 실시간으로 학습합니다. 이 일을 수행하는 것이 ‘아마봇(Amabot)’이라는 AI입니다. ‘아마존’과 ‘로봇’의 합성어인 아마봇은, 아마존닷컴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각 페이지에 보일 상품들을 구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조회하는 고객별로 페이지를 어떻게 다르게 구성할지를 결정하는 일입니다. 초반에는 공정한 비율로 제품들을 노출하다가, 시간이 갈수록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제품을 알아내고 매출을 더 많이 이끌어내도록 해당 제품을 노출합니다.
이 알고리즘은 다양한 취향을 지닌 고객들에게 보이는 페이지를 서로 다르게 구성하여 개인화함으로써 매출 상승에 기여했습니다. 실제로 아마존을 방문한 소비자의 구매 전환율은 13퍼센트로, 국내 온라인 쇼핑몰의 평균인 6.2퍼센트의 두 배 가량 높습니다.(2) 아마봇은 소비자의 행동을 분석하여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찾아서 보여주고, 고객들의 탐색 시간을 줄여줌으로써 고객 경험을 개선했습니다. 사람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며 편집팀의 몰락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전자상거래 이용이 점점 더 많이 일반화되면서, 웹사이트 상의 고객 행동을 더욱 정밀한 수준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객의 행동을 분석하고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한 노력도 점점 더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고객 집착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하기 위한 툴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1. 앰플리튜드 (Amplitude)
모바일/웹 사용자 행동 분석 툴로 잘 알려진 서비스는 앰플리튜드가 있습니다. 사용자의 이벤트 정보를 수집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주는 서비스입니다. 대표적인 기능으로는 퍼널 분석, 같은 특성을 가진 사용자 집단 그룹화 등이 있습니다. 사용자가 처음 기능을 익히고 사용하기에 복잡할 수 있다는 점이 허들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기능을 잘 익힌다면 다양한 고객 행동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2. 믹스패널 (Mixpanel)
믹스패널은 사용자 추적을 기본으로 하는 분석 툴로, 원하는 사용자를 지정하면 해당 유저의 클릭스트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퍼널 분석을 지원하며, 비개발 직군에서도 웹사이트 내에서 UX 개선을 위한 A/B 테스트 진행이 가능합니다. (A/B 테스트 관련 내용은 여기를 참고해 주세요.)
3. 빅인 (bigin)
국내에서 역시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하기 위한 움직임은 활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빅인 애널리틱스에서도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저장하고 활용합니다. 수집된 사용자 행동 데이터는 기계 학습을 통해, 상품 별 구매 확률이 높은 고객 리스트를 추출하는 데에 사용됩니다. 현재까지 구매를 수행한 고객들과 유사한 행동을 보인다면, 이를 잠재고객으로 분류하는 원리입니다.
빅인에서는 위의 두 해외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행동 스트림 데이터 조회가 가능합니다.
타 분석 툴과의 차별점 중 하나는 잠재 고객 리스트를 자동으로 추출한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사용자는 별다른 학습 없이도 서비스를 사용하고, 실무에 바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용자 행동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슷한 행동을 한 고객끼리 그룹화하여 관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매 건수 10건 이상, 또는 총 구매금액 10만 원 이상의 우수 고객을 추출하여 그룹으로 생성하고 관리하며, 리텐션 및 충성도 제고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2 데이터를 활용한 웹사이트 개선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던 아마존은, 이미 2008년부터 웹페이지 로딩 시간과 판매 사이의 상관관계를 찾아냈습니다. 로딩이 0.1초 지연될 때마다 판매가 1퍼센트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2012년 조사에서는 로딩이 1초 기어질 경우 연간 자그마치 1.6조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산출했습니다.
아마존은 페이지가 0.6초 안에 로딩되는 것을 목표로 모든 팀이 협력합니다. 페이지 상의 모든 구성요소의 로딩 시간을 감시하고, 한 부분이 문제가 있을 시 담당 팀의 경보를 울림으로써 문제를 해결합니다. (3) 이러한 노력의 근본적인 이유 역시 고객 집착 정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고객들이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웹사이트 이용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에도 고객의 행동 데이터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고객들이 사이트 내에서 편리한 쇼핑을 할 수 있게끔 하는 또 다른 노력이 있습니다. 아마존은 아이콘이나 줄임말의 사용을 지양합니다. 고객들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쁘고 보기 좋은 아이콘보다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고객들을 위한 방식이라고 여깁니다.
아마존 웹사이트 곳곳에서 이 증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상품 조회 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몇 가지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What other items do customers buy after viewing this item?
(고객들이 이 상품을 본 후 구매한 다른 상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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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stomer questions & answers
(고객 질문과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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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력들 또한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하고, 고객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아마존의 노력입니다. (4)
고객의 이탈을 줄이고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위한 서비스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1. 구글 애널리틱스 (Google Analytics)
GA의 행동 흐름 보고서는 우리 웹사이트 내의 어떤 페이지에서 이탈이 많이 발생했는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어떤 구간 때문에 이탈을 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웹사이트 개선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감으로 추측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2. 빅인 (bigin)
빅인 애널리틱스에서 역시 사용자의 이탈 구간 파악이 가능합니다. 어느 구간에서 이탈이 많이 발생했는지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하여, 빅인 애널리틱스에서는 페이지에서 종료한 사용자 목록까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흐름 차트 위에 마우스 오버하면 나타나는 ‘종료 사용자 목록’은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종료가 유난히 많이 발생하는 페이지라면 종료 사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사이트 웹사이트 개선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 종료한 고객에게는 쿠폰을 발송함으로써 재방문 및 구매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이상으로 아마존의 고객 집착 정신에서 비롯된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한 노력과,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서비스들을 알아보았습니다.
‘고객 집착’ 정신은 지금의 아마존을 있게 한 동시에, 지금 이 순간에도 멈추지 않는 끊임없는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유통업을 이끌어가는 회사답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경험을 개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마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해외에서는 많은 기업이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전략을 실시하고 있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유명 서비스도 다수 존재합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데이터 기반 마케팅은 대기업에서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데이터 기반 마케팅, 디지털 마케팅 시대에서는 이미 필수적인 일입니다.
아마존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지금 단계에서 시작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마케팅부터 실행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현재 사업의 규모와는 상관없이, 장기적인 사업 성장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참고자료
박정준,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한빛비즈(2019)
(1) p124-126, (2) p114-115, (3) p122-123, (4) p200-202
아마존의 놀라운 고객 집착
모바일앱 분석, 어떤 툴을 활용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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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인사이트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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