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유통가에서는 ‘언택트(untact) 마케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언택트란 접촉(contact)을 뜻하는 콘택트에 언(un)이 붙어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기계로 메뉴를 주문하는 키오스크나 VR(가상현실) 쇼핑, 챗봇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판매 직원이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대면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독자분들도 아시겠지만, 맥도날드나 KFC나 극장 티켓, 버스 매표 및 열차 매표의 키오스크는 이미 훌륭히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언택트(untact) 마케팅은 1인 가구 급증 등 인구, 세대 구조가 변화하면서 점차 대면 관계를 꺼리는 소비자의 태도 변화가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의 최지혜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통 신사 사용 행태를 보면 직접 통화보다 메시지, 데이터 소비를 통한 간접 접촉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람들은 점차 직접 대면하는 것을 불편하게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낮은 연령대일수록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스마트폰이나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소비하는 습관이 고착화되고 여기에 비대면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통가를 비롯해 전 산업이 적극 반영하면서 트렌드로 굳어졌다고 분석된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도 비용 절감 차원에서 언택트 마케팅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로 판단된다.

특히 오프라인 망 중심의 유통회사들이 판매 방식을 언택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선명하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의 이슈로 제반 환경 변화와 맞춤형 직원을 구하기 힘든 것이 원인이 아닐까 예상된다. 언택트 인프라가 미흡해도 인사관리 비용보다 낮다면 일단 현장에 적용부터 시키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재인용: 퍼져가는 `언택트(untact) 마케팅`-`혼자 볼게요” 대세…무인주문·결제 봇물)

이미 이런 현상은 데이터 소비를 즐기 고 키오스크와 같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20대가 많은 대학가는 더욱 그렇다.

대학 내 카페에 사람 팔처럼 생긴 로봇이 고객을 반기고 있다. 로봇의 정체는 바리스타 역할인데, 아메리카노를 포함해 총 7가지 음료를 만든다. 로봇 옆에 위치한 키오스크로 라떼를 주문하면 2분이 채 안 돼 음료가 완성돼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인 대학생들을 잡기 위한 무인화 경쟁이 뜨겁다. 업계는 ‘무인카페 자체가 밀레니엄 세대인 대학생들의 정서와 잘 맞는다’며 ‘다른 대학교에서도 문의가 와서 (무인카페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처럼 무인 편의점, 로봇 바리스타, 무인 스터디카페 등.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끄트머리에 있는 20대가 ‘언택트(untact) 문화’와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에서 지난 2년간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가맹점 15곳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15곳의 매출은 2017년 1월 약 67억 원에서 지난 5월 359억 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는 결론이다.

이 중 20대의 결제금액 비중은 28.4%에 달했으며 20대의 소득수준이 기성세대에 비해 낮은 걸 감안하면 언택트 문화를 주도하는 20대의 특성을 여실히 알 수 있는 수치이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현 정보통신기획평가원)가 2017년 발표한 ‘무인화 추세를 앞당기는 키오스크’ 보고서를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키오스크가 직원(사람)보다 편리하다’는 응답이 74%였고, 이 중 30대 이하는 87%가 기계를 더 편하다고 답을 하고 있다. 키오스크가 더 편리한 이유(중복응답)로는 ‘대기시간이 짧아서’(87%), ‘처리 시간이 짧아서’(60%), ‘직원과 대면하지 않을 수 있어서’(28%) 등이 거론됐다. 편리함과 비대면이라는 장점이 20대를 언택트 문화의 주 소비층으로 이끌고 있다는 말이다. 즉 20대는 사람보다 기계를 더 편리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택트 문화 확산에는 ‘소통의 감소’와 같은 사회적 부작용도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기계를 통해서만 소비가 이뤄지다 보니 언택트 문화의 확산이 20대의 소통 단절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우려가 지나치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이미 일부 청소년들과 20대들의 소통 부재로 인한 적잖은 일탈을 보면 지속적인 언택트 소비만을 고집하는 경우 이들이 인간관계에서 겪는 갈등에 대한 인내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데 일견 수긍이 가기도 한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는 ‘요즘 청년들은 자신이 원하는 접촉만을 하고 싶어 한다. 반면 원하지 않거나 불필요한 사람들과의 접촉은 피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며 이는 ‘사회로 내재될 기술이 부족한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나이 든 사람의 경우에는 기계보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젊은 세대는 인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등과 같이 모든 것에 신경 쓰여 한다.”면서 이는 “사람과의 관계 기술이 부족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것들을 고려해 볼 때 언택트(untact) 마케팅이 그저 트렌드라고만 하기보다는 고려해야 할 점들이 마케터에게는 있는듯하다. 아마도 그들이 사회 주류가 되었을 때, 이해집단끼리의 갈등도 많아질 것이고 그걸 시스템으로만 해결하려고 할 것이라는 염려와 함께 말이다.

그러나 이는 염려와 우려에 만 그칠 뿐, 마케팅 활동은 진화되고 있다. 업계가 이러한 기회를 제품 매출에 활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최근 5G의 통신회사는이 기술을 활용하여 여러 가지의 언택트 마케팅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KT는 국내 최초로 ‘홈쇼핑 VR 피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홈쇼핑에서 실시간 방송 중인 의류 상품을 리모컨 조작만으로 3D 모델과 아바타를 통해 가상으로 피팅 할 수 있는 실감형 T-커머스(T-Commerce) 서비스이다.

그리고 개인형 VR극장도 있다. 또한 2017년부터 VR 생중계를 통한 ‘360도 VR’과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와 같은 실감형 미디어를 소개해왔는데,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8에서도 KT의 독자적 무선 VR 전송 기술인 VR 워크 스루 기술을 접목하여 세계 최초의 멀티플레이 VR 게임 ‘스페셜포스 VR: UNIVERSAL WAR’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일체형 HMD를 포함한 개인형 VR극장 서비스 ‘GiGA Live TV’를 출시하여 고객들로 하여금 언택트 문화를 느끼게 하고 있다. (재인용: ‘언택트(Untact)’ 라이프를  만드는 5G 서비스)

독자분들도 이미 알다시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새로운 소비 행태와 사람과의 만남 대신 기기를 통해 소비를 하는 ‘언택트(Untact) 기술’이 바로 여러 사례에서 본격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언택트(Untact) 기술,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무인 서비스를 함축하는 이 개념은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며 무인화를 기본으로 하는 키오스크(무인 안내 단말기), 챗봇, 드론 배송 등 다양한 형태의 기술을 말한다.

언택트 기술과 같은 IT 기술이 발달하는 배경에는, 젊은 세대들은 직접 대면을 통한 상호작용보다 디지털 상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 더 익숙하며, 메신저나 문자 소통에 익숙해 전화 통화를 기피하는 ‘콜포비아(call phobia; 통화공포증, 전화로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늘면서 생겨난 전화 통화 기피증)’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사러 들어간 상점에서 직원이 말을 걸어오면 긴장을 하기도 하고, 음식점에서 주문을 할 때 점원과 나누는 짧은 대화에서 피로를 느끼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언택트 소비가 더욱 각광을 받는다는 것인데, 대면 소통의 구조를 가진 인간 정체성에 대한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지지도 한다.

그러나 이 또한 마케팅의 컨셉트 결정에 소비자의 감성을 고려해야 함은 당연할 것이다.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온 지 10년이다. 전 세계적인 스마트폰 보급률은 약 80%다. 선진 OECD 국가의 경우 90%가 넘는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분명 스마트폰, 태블릿PC 등과 기존의 모바일 노트북 등 IT 기기의 등장으로 우리의 삶은 보다 편리해지고, 윤택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스마트 디바이스 사용이 늘면서 인간은 이곳저곳이 아프다. 기억력은 퇴화하고 계산 능력은 저하된다. 디지털 기술 의존에 따른 기억력 감퇴, 이른바 디지털 치매라고도 불린다. 스마트폰이 주변에 없으면 불안감을 호소하는 노모포비아(No mobile-phone phobia)도 많다. (재인용: 가장 멍청한 세대, ‘디지털 단식’이 필요합니다)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자세 때문에 생기는 손목터널 증후군, 거북목증후군 등의 질병은 이젠 현대인에게 흔해졌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길거리에서 넋이 빠진 듯 고개를 숙이고 걷는 사람들을 일컬어 ‘스마트폰 좀비’, ‘스몸비’ 족이라고도 부른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스스로들 세상과 단절을 선택하는 디지털 디톡스에 돌입하는, 디지털 단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스스로 디지털 기술을 피한다는 뜻으로 디지털 문물, 온라인 세상에 지친 이들은 스스로 고립을 선택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여하튼 이렇게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기계 혹은 자동화 시스템을 이용하게 하는 ‘언택트 마케팅’에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기술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모두와 연결되어 있는 초연결 사회에 대한 피로감의 발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사람들과 연락할 수 있기 때문에 잠시 사람들을 피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나기도 했고, 도심을 떠나 시골의 공기와 함께 자연을 느끼고 싶어 해서 산속 깊이 들어가 살거나 제주도로 이사를 가는 인구가 늘어나는 이유도 언택트 문화의 일환 일 수 있다. 그래서 제주도에는 ‘1년 살아보기’와 같은 문화와 부동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도 한다.  

과장되게 들릴 수도 있겠으나 대형마트 혹은 편의점의 계산원과 대면하거나 매장 직원과 불필요한 접촉을 할 필요 없이 원하는 물건을 자유롭게 고르면서 잠시나마인간 관계를 떠나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이미 4차 산업혁명에서 연결성을 강조해 왔었지만, 여러 플랫폼으로 연결돼 막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소비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타인과의 연결, 접촉을 중시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이를 피곤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커진 셈이다.

여기에 1인 가구의 증가와 세대 간의 갈등, 특히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거나 인터넷으로 모든 업무를 볼 수 있는 사회 내 시스템 또한 여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일본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와 같은 사회로부터의 차단과는 다른 이 언택트 문화는 항상 새로운 기술이 세상에 나올 때마다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의 한 단면이라 문명의 이기(利器)가 가진 양면성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고 또 그 해결책을 마련하는 방법도 알고 있다.

그렇기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보통신 기술이 융합된 오프라인 산업 현장에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편리 또한 거부할 수도 없다.

아마도 향후 언택트 마케팅은 대면 접촉을 피하고자 하는 고객의 정서적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서 시작되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기술과 접목하여 더욱 고도화될 것이다.

현재는 상품의 결제 및 추천 정도가 가장 보편적이나 미래엔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해결하는 첨단 방안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을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고객의 니즈를 해결하기 위한 폭넓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활용하는 것이 언택트 마케팅의 열쇠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점점 고객의 디지털 기기 활용 범위와 여정이 확대되고 있고, 디지털 기기로 인해 쌓여가는 데이터 등 마케팅 전략의 도구와 마켓의 판도가 바뀌는 시점인 지금, 미래 시장의 먹거리를 미리 준비하는 것은 마케터로서는 당연하지만, 우리도 잘 알고 있는 해외 유통 업체인 알리바바(Alibaba)의 무인 편의점 ‘타오 카페’, 계산대와 직원이 없는 아마존(Amazon)의 무인 매장 ‘아마존 고’에 이어, 여러 유형의 언택트 기술은 점점 더 진화할 것이다.

그러나 이 기술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게 되어 언택트를 원하는 사람들의 니즈가 인간관계의 단절이나, 언택트 기술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의 소외로 연결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필자는 갖고 있다.

 

마치며

비록 언택트마케팅이 비대면, 비접촉을 개념으로 출발한 마케팅이며 지금은 그것을 고객이 원해서 발전 중이지만, 모든 기술의 발전은 사람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케터들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여념 없는 열정도 좋지만 고객들에 대한 소통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해본다. (월간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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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 Park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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