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人터뷰 프로젝트
일인기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이미 1인기업으로서 자리를 잡고 있는 분들은 어떤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 어떻게 홍보를 하여 자리를 잡고 있을까요?1人터뷰 프로젝트는 일인기업의 먹고사는 방법에 대한 취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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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난 분은 워크베터컴퍼니(Work Better Company)의 강혁진 대표입니다. 기업이나 단체가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돕는 마케팅 강의와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는 1인 기업인데요.
BC카드에서 8년간 디지털 마케팅 관련 일을 하다 2017년 7월 퇴사하고 1인 기업을 시작했습니다. 회사에 다닐 때부터 마케팅 전문 팟캐스트 ‘마케팅 어벤저스’를 진행하며 마케팅 전문가로서 인지도를 쌓아온 분이기도 한데요.
마케팅 강의와 워크샵 외에도 30대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월간 서른’ 운영, 마케팅 서적 집필, 중국 베이징의 인사이트를 느낄 수 있는 ‘베이징 학습 여행’ 등 자신만의 콘텐츠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 중입니다.
아직은 퇴사 2년이 채 되지 않은 초보 1인 기업가로 고군분투 중이라고 말하는 강혁진 대표의 생생한 1인 기업 운영기를 들어보았습니다.
interviewer 최창희
Q 8년간 다니던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두고, 1인 기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이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할 때부터, 10년 후쯤에는 나가서 내 일을 하자 하고 막연하게 생각을 했어요. 퇴사하기 2년 전쯤부터 고민이 되더라고요. 야근하고 집에 돌아가는데, 이대로는 안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느낌이랄까요. 조금이라도 젊을 때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해보자 싶었어요.
Q 퇴사를 고민하면서, 미리 창업을 위해 준비했던 일이 있었나요?
구체적으로 준비한 건 아니지만 회사 이후 시간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꾸준히 해왔어요. 주말에 팟캐스트 마케팅 어벤저스를 진행했고, 외부의 대형 세미나 기획 진행도 해보고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했던 것들이 지금 보면 사업 준비였고요.
또 퇴사 후의 삶에 좋은 준비는 시간 관리였어요. 회사에 다닐 때부터 회사에서 할 일과 회사 이후 할 일을 구글 캘린더로 촘촘하게 계획했어요. 구글 캘린더가 좋은 게 1주일치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거든요. 그 시간의 총량 안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계획할 수 있죠. 1인 기업가에게는 시간 관리가 중요한데 구글 캘린더를 활용해서 지금도 철저하게 시간 관리를 하고 있어요.
Q 막상 회사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현실적인 두려움은 없었나요?
많은 분들이 퇴사하기 전에 회사 월급만큼 수익을 만들고 나가라고 하지만, 회사 생활도 힘든데 그렇게 만들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어느 시장이든 성공하려면 나를 투신해서 노력해야 하는 거고, 그 시장이 가능성이 있겠다는 최소한의 조사와 판단이 끝났으면, 내 몸을 투신해서 노력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죠.
Q 그럼 지금 주요 수익 모델은 무엇인가요?
기업, 대학, 기관들 대상의 마케팅 강의와 레고 워크샵이 주요 수익 모델이이에요.
Q 레고 워크샵은 무엇인가요?
정식 명칭은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LEGO SERIOUS PLAY) 워크샵인데요. 기업들이 레고를 활용해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게 하는 워크샵이에요. 주제는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데요.
기업에서 원하는 다양한 목적이 있잖아요. 이번에 새로운 비전이 나와서 전 직원과 공유하고 싶다고 한다면, 그것을 위한 팀 빌딩을 진행하고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레고를 통해서 함께 문제 해결을 할 수 있게 하는 거죠. 한번 하시면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
Q 레고 워크샵이나 마케팅 강의가 경쟁력이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하신 거세요?
제가 퇴사하기 1년 전에 레고 공인 퍼실리레이터 자격증을 땄거든요. 공급 차원에서 봤을 때, 레고 공인 퍼실리레이터가 우리나라에 대여섯 명뿐이에요. 희소성이 있는 시장이고, 아직 시장은 작지만 제가 수요를 만들 수 있다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봤습니다. 또 마케팅 교육이나 강의 시장은 사라질 수 없으니까요.
Q 마케팅 강의를 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 시장에서 자리잡으려면 나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할 거 같은데 그 부분은 어떻게 잡았나요?
저는 주로 대학생들이나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는 마케팅 원론에 대한 강의를 하고요. 기업에서는 마케팅 트렌드나 마케팅 차별화를 만들어가는 방법에 관련된 강의를 해요.
저는 마케팅 실무를 오랫동안 해왔고, 마케팅 관련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왔어요. 월간 서른이라는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하며 계속 새로운 시도들을 해가고 있고요. 그런 부분들이 저의 강점이라고 봐요.
Q 수익은 어느 정도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시즌에 따라 격차가 심한데 총합으로 하면 직장 다닐 때보다 아직은 적어요. 금융권이 연봉이 높은 편이거든요. 하지만 올해 1월과 작년 1월 매출을 비교했을 때 4배 정도 늘어났어요.
올해는 여러 업체와 제휴해서 콘텐츠를 발행하려고 하고 있고, 지난 1월 말에 책도 나왔어요. 제 콘텐츠가 풍부해질수록 수익은 더 늘어날 거라고 봅니다.
Q 1인 기업을 어떻게 만들어갔는지 구체적으로 여쭤볼게요. 회사에서 나와서 사업자부터 내신 건가요?
1인 기업이다 보니 중구난방이었죠. 차근차근 하나씩 했어요. 처음에는 명함도 없었고, 이메일 주소도 여러 가지를 사용했고요. 그런데 여러 가지보다는 하나의 브랜드가 있는 게 좋겠다 싶어서 워크베터컴퍼니(Work Better Company)를 만들었어요. 결국은 제가 하는 활동이 일을 더 잘하는 걸 도와드리는 거니까, 그 뜻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이름을 정했습니다. 홈페이지도 아임웹으로 직접 만들고요. 점점 세금계산서 발행할 일이 생겨서 그때 개인 사업자도 냈어요.
Q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고 해도 홍보가 중요할 텐데, 홍보는 어떤 식으로 했나요?
홍보를 잘하려면 결국 브랜딩을 잘해야 하더라고요. 제가 열심히 하고 있는 활동들을 콘텐츠로 만들어서 알리면 그게 브랜딩이라고 생각해요. 요새는 지인들을 통해서 들어오는 요청 반, 제 채널을 통해서 들어오는 요청이 반 정도 돼요.
Q 브랜딩을 잘해야 한다고 했는데, 어떤 식으로 브랜딩을 하나요?
브런치,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채널을 운영해요. 플랫폼별로 타겟과 글의 성격을 조금씩 다르게 해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브랜딩은 나에게 주어진 강의나 워크샵을 최선을 다해서 잘하는 거 같아요. 강의하고 나서 다시 불러주시는 경우가 많아요. 강의가 마음에 안 들었으면 다시 안 부르시겠죠. 강의나 워크샵의 퀄리티를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Q 처음에 수익을 만드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강의나 워크샵은 수요가 일정하지 않잖아요.
어떨 때는 예전 직장 월급의 두세 배를 버는 달도 있고, 몇 십만원을 버는 달도 있었죠. 근데 그게 어려움이라면 어려움이고, 아니라면 아닌 거 같아요. 긴 시점에서 전체를 보고 가야 안 지친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제 콘텐츠를 명확히 다지는 데 시간이 필요해서, 너무 많은 강의 요청이 오는 것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불안정함이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도 됐어요. 작년 1월에는 강의 의뢰가 별로 없어서, 뭐를 해볼까? 하다가 월간 서른 모임을 시작했거든요. 처음엔 그냥 시작해본 건데, 지금까지 매달 모임을 이어가고 있어요.
Q 월간 서른은 어떤 모임을 말하나요?
월간 서른은 고민하는 30대를 위한 강연 플랫폼인데요. 30대들이 고민이 많잖아요. 그런데 다른 연령대에 비해 그것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은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서 30대들이 모여서 고민을 나누고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을 만들자 해서 만들었어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계신 다양한 분들을 연사로 모시고 이야기도 듣고 네트워크도 하고 있어요.
Q 월간 서른도 수익모델의 하나인가요?
아직까지는 수익을 내지는 못해요. 하지만 올해부터는 월간 서른도 수익을 내면서 운영하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강연자분들의 강연 내용이 좋은데, 그걸 유료 콘텐츠화를 하는 식으로요.
Q 1인 기업가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저만의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가려고 해요. 안정적이 되려면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더라고요. 내 물건이나 콘텐츠를 사는 건 고객의 선택이잖아요. 상품이나 콘텐츠를 만드는 건 저의 몫이고요. 저의 몫을 하고 나서 마케팅을 하든지 해야 하니까요.
지금까지 괄목할 만한 성장은 아니지만 제가 생각하는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강혁진이라는 브랜드를 찬찬히 키워나가는 방식으로 하고 싶어요.
Q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나요?
나름의 창의적인 관점이 필요한데요. ‘팔다에서 팔리다’라는 책을 보면 반학반교라는 말이 나와요. 반은 배우고 반은 가르친다는 뜻인데, 그 책의 저자가 교수지만 그 스스로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거죠.
저도 강의를 하고 워크샵을 하지만 저랑 관련 없는 분야의 강의도 듣고, 다른 영역의 사람들을 만나러 가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식으로 일을 해야겠다는 영감을 얻거든요. 그걸 강의나 워크샵 월간 서른 등의 활동에 녹여보는 노력을 하죠.
Q 1인 기업가로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처음에는 다 어렵더라고요. 명함 만드는 거부터 사업자등록증 내는 거, 세금계산서 만드는 거, 홈페이지 만드는 거까지. 그런데 그런 부분들은 큰 허들은 아니고, 하다 보면 다 할 수 있는 것들이더라고요. 가장 어려운 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거죠. 아까도 말했지만 나만의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낼까 그런 고민을 가장 많이 합니다.
Q 긴 시간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올해는 여러 가지로 수익 모델들을 다각화해보려고 해요. 저만의 개인 채널들을 조금 더 안착시키고요, 마케팅 책을 한 권 더 내려고 해요. 월간 서른을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초석을 다지고 싶고, 베이징의 인사이트들을 느낄 수 있는 베이징 트립을 올해도 준비해보려고 하고요.
<인터뷰 후기>
“마케팅이 너무 좋아 마케팅 책을 쓰고 마케팅 팟캐스트를 하고 마케팅 강의를 합니다. 사람 모으고 일 벌리는 걸 잘하지만 사실 아내와 함께 여행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강혁진 대표의 브런치 채널에 올라와 있는 소개글입니다. “다양한 활동들로 바쁜 와중에도 여행 갈 수 있는 여유를 낼 수 있었냐”고 물으니 작년에만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여행을 다녀왔다더군요.
빠르게 무언가를 얻으려고 조급해하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차근차근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여유로움이 좋아 보였습니다. 기초가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1인 기업가로서 더욱 성장해가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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