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온’이라고 하는 기업 이름은 낯설겠지만 시지온의 서비스를 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언론사의 기사를 보면 아래 소셜 계정으로 댓글을 달 수 있도록 서비스가 되고 있는데 이 서비스의 이름이 ‘라이브리’이고 서비스를 하는 주체가 바로 ‘시지온’이다.
시지온은 최근 ‘어트랙트’라고 하는 인스타그램 관련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서 고객의 리액션을 가치로 연결하는 기업이라고 한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도 않고 서비스에 대한 궁금증도 생겨 시지온의 김미균 대표님께 인터뷰를 요청하였다.
탐방 진행_ 신용성 / 아이보스 대표
고객 리액션을 가치로
Q. 안녕하세요. 대표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지온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인가요?
시지온이라는 이름은 ‘시빌라이제이션(civilization)’에서 발음이 편하고 예쁘게 들리도록 철자를 간추려서 만든 것입니다. ‘문명’이라고 하는 것은 제가 좋아하는 게임이기도 했고요. 또 제가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는데, 커뮤니케이션이 발전하는 것에 비례해서 문명도 발전한다는 생각에서 이 용어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Q. 시지온의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라이브리’를 들 수 있을 텐데요. 어떻게 언론사 댓글을 가지고 사업화시킬 생각을 하셨을까요? 저는 그런 서비스가 생겨서 알게 되었지 만약 아직 없었다 하더라도 그 생각을 못했을 것 같거든요.
이 역시 제 전공과 관련이 있는데요.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다 보니 주위 친구들은 방송 PD나 기자 쪽으로 많이 진출했어요. 하지만 이미 9시 뉴스를 기다려서 보지 않던 시기였어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뉴스를 찾아보기 시작하던 때라 저는 뉴미디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댓글에 문제가 많았고 악성 댓글로 인한 폐해도 많았지요. 커뮤니케이션이 문명을 이끈다고 생각한 만큼 대안적인 댓글 시스템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Q. 그 대안으로 찾은 방법이 ‘소셜 계정 연동 댓글’이군요. 왜 소셜 계정을 연동해서 댓글을 다는 것이 대안이라고 생각하시게 된 것인가요?
쉽게 생각해낸 것 같지만 사실 많은 시도가 있었습니다. 오프라인 캠페인을 벌리기도 하고 제가 아예 사이버수사대에 들어갈까 하는 생각도 지녔어요. 기금을 모아서 보상 시스템을 만들어볼까도 생각해 보고 아예 법을 바꾸도록 해야 할까 하는 생각까지도 했는데 모두 다 마땅치는 않았습니다.
많은 시도 끝에 공동 창업자인 김범진 대표와 함께 기술적으로 접근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저도 어릴 때 코딩을 조금 배워서인지 바로 수긍이 되더군요.
Q. 생각보다 많은 노력을 하셨는데요? 사명감 같은 것이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소셜 계정 연동을 하니 어떤 장점이 있던가요? 원하던 대로 악성 댓글이 많이 줄어들던가요?
당연히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악성댓글이 생산되는 환경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잘 아시다시피 ‘익명성’이 악성댓글을 양산하는 기본적인 환경이 되어요. 그리고 로그인 등의 방법으로 댓글을 쉽게 작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오히려 악성댓글을 돋보이게 하는 환경이 되고요.
어떤 일에 대해서 강경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있고 중도적인 생각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댓글 작성이 어려우면 강경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만 댓글을 남기는 현상이 나타나서 그래요. 이에 대해서 소셜 계정 연동은 좋은 대안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익명성도 아니고 댓글 작성에 대한 접근성도 높이고 나아가 친구에게 공유도 된다는 이점까지 있으니까요.
Q. 라이브리 서비스로 수익은 어떻게 창출되나요? 언론사가 솔루션 이용료를 지불하는 형태인가요?
네 맞습니다. 처음에는 타겟을 잘못 잡았어요. 연예인이나 정치인을 표적으로 하였는데 나중에 언론사에서 솔루션을 쓰고 싶다고 연락이 오더라고요. 솔루션 이용료는 언론사의 규모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만 현재 300여 곳에서 이용 중이에요.
Q. 그런데 언론사 입장에서 이 서비스를 가져다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댓글도 하나의 콘텐츠잖아요? 그 측면에서는 댓글이 쉽게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텐데, 반대로 댓글이 너무 많으면 이를 관리하는 부담이 큽니다. 그래서 라이브리와 같은 서비스가 필요한 것이지요.
Q. 고객이 작성한 댓글은 라이브리 서버에 저장되고 있을 것 같은데 맞나요?
네 맞습니다. 약 10년 동안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누적 사용자가 대략 2,800만 명 정도 됩니다. 물론 한 사람이 여러 소셜 계정을 이용하기도 하니까 중복이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데이터를 모두 수집하고 있습니다.
Q. 단순한 댓글이 아니라 소셜 계정과 연동되어 있는 댓글이므로 의미 있는 빅데이터 자산이 되겠는데요? 이 자산을 활용하여 차후 활용 방안도 구상 중이시겠네요?
네 타겟팅된 광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고 또 여론 분석과 관련한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Q. 그런데 사실 개인적으로 좀 놀랐습니다. 저는 라이브리 서비스를 처음 볼 때 이렇게 언론사의 댓글을 한 곳에서 다 가져가면 이 업체가 나중에 좋은 데이터 자산을 가지게 될 텐데, 언론사에서는 왜 이 솔루션을 쓰고 있는 걸까? 대신에 무료로 제공하는 걸까? 아니면 언론계에서 잔뼈가 굵은 분이 영향력을 발휘하여 이런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젊은 분이 서비스를 하고 있었군요.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그때는 대학생이셨던 거죠?
네 운이 좋았던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저희는 아마추어였고 고객사의 문제에 진정성을 가지고 임했던 것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저희는 그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였고요, 그러다 보니까 시장이 열렸습니다. 그건 제게 소중한 경험이었고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지니고 나갈 시지온의 운영 철학으로 되새기고 있습니다.
Q.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관련 솔루션으로 ‘어트랙트’ 서비스를 운영하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요. 어트랙트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인스타그램 디스플레이 및 커머스 솔루션입니다.
어트랙트 웹사이트 www.attractt.com
Q. 디스플레이 및 커머스 솔루션? ‘디스플레이’와 ‘커머스’가 잘 어울리지 않은 용어여서 그런지 몰라도 서비스 내용이 잘 와 닿지가 않습니다. 먼저 ‘디스플레이’는 뭘 말하는 건가요?
디스플레이는 인스타그램에 올라가 있는 브랜드와 관련한 사진을 수집하여 전시(디스플레이)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요즘 웹사이트에 보면 하단에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사진 리스트가 있는 것을 보신 적 있으실 거잖아요? 그걸 말하는 것이고요. 나아가 오프라인 매장이나 행사장에서 디스플레이 기기에 노출되도록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Q. 웹사이트에서는 요즘 많이 사용하니까 많이 봤고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고객이 올린 인스타그램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아주 예쁘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행사장에서는 어떤 식으로 이용하나요?
예를 들어 자라섬에서 재즈 페스티벌을 하잖아요? 그러면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텐데요. 그 사진들이 실시간으로 행사장에 설치되어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노출되는 거죠. 그러면 참여자들이 재미 있어 더욱 사진을 많이 찍고 자연스레 바이럴 효과까지 높이게 되는 식입니다.
제15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 사용된 어트랙트 서비스
Q. ‘디스플레이’까지는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커머스’라니요?
노출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이 커머스로 이어지기를 바랬어요. 그래서 오프라인에서는 QR 코드를 추가하여 모바일에서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고 있고, 또 제품인 경우는 인스타그램에서 쇼핑 태그를 삽입하여 구매 페이지로 이어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결국 디스플레이가 커머스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어트랙트 커머스 예시 화면
Q. 그래서 디스플레이 & 커머스라고 표현하신 것이군요. 인스타그램에서 해당 브랜드와 관련한 이미지를 수집할 때에는 ‘해시태그’를 이용하는 것이고요?
네 맞습니다. 해시태그로 검색해서 수집 후 웹사이트 혹은 오프라인 기기에 노출하는 방식입니다.
Q. 그런데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브랜드의 이미지를 오히려 떨어트리는 이미지도 포함될 수 있잖아요?
광고주 센터가 따로 있고 거기서 노출할 사진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필터링 기능이 가능하므로 어트랙트 서비스의 활용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Q. 그런데 라이브리 서비스를 하시면서 어트랙트 서비스는 어떻게 하시게 된 건가요?
라이브리가 ‘댓글’ 관련 서비스잖아요? 저는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고객의 사진도 일종의 댓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이 상품에 달리면 후기가 되는데요. 댓글이 텍스트 형태로 쇼핑몰에 직접 달리기도 하지만 블로그나 카페와 같은 외부에서도 달리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고객들이 인스타그램에 일종의 후기 개념으로 사진을 올리는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진들을 끌어와서 웹사이트에 노출시켜주자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Q. 흥미로우면서도 수긍이 되는 관점이네요. 그러면 어트랙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비용은 월 80만원입니다. 그런데 저희는 ‘보드’라는 개념을 쓰고 있는데요. 보드가 하나 추가되면 보드당 30만원씩 추가됩니다. 이벤트의 경우에는 1회에 약 300만원 정도가 필요하고 기타 운영 대행 비용이나 기술 사항에 따라 비용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Q. 그러면 웹사이트 하나만 이용하면 보드를 하나만 이용하는 셈이니까 월 80만원이 되겠네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웹사이트가 하나의 보드만 이용할 수도 있고 상품별로 여러 보드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블리의 경우는 하나의 보드만 이용하고 있으나 베스킨라빈스의 경우는 다수의 보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Q. 그러면 어트랙트 서비스는 어떤 기업이 사용하면 좋은가요? 월 80만원이면 영세한 기업이 사용하기는 좀 어렵겠네요.
네 비용도 문제이긴 하겠지만 그것보다도 인스타그램에 고객이 자발적으로 올리는 사진이 많은 기업이라야 의미가 있습니다. 자신의 계정에 스스로 올린 사진 말고요.
Q. 그러니까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바이럴이 되고 있는 기업이라야 의미가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런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있는 곳들이 좀 있지 않습니까? 그곳들 중 어트랙트 서비스의 위치가 궁금하네요.
정확한 통계는 없겠지만 대략적으로 점유율이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온라인 디스플레이 쪽에서는 60%, 오프라인에서는 70%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꽤 높게 보고 계시네요. 제가 보기에 어트랙트 서비스의 경우는 기술적 장벽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점유율이 높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혹시 선점 효과인가요? 아니면 차별화된 서비스가 있는 건가요?
저희가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여러 SNS API를 오래간 다양하게 다뤄온 경험이 안정적 서비스를 만드는 데 유리한 점이 있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고도화된 필터링 기능, 온오프 디스플레이 통합 제공, 커머스 연동 기능, 데이터 분석 리포트 제공 등 하나하나로 보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디테일들의 합이 큰 차별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디테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조직 구조가 뒷받침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저희는 서비스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가 생성되면 매우 빠르게 적용합니다.
Q. 고객의 요청 사항이나 서비스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조직 구조인가요? 아니면 프로세스인가요?
프로세스입니다. 보통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검토하고 서비스를 기획하는 등 많은 절차와 시간을 거쳐야 하는데 저희는 개발자도 아이디어 회의에 참여해서 바로 실행에 옮깁니다. 개발자가 개발만 하면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어요. 이 생각이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 회사 문화는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객사가 무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그 시점부터 개발 프로세스가 시작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지향점입니다. 솔루션 회사의 경쟁력은 고객의 니즈를 충분히 빠르게 파악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Q. 라이브리와 어트랙트 서비스를 통해서 시지온의 경쟁력과 철학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마지막으로 시지온이라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직접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세 가지 키워드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리액션, 빅데이터, 테크.
저희는 댓글과 후기를 모두 고객의 리액션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기업의 모든 활동은 결국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귀결되기 마련인데요. 커뮤니케이션이 일방향으로만 흐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잖아요?
당연히 기업 활동에 대한 고객의 리액션이 매우 중요한데, 저희는 이러한 고객의 리액션을 빅데이터로 삼고 여기에서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보강하는 그런 회사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Q. 긴 시간 성실한 응대에 감사합니다. 시지온이 앞으로 출시하는 서비스에 대해 많은 관심 지니도록 하겠습니다.
탐방 후기
글에서는 간단하게 표현되었지만 라이브리 서비스를 오픈하기 전에 댓글 시스템에 대한 대안책을 마련하기 위한 김미균 대표님의 노력은 상당하였다. 그 노력을 통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면 시장이 열린다는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그 이치는 다시 고객의 소리를 최대한 빠르게 반영하는 기업 문화에 녹아 들었다.
또 글에서는 완전히 누락되었으나 1인 미디어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어트랙트샵이라는 서비스를 오픈할 때를 위해서 남겨놓았다.
아이보스 신용성 (대표)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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