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콘텐츠가 아닌 찾아오는 콘텐츠가 필요한 시대
이 글은 테크크런치에 게재된 Josh Cinstine의 How Instagram’s algorithm works을 토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 관심사, 최근 반응, 관계로 구성된 인스타그램 알고리즘
– 관심사와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춘 알고리즘은 완벽하다?
– 내 인스타그램 피드는 나만의 서재다
– 결국엔 진정성과 취향이다
3 Keywords & 한 줄 코멘트
-인스타그램, 콘텐츠 마케팅, 취향
-찾아가는 콘텐츠가 아닌, 찾아오는 콘텐츠가 필요한 시대다
2016년 6월 인스타그램의 알고리즘이 바뀐 지금까지 인스타그램은 우리에게 무엇을 어떻게 보여주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던 이번 달 2일 인스타그램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단을 대상으로 인스타그램 피드 랭킹 알고리즘에 대해 입을 열었다.
우선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은 유저의 과거 행동에 기반을 둔 머신러닝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독특한 피드를 제공한다. 같은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는 사람이라도, 지금까지 어떤 방식으로 계정과 상호작용을 했는지에 따라 사람마다 피드 구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즉, 우리가 보는 우리의 인스타그램 피드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개인 맞춤 피드인 셈이다. 바뀐 알고리즘은 개인의 취향 – 인간관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과거의 알고리즘에서 우리는 전체 게시물의 70%와 친구 게시물의 50%를 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바뀐 알고리즘에서 8억 명 이상의 유저가 친구의 게시물 중 90% 이상을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로 인한 문제도 발생했다. 먼저 알고리즘의 비밀을 다루고, 다음 챕터에서 문제를 다뤄보자.
인스타그램 개인 맞춤 피드는 크게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바로 관심사, 최신성, 관계다.
1. 관심사(Interest)
관심사는 해당 유저가 게시물에 어떤 반응을 보일 지를 예측한 것이다. 이 예측을 돕기 위해 쓰이는 데이터는 유저의 과거 행동이다. 비슷한 게시물에 어떤 행동을 보였으며, 유사한 콘텐츠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등을 머신러닝을 통해 분석하고, 인스타그램은 유저 맞춤 관심사를 구성한다.
2. 최신성(Recency)
관심사가 개인 맞춤을 위해 특화된 요소라면, 최신성은 개인 맞춤과 보편성 사이 간극을 조절하기 위한 요소다. 최근 게시물이 어떻게 게시됐는지, 주 단위로 우선순위를 두고 분석한다.
3. 관계(Relationship)
관계 요소는 게시자와 유저와의 관계를 말한다. 게시자와 얼마나 친밀도가 높은 가에 따라 피드 내 우선순위가 바뀐다. 이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과거 행동을 살피는데 게시물에 남겨진 댓글, 사진에 함께 된 태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인스타그램은 위 3가지 핵심 요소 외에, 피드에 영향을 주는 3가지 보조 요소를 밝혔다. 여기에는 방문 빈도, 팔로잉, 체류시간이 속한다.
1. 방문 빈도(Frequency)
단순히 인스타그램에 얼마나 자주 접속했는지를 보는 지표가 아니다. 앞에서 제시한 최신성과 관련이 있는 요소로, 마지막 방문 이후로 최고의 게시물을 제공하고자 방문 지표를 확인한다.
2. 팔로잉(Following)
팔로잉은 특정 계정의 피드 노출 빈도와 연관이 돼있다. 팔로잉하는 계정이 늘어날수록, 한정된 피드 때문에 각 계정들의 노출은 줄어들게 된다. 또 이런 노출 효과의 저하는 관계 요소와도 관련이 있는데, 이는 밑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하자.
3. 체류시간(Usage)
체류시간은 의미 그대로 인스타그램 내 머문 시간을 뜻한다. 이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관여도와 관련이 있다. 체류시간에 따라 단순히 베스트 게시물을 짧게 봤는지, 아니면 브라우징 평균 이상 시간을 보내면서 오랜 시간을 쏟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의 피드를 구성하는 주유소와 보조 요소를 3가지씩 살펴봤다. 다음은 인스타그램 알고리즘과 관련해 가장 많이 받은 질문과 그에 대한 인스타그램의 답이다.
Q1. 과거의 시간순 알고리즘을 하나의 옵션으로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옵션으로 추가할 생각은 없다. 너무 많은 선택지는 복잡함을 가져올 뿐이다.
Q2. 최근에 추가된 뮤트 기능 외에 인스타그램이 의도적으로 피드를 누락하기도 하나?
결코 그런 적이 없다. 인스타그램 앱에서 스크롤을 쭉 내리다 보면, 어느새 팔로잉 중인 모든 계정들의 게시물을 보게 될 것이다.
Q3. 인스타그램 피드 구성 형식에 있어서 일부 형식을 편애한다는 말이 있다.
사진이나 영상 같은 콘텐츠 형식을 포함해, 스토리나 라이브 같은 앱 내 특별한 기능 어떤 것에도 편애하지 않는다. 유저들의 선호로 인해, 더 사랑받는 형식이 있을 순 있어도 여기에 인스타그램이 직접 관여하진 않는다.
Q4. 개인 계정과 비즈니스 계정 같은 특정 유형의 개정에 더 많은 피드 노출을 약속한다는 루머가 있다.
인스타그램은 결코 특정 유형의 계정을 대우하지 않는다. 따라서 계정 유형을 바꾼다고 도달률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한다.
관심사와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춘 알고리즘은 완벽하다?
이 기사에서 가장 재밌던 부분은 주유소 3가지도, 부조 요소 3가지도 아니다. 바로 이 기사의 댓글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리즘이 바뀐 이래 좋아요나 공유, 팔로워의 증가 수처럼 가시적인 성과가 크게 줄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댓글을 살펴보면 대게 인스타그램이 피드에서 게시물을 의도적으로 숨기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난 줄어든 관여도의 원인을 늘어난 팔로잉/팔로워에서 찾았다. 인스타그램 마케팅 파트너인 앱 홀의 자료에 따르면, 계정당 평균 팔로워가 7000명에서 8500명으로 1500명 가까이 늘었다. 계정들의 팔로워가 늘었다는 말은 거꾸로, 한 사람이 팔로잉하는 계정의 수도 그만큼 늘었다는 소리다. 즉 한정적인 피드를 차지하기 위해 더 많은 경쟁자가 생겼다.
인스타그램을 하나의 마케팅 채널로 다루는 사람의 입장에선 어려운 환경이 됐다. 게다가 시간순이 아닌, 관심사-인간관계 알고리즘은 이런 상황을 가속화했다. 시간순 알고리즘은 꾸준히 게시물을 게재했을 때 그대로 노출이 됐다. 이젠 그렇지 않다. 개인 유저 입장에선 바뀐 알고리즘을 환영한다. 개인 커리어나 학업처럼 필수적인 정보만으로도 피로도가 높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정보로부터 조금이나마 해방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정말 친한 사람과 ‘소통’을 원하는 유저를 돕는 알고리즘이다. 그렇다면 도달률과 비롯해 가시적인 성과의 하락을 만들어낸 이런 알고리즘이 마케팅을 하는 입장에서 무조건 나쁜 것일까?
내 인스타그램 피드는 나만의 서재다
좋고 나쁨을 따지기 앞서, 관심사-인간관계 중심의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자. 먼 과거부터 지금까지 성장은 대게 양적인 증가였다. 양적인 성장은 삶에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가져다줬다. 인간은 얽어맸던 어려가지 굴레에서 해방됐다. 50년 전만 하더라도, 보릿고개라 부르던 춘궁기가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우리는 음식이 없어 끼니를 거르지 않는다. 이젠 너무 많은 음식으로 기호에 따라 선택을 하거나, 다이어트를 위해 굶기도 한다. 이런 양적인 성장은 SNS에도 마찬가지다. 정보가 부족한 경우는 드물다. 이미 너무 많은 정보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기호나 다이어트 여부에 따라 음식을 선택하는 것처럼 기준에 맞춰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 인스타그램이 내놓은 답은 개인의 취향과 인간관계중심의 알고리즘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이 알고리즘은 서재를 닮았다.
애리조나 대학과 타우슨 대학은 종이책, E북처럼 책의 형태가 사람에 미치는 영향을 공동으로 연구했다. 이 연구에서 두 대학은 서로 다른 형태의 책이 갖는 2가지 차이점을 밝혀냈다. 하나는 책의 향기와 질감 등 감각적 요소가 갖는 아날로그적 감성이고, 다른 하나는 서재의 함의다. 여기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서재다.
개인의 서재는 단순히 여러 권이 놓여있는 책장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서재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하나의 *페르소나다. 그 사람의 기호와 취향이 담겨있을 뿐 아니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내 서재를 바라볼 관점까지 담겨있다. 그렇기에 서재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창구와 마찬가지다.
인스타그램의 피드도 이와 비슷하다. 단순히 지인들의 게시물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유저의 행동과 취향 그리고 관계가 한데 어우러진 그 사람만의 페르소나 공간이다. 이렇다 보니 한때 *인스타그래머블이란 말이 생기기도 했다. 이에 호텔 관련 숙박업계에선 기존의 서비스와 별개로 일부러 포토존을 만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개인의 페르소나를 드러낼 만한 거리를 제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충분히 노출이 성공적인 마케팅이라고 할 순 없다.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봤느냐가 아니라, 사람들이 얼마나 구매로 이어졌느냐이기 때문이다. 즉, 노출에서 구매로 전환율의 문제다. 한정적인 피드와 늘어난 경쟁자, 열심히 올리기만 했던 시간순이 아닌 관심사 위주의 알고리즘. 앞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갸아 하는가.
*페르소나 : 어떤 제품 혹은 서비스를 사용할 만한 목표 인구 집단 안에 있는 다양한 사용자 유형들을 대표하는 가상의 인물이다. 출처. 매일경제
*인스타그래머블 : 오직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해, 이에 맞는 비주얼의 장소나 대상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욕구
결국엔 진정성과 취향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안다. 늘 새로움과 차별화를 찾는 우리에게 ‘진정성’이라는 단어는 꾀나 진부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진정성은 아무리 진부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 일회성 이벤트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진정성이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세상 어느 일도 단번에 해결되지 않는다. 마케팅이나 브랜딩도 결국엔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일회성의 이벤트는 지속성을 담보하지 않으며, 앞서 언급한 숙박업계의 포토존 중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몇 곳이나 될지 궁금하다.
즉, 순간의 환심을 사기 위한 행동은 결코 지속될 수 없다. 이젠 소비 자체가 하나의 정체성으로 투영돼 고객의 페르소나가 되는 사회다. 더 이상 ‘저관여’ 제품도 ‘저관여’ 카테고리도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브랜드만의 가치와 철학에 진정성을 담아 행동할 때다.
하지만 진정성만으론 선택받을 수 없다. 고객 본인을 위한 소비뿐 아니라 기부처럼 세상에 진정성 있는 좋은 일 조차 선택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떡해야 할까. 진정성을 갖추면 이젠 취향의 문제다. 사람들의 취향은 더 세밀하게 더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취향을 갖고 있는 오타쿠 사회의 도래다. 따라서 팔기보단 팔려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관심사-인간관계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은 오히려 유효한 마케팅 창구다.
따라서 유저에게 관심사를 알리고 제안하는 방식이 아닌, 그 사람의 취향을 저격하는 방식의 접근을 해야만 한다. 이미 많은 계정들이 이런 방식으로 인스타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다양한 취향만큼 늘어날 진정성 있는 취향저격을 기대해본다.
장운진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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