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블로커 전성시대, 살아남는 ‘광고표준’을 찾아서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인터넷 사용자가 브라우저의 확장 도구를 통해 웹페이지에 게시된 광고를 차단하기 위해 애드블로커(Ad blocker)를 사용한다. 페이지페어(pagefair)의 2017년 애드블로커 보고서에 따르면 애드블로커 사용자는 2016년 12월 기준으로 6억 1천만 명에 달한다.
데스크톱 웹 환경(녹색)에서의 애드블로커 사용률 꾸준히 증가, 모바일 웹 환경(적색)에서 2015년 기점으로 급증 (출처 : 2017 Adblock Report)
물론 애드블로커가 사용자 경험 향상을 위한 도구이긴하지만, 광고주와 마케터에게는 달갑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애써 돈 들여 광고했더니 애드블로커로 인해 내 소중한 광고가 빛도 못보고 저지당할 운명이라니? 이렇듯 애드블로커는 광고주와 웹서비스 제공자에게는 주요한 수익과 마케팅을 방해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애드블록과 관련된 기술을 다양하게 살펴보고(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이러한 애드블록 기술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보다 좋은 광고 표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애드블록 : 광고 차단 기술 자체를 가리키는 말
애드블로커: 광고 차단 기술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애드블로커란 광고 차단을 위해 사용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일컫는 말로, 일반적으로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같은 웹 브라우저에 확장 프로그램으로 제공된다. 대개 웹페이지 내용의 많은 부분은 외부 광고 서버에서 다운로드 받는 광고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때, 브라우저가 페이지를 작성하는 동안 애드블로커는 타사 광고 서버의 호출에 대한 모든 요청을 확인하고 차단 목록과 일치하는 항목을 찾으면 컴퓨터에서 나가는 요청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기본적으로 콘텐츠 필터링 지원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파이어폭스나, 크롬, 오페라, 사파리 같은 다른 브라우저들 역시 애드블록(Adblock), 애드블록 플러스(Adblock Plus), 유블록 오리진(uBlock Origin) 등의 확장기능을 통해 콘텐츠 차단이 가능하며, 다양한 출처를 통해 필터 리스트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애드블록 플러스는 기본적으로 필터링 리스트를 보고 광고임을 판단한다. 기본 설정으로 이지리스트(EasyList)라는 곳에 언어에 따른 기본 블록 대상 리스트를 활용한다. 이 외에 수용가능한 광고(Acceptable Ads) 리스트를 화이트 리스트(White List)로 활용한다.
하지만 이처럼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만이 광고를 차단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HTTP 프록시(혹은 웹 프록시)를 개조하여 내용을 필터링 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도 광고 차단이 가능하다. 프록시를 통해 콘텐트를 화면에 보여주기 전에 이를 캐싱하고 필터링할 수 있는데, 이는 광고뿐만 아니라 공격적이거나 부적합하거나 악의적인 내용들까지 제거할 수 있다. 프록시는 장점이 많지만 TLS나 SSL같은 암호화된 트래픽의 차단이나, 웹페이지의 내용을 이해하여 자바스크립트의 동적인 생성을 막는 것은 어렵다.
다른 대표적인 방법은 운영체제의 호스트 파일과 DNS를 조작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운영체제는 외부 호스트의 목록을 관리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역사적인 이유로 이는 단순한 텍스트 파일로 저장되며, 기본적으로 몇개의 호스트 이름과 IP주소를 담고 있다. 호스트 파일에 무시할 광고 서버 목록을 등록하여 다른 로컬 IP 주소로 이동하도록 하여 손쉽게 광고 서버에 대한 접근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광고 서버의 IP 주소를 직접 하드코딩하거나 로컬 라우팅 테이블을 바꿔서 우회가능하다. 또는 메인 콘텐츠 서버와 동일한 서버로부터 광고를 불러 와서 이를 우회하기도 한다.
인터넷, 특히 모바일 인터넷 제공 업체들은 네트워크 트래픽을 감소시키기 위한 프록시를 제공하기도 한다. 원래 광고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너무 큰 대역폭의 내용이나 특정 인터넷 접속 환경에 부적합한 트래픽을 막는 과정에서 광고들이 상당수 차단된다.
이러한 전통적인 방식 이외에 최근 스탠포드와 프린스톤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지각 가능한 애드블로커(Perceptual Adblocker)는 마치 인간처럼, 실제 광고 형태와 내용을 보고 광고 여부를 판단한다. 기존 애드블로커는 광고의 소스코드를 분석하여 광고임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어왔다. 새로운 지각 가능한 애드블로커는 HTML 마크업 대신 실제 콘텐츠 영역의 크기나 텍스트, 특정 이미지 형태를 보고 광고임을 판단한다. 해당 기술은 현재 페이스북과 애드초이스 광고를 찾아내는데 특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애드 초이스 광고는 광고 영역의 이미지를 애드초이스 아이콘 예시와 비교하는 해싱 기술을 이용하여 판단한다.
하지만 이런 애드블로킹 기술들은 사용자의 편의성을 돕는 만큼, 광고를 집행하는 여러 기업들로부터 질타를 받기도했다. 기업들은 이러한 애드블로킹 기술을 막기 위해 다양한 우회 방법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애초에 애드블로킹 기술이 사용자 경험을 망치는 나쁜 광고들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 큰만큼 애드 블로킹을 금지하려는 시도 역시 사용자의 선택을 막는 짓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에 최근 업계에서는 이러한 나쁜 광고를 추방하고 좋은 광고의 표준을 제정하는 운동이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보다 좋은 광고를 위한 연합(Coalition for Better Ads)’은 건강한 저널리즘과 사회를 연결해주는 광고의 긍정적인 측면이 나쁜 광고들 때문에 방해받고 있다는 판단 아래, 이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광고를 생산하려는 단체 및 기업들의 연합이다. 이 연합은 2만 5천여 명이 넘는 소비자가 참여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북미와 유럽을 위한 데스크탑 웹, 모바일 웹을 위한 표준(Initial Better Ads Standards)을 제작 했다. 구글은 이 표준에서 언급되는 적절하지 않는 광고들을 자동으로 걸러주는 기능을 크롬브라우저에 추가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적절하지 않은 광고 표준의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PDF 자료를 다운받으려면 클릭)
데스크탑 웹 경험 Desktop web experiences
팝업광고 Pop-up Ads : 페이지의 콘텐츠를 가리며 튀어나온다. 웹사이트 방문자들이 가장 성가신 광고중 하나로 뽑는 형태이다.
소리나는 자동실행 비디오광고 Auto-playing Video Ads with Sound : 사용자의 어떠한 조작도 없이 소리가 나는 비디오가 자동으로 실행되는 광고형태이다.
카운트다운 프리스티셜 광고 Prestitial Ads with Countdown : 콘텐츠가 로딩되기 전에 강제로 보여지며, 광고를 제거할 수 있을때까지 카운트다운을 기다려야한다.
대형 고정 광고 Large Sticky Ads : 스크린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고정된 광고형태이다.
모바일 웹 경험 Mobile Web Experiences
팝업광고 Pop-up Ads : 페이지의 콘텐츠를 블락하며 튀어나온다. 웹사이트 방문자들이 가장 성가신 광고 중 하나로 뽑는 형태이다.
프리스티셜 광고 Prestitial Ads : 콘텐츠가 로드되기 전에 모바일 페이지에 표시되어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로 계속 이동하지 못하게 한다.
30% 이상을 차지하는 광고 Ad density Higher Than 30% : 모바일 수직 높이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광고로서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텍스트 콘텐츠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든다.
번쩍이는 광고 Flashing Animated Ads : 배경색이나 색상이 빠르게 움직이며 번쩍이는 이 광고형태는 소비자를 매우 화나게 한다. 번쩍임이 없는 애니메이션 광고는 이 표준에 포함되지 않는다.
소리나는 자동실행 비디오광고 Auto-playing Video Ads with Sound : 사용자의 어떠한 인터렉션 없이 소리가 나는 비디오가 자동으로 실행되는 광고형태이다.
카운트다운 프리스티셜 광고 Prestitial Ads with Countdown : 콘텐츠가 로딩되기 전에 강제로 보여지며, 광고를 제거할 수 있을 때까지 카운트다운을 기다려야 한다.전체화면 스크롤 광고 Full-screen Scrollover Ads : 사용자가 콘텐츠 상단에 나타난 광고를 스크롤하도록 강제한다. 페이지의 30%이상 차지하며 메인 콘텐츠 위에 float 되어있다.
대형 고정 광고 Large Sticky Ads : 스크린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고정된 광고형태이다.
리서치 문서를 통해 사용자 테스트 결과를 인포그래픽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애드블로커는 광고를 집행하는 기업이나 광고사들에게는 이익을 막는 장애물이기도 하지만, 사용자 경험에는 매우 긍정적인 장치가 되고 있다. 따라서 마케터는 이러한 애드블로킹과 기업 사이의 갈등을 사용자에 대한 광범위한 분석을 바탕으로,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 풀어나가는 방식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제는 광고 마케터의 역할이 단순히 ‘광고를 잘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잘 만든 광고를 사용자에게 잘 전달하는 것’으로 확장되고 있다.
뉴스젤리 (매직테이블)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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