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이 모든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사람들을 위한 공통되는 내용이었다면, 이번 글에서는 ‘스타트업 주니어를 위한 내용’들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과 다른 스타트업만이 가지고 있는 조건과 환경이 여러분들의 상황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스타트업에서의 일하는 것의 의미는, 대기업과는 다르다.
그 본질적인 차이를 이해하고 있을 것!
스타트업이라는 조직이 구조적 특징에 따라 가지는 의미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점과 단점 모두 다 말이죠)
꿈! 열정!은 언젠가는 희석되는 성질의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아닐 수도 있음! 하지만 구조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정말 크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이라는 각 구조가 가지는 특징을 명확히 알고, 본인에게 ‘적합한’곳을 선택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가설부터 시장 반응까지 : 빠른 ‘문제 해결’ LOOP
대기업에서는 대부분 큰 규모의 사업을 진행하고 그에 맞는 큰 조직으로 운영합니다. 그래서 특히 주니어가 사업이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작고, 시장의 반응을 빠르게 보기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한 사람이 많은 업무를 주관하고 있고, 내가 한 일이 바로 성과로 나옵니다. 나의 한 주간 업무가 매출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가 한 눈에 바로 보이는 곳이죠.
저에게는 ‘내가 주도적으로 진행한 업무가 빠르게 성과로 나오는 곳’, ‘빠르게 시장 반응을 보며 다양한 시도를 여러 차례 진행해볼 수 있는 곳’ 이라는 점이 저의 성장에 있어 가장 빠르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스타트업에 이는 것이고요!
제 업무로 예를 들면,
어떤 지역의 파트너를 더 소싱해올까? (문제에 대한 가설& 해결방법), 좋은 상품을 소싱(실행), 마케팅팀과 협업하여 마케팅 진행(실행), 매출(시장의 반응)
이런 ‘가설 검증 LOOP’가 짧으면 1주 안에 한 바퀴를 돌기도 하죠. 1주 안에 시장 반응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2. 많은 권한 VS 오너십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는 것
흔히 ‘대기업에서 일하면 나라는 인간이 부품이 된다’라고들 이야기합니다. 큰 규모의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 크고 견고한 시스템을 잘 갖추어두었죠.
하지만 스타트업은, 구조적으로 사람이 적은 조직이기 때문에 개인이 해야 하는 일의 범위가 매우 넓고, 일반적인 대기업에 비해 개인이 결정할 수 있는 권한도 많은 편입니다. (가끔 내가 이런 걸 결정해도 되나?), (내가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이런 특징이 누군가에게는 ‘시스템화 되어 있지 않아 정신없어!’라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위에서 내려오는 의견이 아닌 나 개인의 판단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는 자율성이 동반된 조직입니다. 이런 면에서 스타트업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가 몰입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3. 커리어의 성장. 태스크가 아닌 성과와 권한의 관점으로
정말 저의 스타트업 친구들이 꼭 봤으면 하는 챕터입니다. 스타트업 친구들과 주기적으로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데, 자주 나오는 고민이 바로 “운영이나 잡다한 일을 해서 내 전문 커리어가 쌓이지 않는 것 같아”라는 고민이었어요. 이번 대화를 통해 드디어 조금이나마 그 답을 전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은 환경상 한 사람이 다양한 일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면 혼자 처리하던 일의 규모가 커져 사람을 채용하고, 원래 혼자 하던 일을 팀이 하게 되면서 그 업무의 관리자로서의 권한을 부여받게 되죠. 내가 하던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이관하고 본인은 더 큰 권한의 일을 맡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스타트업에 있으면서 “내가 과연 성장하고 있는건가?”라는 고민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태스크가 아닌 성과와 권한의 관점으로 다시 바라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4. 달라 보이지만 구조는 같다. ‘사업’은 큰 본질에서 다르지 않다.
주니어는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기 때문에 ‘안 가본 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 또한 처음 마이리얼트립에 왔을 때 고민했던 점이 나중에 이직할 때 내가 네이버 출신이 아니라 이직이 어려우면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이 있었죠)
하지만 사업의 본질은 똑같습니다. 가치를 창출해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 그 안에서 운영 업무도 있고, 파트너 케어도 있고, 전력도 있는 것이죠. 우리가 막연히 구글, 쿠팡, 페이스북을 동경하지만 기업들의 ‘사업적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쿠팡(커머스) : 좋은 불건을 싸게 가져온다/ 판다
구글(광고 플랫폼) : 사용하는 유저를 늘린다/ 광고주를 모은다
페이스북(광고 플랫폼) : 사용하는 유저를 늘린다/ 광고주를 모은다
스마트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들을 잘 해결하고 주어진 상황에 물입해 성과를 만들어낸다면 ‘사업적 능력’은 어느 사업에도 적용 가능한 방식입니다.
명확하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함
“1년 후에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어서 불안하다”는 불안감을 토로한 적이 있었어요. 이에 관해 동료분께서 해준 이야기가 정말 인상 깊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내가 지금 불안한 이유는 나의 위치가 우리 회사에서 최전선에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우리가 겪어왔던 모든 순간에서의 최고치이고 첫 경험이죠. 대기업에서는 내 앞의 커리어가 눈에 보입니다. 그것을 명확하게 표현한 것이 ‘직급’이죠. 그래서 상대적으로 안정되어 보일 뿐이고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불안하다면, 그 불안의 본질을 잘 알아보시길 추천합니다. 회사의 존재(생존할 수 있는 회사인가)에 대한 불안진지, 혹은 성장하는 회사에서 태생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불안함인지요.
제가 몸 담고 있는 마이리얼트립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곳입니다. ‘나의 1년 후를 모르겠다는 불안함’보다는 ‘1년 후의 마이리얼트립에 대한 기대감’이 훨씬 더 높기 때문에 즐겁게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좋은 리더에 대한 환상
이 내용 또한 동료분께서 말씀해주신 내용을 조금 더 정리해보았습니다. 업계에서는 유명한 리더들이 있는데 가끔 주니어 중에서 이런 사람들에게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셨어요. 크게 2가지 입니다.
‘배민에 가야 저렇게 유명해지고 성과를 내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배민에 있어서 뛰어난 게 아니라 유명해져서 배민에서 스카웃해간 것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당연히 업계에서 알려진다.
‘저런 사람 밑에서 일해보고 싶다.’
만약에 리더를 따라 들어갔다가 그 사람이 퇴사하면? 본인의 커리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팀장 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다. 너무 단순히 생각하지 말 것!
이제는 직장이 브랜드가 아닌, 개인의 브랜드가 되는 시대이고 개인이 성과를 낸다면 자연스레 업계에서 알려질 것입니다.
추가로 주니어들에게 해주고픈 조언
커리어에 대한 걱정 때문에 지금 하는 일에 몰입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하지 않고 불평만 늘어놓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하더라도, 지금의 자리에서 중심을 잘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많은 동료들이 입을 모으기도 합니다.
위의 모든 것들의 대전제 “성장하는 회사인가?”
솔직히 객관적인 조건들로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비할 수가 없습니다. 급여와 복지 그리고 시스템까지 모든 것들이 부족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의 강점은 ‘성장성’입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서 개인의 커리어를 빠르게 키우는 것이 바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이유이죠.
하지만 이런 빠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성장하는 회사’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선순환 LOOP에서 커리어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죠.
만약 스타트업을 본인의 커리어로 선택했다면, 그곳이 성장하는 회사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위에서 설명한 ‘스타트업이 대기업보다 개인의 커리어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이유들’이 성립할 수 없으니까요.
마치며
이번 글은, 마이리얼트립 대표님께서 ‘마리트’ 주니어를 위해 진행해준 세미나의 내용을 동료분과의 대화를 포함해 정리한 내용입니다. (사실 조금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주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걸!)
처음 마이리얼트립에서 일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이유는 완벽한 회사는 아니지만 부족한 부분들을 빠르게 개선해나가는 모습들을 직원으로서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스타트업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고민해오던 불안함의 질문들을 여러분들에게 공유합니다.
성장 sharer 소피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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