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본적으로 광고 리포트에 의지하여 광고 성과를 파악합니다. 그런데 광고 리포트가 광고의 성과를 정확하게 드러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두 가지만 들겠습니다. 첫째는 고객이 여러 경로를 거쳐서 구매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전환에 대한 정의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한 가지 들어보겠습니다. 여성의류 쇼핑몰이 키워드광고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키워드광고를 통해 쇼핑몰에 유입된 고객의 행동을 추적하면 대략 아래의 다섯 단계로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겠죠?
1단계 – 랜딩페이지(롱원피스 카테고리 페이지) 도달
2단계 – 특정 롱원피스 상품의 상세페이지 도달
3단계 – 장바구니 담기, 찜, 회원가입, 주문 버튼 클릭 등의 액션
4단계 – 주문서 작성 페이지 도달
5단계 – 결제 완료 페이지 도달
이 행동이 한 번에 일어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며칠에 걸쳐서 재방문을 통해 이뤄질 수도 있죠. 이를테면 처음에는 ‘롱원피스’라는 키워드로 3단계까지 갔다가 다음에 ‘아이보스 쇼핑몰(가칭)’이라는 브랜드명을 통해 방문해서는 5단계까지 완료했을 수 있습니다. ‘쉬폰원피스’와 같은 다른 키워드도 마찬가지로 이런 패턴을 보이겠죠.
이제 광고 리포트를 확인해봅니다. 확인해보았더니 ‘아이보스 쇼핑몰’의 전환율은 5%가 나오고 롱원피스 키워드는 1%, 쉬폰원피스도 1%가 나왔다고 가정합니다. 숫자에는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 광고 리포트를 확인하면 이런 식이죠? 브랜드명 키워드의 전환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바로 광고 리포트의 한계를 직면하게 되죠. 우리 브랜드를 몰랐던 고객들이 브랜드명을 검색하게 되는 데는 다른 광고가 기여를 하였을 테고 우리가 발견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 광고인데 이 광고 리포트로는 그걸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구나 하는 것을 말입니다.
어쩌면 ‘롱원피스’와 ‘쉬폰원피스’의 두 키워드가 그러한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했을 겁니다. 이건 어렵지 않게 추정할 수 있죠. 그런데 문제는 ‘얼마나?’ 기여했을지 알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광고 리포트 상에서는 두 키워드 모두 1%의 전환율을 보이고 있는데요. 만약 두 키워드의 CPC와 상품 객단가가 모두 동일하다면 두 키워드는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롱원피스’는 위의 예시에서 3단계까지 10명을 보냈고, 그 중 6명은 브랜드명을 검색하였다고 가정합니다. ‘쉬폰원피스’는 3단계까지 5명을 보냈고, 그 중 3명이 브랜드명을 검색하였다고 가정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만약 확인할 수 있다면 두 키워드의 가치를 동일하게 보지 않겠죠? 어떻게 보면 광고의 역할이라고 하는 것은 직접적으로 매출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브랜드명을 검색하게 하는 것까지라고 볼 수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간접전환’, ‘어시스트’라는 항목이 광고 리포트에 추가되기도 하고 전환에 대한 정의도 복합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계를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은 제가 키워드광고 위주로 간단하게 예를 들었지만 실제로는 키워드광고, 리타게팅 배너광고, 페이스북 광고 등이 복합적으로 성과에 기여하고 있으므로 개별 광고 리포트로 성과를 파악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많은 왜곡이 일어나죠.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두 가지 노력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한 가지는 다채널 유입경로를 확인하고 전환 기여도에 대한 모델을 정립하는 것이구요. 또 한 가지는 전환에 대한 정의를 보다 창의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 예시에서는 전환에 대한 정의를 5단계인 결제 완료 페이지 도달로 잡았기에 키워드별 성과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잖아요? 위 경우라면 3단계를 전환으로 잡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시점에서 한번 되돌아봅시다. 우리가 광고 성과를 파악하고자 하는 이유가 뭔가요? 우리는 왜 광고 성과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죠?
여기에 대한 이유는 간명하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는 해당 광고를 효율적으로 잘 진행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서이고요. 또 한 가지는 우리 상품에 대한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즉, 전환율이 낮다는 것은 (키워드광고의 경우를 예로 들어서) 해당 키워드가 아예 맞지 않거나, 키워드의 광고 노출 전략(지역, 시간, 순위, 매체 등)이 맞지 않거나 광고문구나 랜딩페이지를 잘못 설정하는 등 광고 운영 차원의 문제일 수 있고 한편으로는 해당 키워드에 대한 상품 구성이 충분하지 않거나 가성비가 좋지 않거나 홈페이지에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등의 상품 경쟁력 차원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판단할 수 있다면 광고 성과를 확인하는 목적을 다하게 된다는 것인데요. 그런 점에서 볼 때 꼭 결제 완료 페이지 도달을 전환으로 설정해야만 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냐고 반문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위 쇼핑몰이라면 어쩌면 3단계에 도달한 것을 전환으로 정의하더라도 그 목적을 달성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 물론 장바구니에만 담아놓고 실제 구매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면 가격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장바구니에 담은 것을 전환으로 정의해놓고 이 전환율이 높게 나온다고 해서 상품 경쟁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겠지만 어차피 장바구니 담긴 수 대비 실제 구매율을 별도로 파악을 하면 되는 거니깐 광고 성과를 파악하는 것 자체로는 문제가 없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쇼핑몰을 예로 들긴 하였지만 한 페이지짜리 랜딩페이지로 광고 성과를 파악해야 하는 경우는 체류시간을 활용하는 등 사업자의 특수한 상황에 따라 창의적인 측정 지표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환 기여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구글 애널리틱스와 같은 로그분석 서비스에는 다채널 유입 경로와 전환 기여도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메뉴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이벤트’나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전환에 대한 정의도 보다 창의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고요.
어떤 광고든지 효과가 좋으면 경쟁이 몰리게 되어 있고, 경쟁이 몰리면 비용이 상승하게 되어 있습니다.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때는 최적화라는 개념이 필요 없지만 경쟁으로 비용이 치솟게 되면 최적화의 과정을 거쳐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적화를 위해서는 성과 분석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데, 그 분석을 광고 리포트에만 의존하는 것은 성과 판단에 대한 왜곡을 불러올 수 있기에 구글 애널리틱스와 같은 로그분석을 병행해서 보다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 오늘 칼럼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아이보스 신용성 (대표)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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