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보스 신용성 (대표)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
온라인마케팅을 주로 하는 마케터는 주요 업무가 가상의 공간에서 주로 이뤄지다 보니 종종 시야가 갇히고 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아무리 가상의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고는 해도 실제 우리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현실 속의 살아 있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일전에 한 직원이 제게 자문하였습니다. 한 광고주의 마케팅 대행 업무를 하고 있는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서 더 이상 성과를 개선할 수 없는 고착 상태에 빠졌다고 합니다. 광고주의 매출 및 예산 범위 내에서 유입을 위한 마케팅도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있고, 그렇게 유입시킨 고객을 전환시키는 노력 또한 할 수 있는 바를 모두 다 하고 있어 이제까지 성과를 많이 개선시켜 왔으나 광고주가 지닌 현재의 경쟁력으로는 여기까지가 한계인 것 같다고 합니다.
‘할 만큼 하고 있다’라는 표현에서 일단 ‘정말?’이라는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나름 유능한 팀장이었기에 그 말이 허투루 나온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때 저는 어떤 조언을 해줬을까요?
제 조언은 ‘발로 뛰어’라는 것이었습니다. 발로 뛰라는 말이 고객을 붙잡으라는 말은 아니었고, 유관 업체들과의 제휴를 위해 발로 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온라인마케터들은 종종 책상에 앉아서 가상의 공간에 갇힌 채로 모든 일을 해결하려고 하는 성향을 보인다. 마치 탁상공론이라도 펼치고 있는 것처럼. 움직여라. 새로운 길을 발견하고 열 수 있을 거다.”라고 하였습니다.
귀가 밝은 친구는 당장 팀에 한 명을 배정하여 다양한 제휴처 발굴을 위해 움직였고 그 결과 고착 상황을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발굴한 제휴처는 관계를 잘 유지하여 차후 다른 팀의 다른 광고주의 성과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어떤 특정한 반응을 보인 고객이 있었습니다. 이 고객이 왜 그런 반응을 보였을 지에 대해서 관련 팀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로그분석 데이터를 들여다보면서 이렇게 해석을 하기도 하고 저렇게 해석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어떤 해석이 나오면 그건 하나의 가설에 지나지 않으므로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필요하였습니다. 그러니 또 로그분석의 다른 데이터를 가지고 그 합리성을 추정하였습니다.
그러한 시간들이 제가 보기에는 불필요한 과정 같아 보였습니다. “왜 그렇게 가상의 세계에 갇혀서 모든 것을 해석하려고 하니? 그냥 그 고객에게 전화해서 물어봐라.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필요하면 선물이라도 줘가면서 말야.”
이 말을 들은 실행력이 좋은 한 직원은 바로 수화기를 붙잡았습니다. 그리고는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보았습니다. 선물도 필요 없이 고객은 친절하게 사유를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일부 고객이 왜 그런 행동을 한 것인지에 대해서.
직접 대면하고 발로 뛰고 하는 것이 무조건 좋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아날로그 시대로 복귀하자는 무식한 말은 내뱉지 않으렵니다. 데이터 가공을 통해서 이제까지 만들어낼 수 없었던 효율도 만들어 내고 있고 아날로그적으로는 발견하기 힘든 사실들도 발견하곤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저는 아날로그보다는 디지털편입니다.
하지만 항상 주장하듯 중요한 것은 ‘균형’입니다. 어디 한 곳에 매몰되는 것은 그만큼 시각이 편협해지게 됩니다. 책상에 앉아서 가상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모든 것들을 파악하고 분석하면서 업무를 통제하는 것도 좋지만 이는 우리 업무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진행하자는 방법론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현실 세계에 실존하는 사람을 사로잡는 것인 만큼 가상의 세계에 매몰되어서는 안 되고 현실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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