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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RPG <드래곤로어>를 개발 중인 매드캣게임즈는 요즘 게임 개발과 더불어 디자인 앱 <이지포저>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디자이너들에게 이런 앱이 있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선보인 앱은 양대마켓 통합 200만 다운로드를 넘었다. 앱 외적으로 놀이 개념으로 접근하는 유저도 늘었으며, 각종 재활치료에도 쓰인다는 훈훈한 소식도 들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지포저>가 매드캣게임즈의 최우선 순위는 아니다. 작년부터 PC, 콘솔 플랫폼을 목표로 개발 중인 <드래곤로어>는 꾸준히 개발 중이다. 현재 절반 수준 정도 개발됐으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게임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구체적인 정보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만 3년차에 돌입한 매드캣게임즈는 앞으로도 구성원이 좋아하는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고, 그것을 인정 받고 싶다고 밝혔다. 류재일, 박기영 대표는 니폰이치나 카이로소프트처럼 이미지만 봐도 회사가 떠올려지는 그런 곳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매드캣게임즈의 근황을 알아봤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디스이즈게임: 창업 3년차에 접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근황 부탁 드린다.
박기영 대표: 2015년 5월에 창업했으니까… 만으로 딱 3년 됐다. 우리가 좋아하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매드캣게임즈를 설립한 지 벌써 시간이 그렇게 지났다.
회사의 발판이 된 <우리가 지킬 고양> 이후 <네모용사 마계침공>까지 출시했다. 라이브 서비스에 미숙한 점이 많았지만, 아직도 즐겨 주시는 유저를 위해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우리가 좋아하는 콘솔 형태의 패키지 게임을 시도해보자는 결정 끝에 <드래곤로어>를 개발 중이다. 그와 함께 적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지포저>도 서비스 중이기도 하고.
스타트업으로서 3년을 이끌어 온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땠나.
류재일 대표: 정말 힘들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시장 자체가 많이 힘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중간이 없는 느낌? 우리처럼 소규모 개발사가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이 없다고 느껴지는 것 같다. 아이템 하나를 가지고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성공하지 못하면 그 뒤는 없다.
박기영 대표: 모바일 상위권에서는 대형 국내, 외 게임사가 독식하고 하위권에서도 일부 게임이 매출을 대부분 거둬들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처럼 5명 남짓한 회사가 게임을 아무리 출시해도 매출을 어느 정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없어지는 것 같다. 뭐랄까, 약간 애매해진 느낌? 개발력, 개성으로 승부하고 싶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정말. 그래서 현재 다른 시장에 눈을 돌려 PC 스팀과 콘솔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쉽지 않은 기간을 보낸 것 같다. 그래서 <이지포저>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질 것 같다. 시장을 타계하기 위한 ‘신의 한 수’라고 봐야할까?
박기영 대표: 글쎄,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니 그것은 아닌 것 같다. <드래곤 로어>를 개발하는데, 기획 파트에서 진행에 어려움을 몇 번 겪은 적이 있다. 패키지 형태의 게임을 처음 만들다 보니 UI나 기타 파트 작성 부분에 있어서도 쉽지 않더라. 그래서 그 부분을 손보다 보니 그래픽 스케줄이 한 두 달 붕 떠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 때 디자이너가 “그림을 그릴 때 이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꽤 도움이 될 것 같다. 한 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했고 마침 스케줄도 비었고 기분 전환도 필요해서 한 3주 만에 만들어서 출시했다. 가벼운 마음에 출시했는데, 이렇게까지 잘 될 줄은 몰랐다.
류재일 대표: 디자이너의 얘기가 없었으면 이런 시장을 몰랐을 것이다. 포즈 관련 앱이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이지포저>가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모델링이 2D와 가장 흡사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공개된 모델링을 참고만 할 수 있던 다른 앱과 다르게 피규어 같은 모습도 풍기고, 다양한 포즈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의도하지 않았던 흥행이라고 봐야 하겠다.
박기영 대표: 그렇다(웃음). 디자이너 본인이 꽤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프로그램이어서 어느 정도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일본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생각보다 반응이 잘 나오고 있다. ‘역시, 욕심을 내려놓으니 잘 되는 건가!’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좀 복잡하다.
어떤 것이 복잡하다는 것인가?
류재일 대표: 아무래도 게임 앱으로 올린 성과가 아니다 보니 그런 생각들이 드는 것 같다. <드래곤로어>를 하루 빨리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성과가 좋다 보니 확보된 매출로 <드래곤로어>를 조금 더 순조롭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 같다. 덕분에 전문 기획자와 원화가도 영입하게 됐고.
<이지포저>가 반응을 얻기 전에는 나름 ‘압박감’이 있었던 것 같다. 매출 없이 자금이 계속 소모되다 보니. <드래곤로어>를 만들면서 즐거움도 있지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다행히, <이지포저>덕에 일은 힘들지만 향후 회사에 대한 비전도 보이고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졌다. 여러 가지 보완점이 보이기도 하고.
<이지포저>의 현재까지 성과는 어떤가.
류재일 대표: iOS, 구글 통합해서 200만 다운로드 이상 기록했다. 별도 마케팅 활동 없이 바이럴로만 달성했다. 평일은 평균 3만 이상, 주말은 4만 이상의 다운로드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 앱의 목적이 디자인 영역이다 보니 글로벌 97개국에서 예술 카테고리 1위를 달성하고 있다.
다양한 창작(?) 활동이 일어나는 일본에서는 출시 초기에 신규 앱 통합 1위를 하기도 했다. 현재 여러 국가에서 맞춤 추천으로 자주 등록되고 있다. 인앱 광고로 일일 수익도 적지 않게 거두고 있다.
다양한 창작활동이 일어나는 만큼 사례도 많지 않나 싶다. 듣기로는 재활 치료 분야에서 쓰이기도 했다던데.
류재일 대표: 그렇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일본의 한 접골원에서 근육 발달장애 아동을 치료하기 위한 사례로 쓰이고 있다고 연락을 줬다. 학부모에게 교육을 해야 하는데 치료 자세를 보다 효율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 앱을 찾다가 <이지포저>를 발견해서 유용하게 쓰고 있다고 하더라.
다른 하나는 브라질에서 쓰이는 사례로, 브라질 한 업체에서 자폐아를 위해 <이지포저>의 리소스를 이용해도 되는 지 문의가 온 적이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지만, <이지포저>로 캐릭터 포즈를 만들어 이를 인쇄해 오프라인 퍼즐 게임을 만들어 자폐아에게 교육시킬 것이라고 하더라. 좋은 취지에서 온 요청이기도 하고 오프라인으로 쓰여서 흔쾌히 허락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곳에 쓰일 수 있어서 기뻤다.
박기영 대표: 많은 나라에서 <이지포저>를 하나의 놀이로서도 즐기더라. 어릴 적 인형 옷 갈아 입히기처럼 게임의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특히 일본이 가장 창의적이지 않나 싶다(웃음).
캐릭터 포즈를 만들기 위해 크기 비교나 원근감을 표현할 때 참고하기 위해 박스나 드럼통 같은 소품도 배치할 수 있게 했는데, 이를 조합해 의도하지 않았던(?) 탱크나 자동차, 심지어 학교 교실을 만들어 인형놀이를 하기도 하더라.
의도한 부분이든, 그렇지 않은(?) 부분이든 앱 개선을 위한 요청도 꽤 있겠다.
류재일 대표: 물론이다. 앱 본질적인 목적을 위한 부분은 주기적으로 해 나가고 있지만, 옷을 더 많이 만들어 달라거나 헤어스타일 등 부가적인 것을 요청하는 곳도 꽤 있다. 본인이 만든 탱크, 자동차를 잘 관리할 수 있는 툴 추가를 바라기도 했다.
노출에 민감한 중동 국가의 경우, 신체 피부색이 보여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속옷은 기본적으로 입혀지게 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포즈 앱으로서의 기본 툴은 3주만에 구성을 갖췄지만 현재는 포즈 앱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유저 대응도 함께 하고 있다.
유저 간 공유 기능이나, 뽐내기 기능 같은 것도 계획 하고 있나?
류재일 대표: 검토를 한 적은 있으나 아무래도 관리 이슈가 생길 것 같다. 공유를 위해 게시판을 사용하면 본래 의도와 다르게 부적절한 포즈를 올리는 경우도 벌어질 것 같다. 모니터링을 계속 해야 하고, 삭제하는 것도 일이니까. 궁극적으로는 계획에는 있다.
<이지포저>의 가능성을 어디까지 보고 있나?
박기영 대표: 궁극적으로는 ‘옷 갈아 입히기’ 앱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싶다. 게임 비슷한 형태로 즐기고 있기도 하니까. 물론, 기본 기능이 다른 요소로 인해 어그러지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밸런스는 반드시 유지할 것이다. 앱의 기본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는 인체 포즈를 참고하는 형태였다면, 향후에는 환경까지 더해 하나의 장면(씬)을 참고하는 형태로 갈 것 같다.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장면이나 링 위에서 격투를 벌이는 장면처럼. 풍경이나 여러 소품도 준비하는 것도 있고. 올해 중으로 PC 스팀과 맥으로도 출시할 계획인 만큼 보다 다양한 사례가 나올 것 같다.
류재일 대표: 현재 전체이용가 앱인데, 업데이트가 진행되다 보면 이용 연령을 조절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피부색 업데이트를 할 경우, 실제 피부색이 들어간 인체 포즈로 논란이 될 수도 있다. 큰 단위에서 여러 고민을 하고 있으며, 아예 성인 버전을 별도로 내는 것도 생각 하고 있다. 보다 자유로운 표현을 위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 중이다.
<이지포저> 얘기에서 조금 벗어나서, 현재 개발 중인 현황에 대해서 다시 얘기해보자. <드래곤로어>에만 주력하고 있는 상황인가?
박기영 대표: 그렇다. <드래곤로어> 이전에 어떤 것을 후속작으로 할 지 고민은 많이 했고 후보군도 여러 개 있었으나, 전략을 기반으로 하는 RPG를 만들고 싶다는 의견이 모여 <드래곤로어>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드래곤로어>에 주력하고 있다.
<드래곤로어>에 꽤 심혈을 기울였다고 들었다.
류재일 대표: 아무래도 그렇다. 모바일 무료게임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도 했고, 여건도 좋지 않아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개발했으니까. 열심히 개발 중이다. 작년 봄부터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여름 이후부터 제대로 개발에 들어갔다.
H2인터렉티브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생각보다 조용하게 진행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다.
박기영 대표: 작년 3월 킥스타터 모집을 했었는데, 아쉽게 실패했다. 그래서 퍼블리싱을 찾고 있던 도중, H2인터렉티브와 퍼블리싱을 계약한 21세기덕스가 회사를 추천해 줘서 함께 하게 됐다. 그런데, 알고 보니 H2인터렉티브에서도 게임을 찾던 가운데 <드래곤로어>를 퍼블리싱 하고 싶어서 이미 우리에게 연락을 했었더라. 당시에는 우리가 미처 파악하지 못했었다(웃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네모용사 마계침공>도 그랬고, <드래곤로어>도 보면 ‘복셀’을 특징 중 하나로 내세우는 것 같다.
박기영 대표: 개발 속도도 빠르고, 90년대 도트 그래픽의 게임 콘셉트가 꽤 개성 있는 표현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게임에 들어가는 복셀은 일반 복셀보다 발전된 형태라고 자부한다. 90년대 2D 싱글 패키지 형태의 분위기를 느껴지게 하는 것이 매드켓게임즈만의 정체성이라 생각한다.
<드래곤로어>의 현재 근황을 대략 알려달라.
류재일 대표: 마일스톤으로 보면 기본 시스템은 절반 정도 끝낸 것 같다. 콘텐츠를 채워야 하는 단계다. PC 스팀과 PS4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외 플랫폼도 출시 후 여러 가능성을 볼 것 같다.
게임은 <네모용사 마계침공>에서 파생된 세계관이기도 하다. 세계관을 공유하는 게임을 여러 가지 기획하고 있으며, <드래곤로어>도 그 중 하나다. 장르, 아이디어를 떠나 유기적으로 연결하게끔 하고 싶다. 게임 출시가 된 후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아직 모든 것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아니다.
박기영 대표: 목표로는, 전략 장르가 팬들의 요구가 높은 만큼 <디스가이아>, <파이널판타지 택틱스>, <택틱스 오우거> 등 어떤 전략 RPG를 즐겼던 팬이 하더라도 인정받을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 위화감 없이 모든 유저가 재미있게 즐기는 게임으로 만들겠다. 게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향후 별도 자리를 통해 다시 소개 시켜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네모용사 마계침공>은 작년 글로벌 재론칭을 했다. 요즘 어떤가?
류재일 대표: 작년 글로벌 재론칭 하면서 일본에서도 별도 론칭했다. 출시 초반 애플 피처드도 받아 성적도 괜찮게 나왔다. 다만, 무료 게임 영역이다 보니 경쟁률이 꽤 높게 느껴지더라. 꾸준히 즐겨 주시는 유저도 있어서 순조롭게 서비스 중이다.
매드캣게임즈의 목표는? 어떤 것을 추구하고 있나?
박기영 대표: <드래곤로어>나 <이지포저> 모두 흔히 말하는 주류 장르, 앱은 아니지만, 해당 장르와 영역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게 하고 싶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것들이다. 팀원들이 경제적으로, 환경적으로 부족하지 않게 하고 싶기도 하고(웃음).
류재일 대표: 만들고 싶은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고, 그것으로 인정 받는 회사가 되고 싶다. 니폰이치나 카이로소프트의 게임을 보면 스샷만 봐도 그 회사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듯 우리 역시 게임만 봐도 매드캣게임즈가 떠올려지게 하고 싶다. 우리가 재미있게 만들어야, 유저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류재일, 박기영 대표: 매드캣게임즈의 게임, 앱에 관심을 가져 주시는 유저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라이브 서비스를 하면서 미숙한 점도 많았지만 보다 발전하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더욱 발전할 <이지포저>와 개발 중인 <드래곤로어>도 많은 기대 부탁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