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평창올림픽이 배출한 스타, 수호랑과 반다비는 귀여운 외모덕에 대회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인기를 증명하듯 인형과 담요, 쿠션 등 캐릭터 굿즈 상품은 순식간에 품절대란을 일으켰고, 무료로 배포한 메신저 이모티콘은 몇 차례에 걸쳐 재배포 할 정도였다. 행사를 통해 수호랑과 반다비는 단순 마스코트를 넘어 국민 캐릭터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캐릭터 탄생 뒤에는 디자인그룹 ‘매스씨앤지’의 2년간의 노력이 있었다. 최근에서야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사실 회사는 올해로 30년차에 접어든 공공 디자인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기업이다. 캐릭터 사업을 넘어 IT분야를 융복합한 홀로그램 콘텐츠 제작에 까지 사업 확대 계획을 밝힌 ‘매스씨앤지’ 이희경 대표를 모비인사이드가 만나봤다.
“창업을 시작하던 1989년 당시 캐릭터 산업은 국내에서 굉장히 생소한 영역이었습니다. 이미 해외에는 미키마우스나 키티 등 성공사례들이 있었죠. 한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는 국내 캐릭터 시장이 막 성장하던 2000년대 이전부터 사업을 구상했다. 시작은 산업 디자인 회사였고 나중에 디자인 개발 부분만 따로 분사해 오늘날 매스씨앤지로 성장하게 됐다. 주요 사업 분야은 브랜드(BI/CI), 경관 디자인, 캐릭터 사업, 문화콘텐츠 제작, 컨설팅이 등이 있다. 이 중 캐릭터 사업은 아무래도 회사가 성장하는데 가장 핵심이 된 분야라 애정도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해 업계 내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은 물론, 회사 이름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2년의 제작 기간 끝에 탄생한 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수호랑과 반다비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무려 2년이 걸렸습니다. 올림픽 종목마다 특징을 파악해 캐릭터로 표현하는 과정들이 오래 걸리기도 했고 어려웠거든요.”
이 대표는 동계올림픽에서 소개되는 종목들이 다양한데다 개별 동작들을 입체적으로 표현해야 했는데 이런 특징들을 구체화하는 것이 생각보다 까다로웠다고 덧붙였다.
매스씨앤지는 경쟁 입찰을 통해 이번 평창 올림픽의 최종 마스코트 디자인 회사로 선정됐다. 이후 캐릭터 개발에만 장장 2년의 시간이 걸렸고, 수많은 수정 작업을 거쳐 지금의 수호랑과 반다비가 탄생하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호랑이와 곰이 만장일치로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여러 소재들이 후보로 거론됐는데 결국 동계올림픽은 한국을 상징하는 동시에 경기가 펼쳐지는 설원과 잘 어울리는 백호가, 패럴림픽은 강원도를 대표하고 단군신화 속 끈기와 노력의 상징 동물인 반달가슴곰이 최종 마스코트로 확정됐다.
이 외에도 우리가 알고 있는 캐릭터와 마스코트의 상당수가 매스씨앤지의 손을 거쳐 제작됐다. 이름까지는 몰라도 한번 보면 고개를 끄덕일만한 작업물이 대다수였는데 대표적으로 육군 홍보 캐릭터 ‘호국이’, 여수엑스포 마스코트 ‘여니’와 ‘수니’를 비롯해 수많은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기업 캐릭터를 개발했다. MBC 복면가왕 출연자 캐릭터 등이다.
현재 회사는 직원 규모만 100명에 달한다. 적은 인원으로 시작한 사업이 안정기에 들어서면서 전문 인력의 영입으로 직원 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 이 대표는 이런 배경 뒤에는 서울시 산하 중소기업 지원 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SBA)의 지원이 상당한 동력이 됐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디자인 회사가 강남과 종로 쪽에 밀집해 있었지만 그쪽에 사무실을 임대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컸습니다. 임대료가 만만치 않았거든요. 그러던 중 DMC 단지 내 입주기업을 모집한다는 공고문을 보게 됐고 좋은 기회로 입주하게 됐습니다. 입주한지는 현재 10년이 지났네요.”
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와 더불어 시설물 지원을 받으며 초반에 회사를 운영하는데 큰 도움을 얻었고, 단지 내에 협력할 수 있는 유관 기업들이 입주해 있어서 사업 확장의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콘텐츠와 IT의 융∙복합된 기술로 다양한 캐릭터 표현 구상해나갈 것
“캐릭터와 콘텐츠 등 사업분야의 아이템들을 IT 분야와 접목시키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홀로그램을 통해 표현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필요에 따라 기술 도입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정부 R&D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콘텐츠와 IT 융∙복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존의 캐릭터 사업 역량에 IT 기술을 더한 것인데, 2D로 표현하던 것을 홀로그램을 통해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사업에 대해 사용자가 중심이 되는 도시재생, 환경 특화 사업 등 4차 산업의 핵심이 되는 기술들을 적극 활용해 융∙복합 기술로써 주목받는 매스씨앤지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