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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엑시트를 위한 고민
흔히 창업 초 부터 엑시트전략을 세워 두고 BM 전략을 만들라고들 충고한다. 스타트업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누구나 실리콘밸리의 루키 스타트업들의 피인수 소식을 들으며 환상에 젖곤 한다.
하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철저히 준비하고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 M&A에 대한 현실을 바라보면..
KT, SKT, 삼성전자, LG전자.. 많은 IT계열 대기업들이 신규 사업에 있어서 M&A를 통한 수혈보다 자사의 핵심인력과 리소스를 동원하여 스타트업이 할 만한 서비스들을 직접 만들고 때론 스타트업과 경쟁을 시도한다. 피상적으로 보면 이미 개발되고, 운영 잘하고 있는 서비스를 편하게 사는 것이 더 이익일 텐데, 왜 직접 개발하지..? 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7년 전 우연히 함께하게 된 전회사 부사장님과의 디너에서 이런 의문점을 바탕으로 M&A에 대해 직접 여쭤본 적이 있다. 그때의 요지는 대기업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심인재와 자금력으로 그 기술, 서비스를 커버할 수 있어서 M&A가 불필요하다는 것. 어찌보면 동의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신규 BM에서 핵심 인재와 자금력은 필수요소인데 이런 면에서는 대기업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에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둘러 봐도,
‘조금만 투자하면 우리도 만들 수 있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마 인수 이야기를 꺼낸 임원, CEO역시 그런 반대에 부딪힐 것이다. 그래서,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다.
핵심 인재들은 모두 대기업에 모인다
대기업은 내부 리소스를 활용해서 시장을 확장한다. 즉, M&A 등의 리스크 투자는 하지 않는다
인재는 대기업에 더 모이고. 자금은 곳간에 계속 쌓인다.( ’16년 국내 5대 기업 사내유보금은 370조원에 이른다.)
이런 까닭에 Winners – take – all 시장에서 스타트업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막상 투자하려면 투자할 만한 곳이 없다는 것 또한 동의한다. 하지만 투자의 관점이 인재, 기술력만 일까? 인재풀과 자금력에서 있어서 절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다 보니 IT 서비스를 성공시키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한가에 대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답은 엘리트 인재와 리소스가 아닐 수 있다.
내가 이 시장에서 느낀 성공 인자는 소수의 인재가 아닌 프로세스와 문화가 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소수의 엘리트팀 vs 평범 집단팀에서 어느팀에서 성과가 나는지에 대한 결과에 대한 연구도 있다 결론은 평범한 집단에서 더 높은 퍼포먼스가 났는데, 전제 사항은 아래 세가지와 같다.
1. 조직원간 감성적 공감대 교류가 많을것
2. 다수에게 권한이 나눠져 있을것
3. 여성이 많은 팀(1번과 같이 감성적 교류가 많은 팀이기 때문인듯하다)
- 참고 포스트 :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방법
핵심 인재(천재가 아닌 해당 분야에서 동기부여가 충분한 전문 인재)가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토양과 공기가 필요하다. 대기업에서의 토양과 공기에서는 스타트업DNA를 가진 리소스가 있어도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
토양=프로세스
스피드하게 그리고 가끔은 혁신을 위해 비이성적인 의사결정도 내릴 수 있는 프로세스. 즉 스타트업만이 가능한 프로세스다. 여기서 강조되는게 역시 스피드인데 단편적인 속도는 대기업 역시 탑다운리더십 기반으로 스타트업 못지않는 스피드 경영체계를 갖추고있다. 하지만 탑다운의 리더쉽과 창업자의 오너쉽은 큰 갭이 있다.
스타트업은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가지게 되는 오너쉽을 기반으로 의사결정과 실행이 동시에 일어나고 빠른 실패가 가능하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대기업의 그 어떤 상위 부서보다 큰역량을 발휘한다.
공기=기업의 문화
문화는 가치를 매길 수도 없고, 돈주고 살 수 없는 모호함이 있다. 그래서 가치를 측정할 때 거의 적용되기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 만큼 강력한 차별 우위라고 할 수 있다.
문화는 조직원의 철학, 사고 방식, 커뮤니케이션 방식, 행동 양식 모든 것을 포괄한다. 이런 부분은 가볍고, 작은 조직에서 더 유리하다. 시장의 목소리에 빠르게 반응하고 적용해야하는 IT업계에서 유연한 문화는 스타트업이 가장 잘 해낼 수 있다.
그래서 스타트업일수록 문화와 프로세스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알면서도 이런 정성적인 가치를 기반으로 인수를 결정할 수 있는 회사가 과연 몇이나 될까. 그래서 중요한건 성공사례다. 하루 빨리 더 많은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엑시트 사례가 나오면 좋겠다. 국내 M&A가 활성화되고 많은 선례들이 생겨난다면 더 많은 핵심 인재들이 창업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우위가 재벌 중심에서 강소기업으로. 건강한 나라가 될 수 있는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PS : 이 글은 스타트업 대표로써의 관점이 주가 되어, 이견이 많을 수 있는 포스트네요. 다른 분야에 계신 분들의 의견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