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지도사 최재현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새해가 시작되면 정부 유관기관에서는 다양한 기업지원정책 설명회를 개최한다. 창업해서 스타트업, 사업을 시작하는 대표자 중에서는 설명회에 참석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한 번만 참석해본 사람은 없다. 조금이라도 사업에 도움이 되는 지원을 받고자 이런 설명회에 참석하는 것인데 다양한 정보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원사업이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수혜의 폭이 좁은 것도 한몫 하지만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은 것도 주된 이유를 차지한다.
정부 기관의 사업이라는 특징으로 인해서 지원사업은 서류가 많을 수밖에 없다. 평가의 공정성, 신뢰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수의 기업을 지원하는 방편으로 빼곡한 서류 제출은 필수 요소라고 봐야 한다. 모든 지원사업이 빼곡한 서류를 요청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지원사업의 경우 제출 서류 이외에 작성 서류도 많아 창업자들을 곤란하게 할 때가 있다.
작성 서류 중에서 공란이 비어 있는 서식의 경우 문의 사항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그중에서 창업자를 가장 괴롭히는 서류가 바로 ‘사업계획서’이다. 사업계획서 샘플을 아무리 배포해도 기업마다 사정이 다르고 작성하는 사람의 지식, 경험의 깊이가 다르므로 누군가에게는 사업계획서가 너무 쉬운 서류이면서도 누군가에게는 가장 어려운 서류가 될 수밖에 없다.
포털사이트를 검색해보면 다양한 사업계획서가 존재한다.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서식도 많고 소정의 금액을 지불하면 얻을 수 있는 문서도 있다. 최신화된 서류, 내가 찾고자 하는 서류가 있으면 좋으련만 괜찮은 자료를 찾으면 굉장히 오래전에 작성된 서류인 것을 뒤늦게 확인하게 된다.
블로그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에서는 먼저 이런 지원사업을 경험한 다양한 부류의 경험자들이 노하우를 공유하고 비법을 전수하고 있는데 사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함에 있어서 비법이란 아무리 온라인을 통해 전수되더라도 부족한 점을 매번 느낄 수밖에 없다.
눈으로 볼 때와 실제 작성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팁을 본다고 하더라도 실제 내가 작성할 때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 사업계획서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사업계획서는 어렵다고 치부해서도 안 된다. 한 번 작성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어도 한 번 작성한 경험이 쌓이게 되면 다음번에는 더욱 쉬워지는 것이 사업계획서이다.
가장 어렵게 느껴지지만, 어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사업계획서.
수년간 평가위원을 하면서 창업기업, 스타트업이 어려워하는 사업계획서 작성에 대한 몇 가지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평가위원의 시각에서 사업마다 눈여겨보는 포인트가 다르지만, 범용적으로 적용되는 팁은 대동소이 하기 때문에 우선 범용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을 잘 인지하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한다면, 공란을 채우지 못 해 주변에 전화하여 물어보는 어려움은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전에 우선 지원사업에 사용되는 사업계획서에 대한 성격을 알아야 한다. 본래 사업계획서는 목적에 따라 다르게 작성되어야 하는데 지원사업을 위해 사용되는 사업계획서는 하얗게 비어있는 백지에 생짜 베기로 글을 창작하는 용도는 아니고 지원사업의 목적에 부합되도록 목차가 정리되어 있다.
지원사업용 사업계획서는 목차가 정해져 있다.
지원사업에 지원하는 창업자들은 사업계획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목차에 따라 글을 작성하면 되는데 여기서 몇 가지 착안하여 작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
- 문서에서 지정한 폰트를 사용하여야 한다. 임의대로 폰트 변경하지 말 것.
- 가급적 공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칸은 채우도록 한다.
- 서술식과 기술식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 화려한 색상의 삽화만으로 가득 채운 사업계획서는 피하는 것이 좋다.
- 사업계획서 분량이 지정된 사업계획서는 분량을 지키고, 분량에 제한이 없는 경우도 많은 양은 피한다.
- 중요한 부분은 Bold 처리와 Underline 처리가 좋다.
- 표나 그림에는 제목, 단위 등을 명시하는 것이 좋다.
- 통계에 사용되는 자료는 공식적인 자료가 좋다.
1. 문서에서 지정한 폰트를 사용, 임의대로 폰트 변경 금지
사업계획서에서 폰트를 지정하는 사업계획서가 있다. 폰트와 제목, 본문 내용에 각각 몇 PT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하는지까지 정해주는 방식인데 대개 이런 사업계획서의 유형은 지정된 사이즈로 글을 작성하라고 시키는 것에 목적이 있기보다 문서의 서식을 갖추고 눈에 보기 좋도록 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경우가 많다.
폰트를 임의대로 사용하여 눈에 보기 좋다고 이쁜 폰트를 쓰는 지원자들이 있는데 간혹 기관에서 취급하지 않는 폰트를 사용하여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경우 폰트가 깨져 사업계획서의 글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예기치 않는 감점을 당할 수 있다.
2. 가급적 공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칸은 채운다.
해당 사항이 없다고 하여 공란을 있는 그대로 공란으로 두는 경우가 있다. 공란이라고 하더라도 가급적 공란을 채우는 것이 좋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위원들의 시각이며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기재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혹 현재는 해당 사항이 없어도 향후의 계획이 있다면 계획이라도 작성해주는 것이 도움 된다.
3. 서술식과 기술식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구구절절 서술로만 채워진 사업계획서는 가독성이 좋지 못하다. 기술식으로 항목별로 잘 정리된 글이 가독성이 좋은 만큼 사업계획서는 대부분 기술식으로 작성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작성을 해야 한다. 개요를 설명하거나 목적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서술식이 들어가도 좋은데 하위로 내려갈수록 서술보다는 기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면 한결 작성이 수월해질 수 있다.
4. 화려한 색상의 삽화만으로 가득 채우지 말라.
사업계획서에 글이 많으면 보기 좋지 않다고 화려하게 디자인된 삽화만으로 구성된 사업계획서가 좋은 것은 아니다. 한눈에 들어오기 좋으라고 풀 컬러 디자인된 사업계획서를 받아보았는데 오히려 평가위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기억이 있다. 지원기업의 사업 아이템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기 위해서 일부 삽화가 들어가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삽화가 글을 역전하는 형태의 사업계획서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5. 지정된 분량은 지키라.
일부 사업계획서는 분량을 제한해두기도 한다. ‘몇 페이지 이내 작성’이라고 공지에 명시 하기도 하는데 지원자의 간절함을 담고 싶어서 분량을 어기고 수십 장의 두꺼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지원자도 있다. 평가의 특성상 평가위원이 사전에 지원자의 사업계획서를 읽어볼 수 없고 당일에 배포된 자료를 읽기 때문에 분량이 많은 사업계획서는 지원자의 의도와 다르게 중요한 부분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6. Bold와 Underline
사업계획서 작성 시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표시하고 싶은 부분은 무조건 붉은색 글씨로만 색을 변경하는 지원자들이 있다. 붉은색 또는 파란색으로 색을 변경하여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강조하는 것인데 글씨를 진하게 처리하고 밑줄을 긋는 것만으로도 사업계획서상의 강조점은 충분하다.
7. 표나 그림에 제목, 단위 표시를 헤라.
사업계획서에 표나 그림을 넣을 때 이 표가 어떤 의미인지, 그림이 어떤 의미인지 제목 없이 삽입하는 경우가 있다.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는 표나 그림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제목을 붙여주지 않으면 전혀 알 수 없는 표나 그림도 있다. 숫자만 덩그러니 표시되어 있거나 사진만 삽입되어 있는 표의 경우가 대체로 이러한데 표나 그림에 별도의 제목을 붙여주는 것, 그리고 재무적인 수치는 단위를 적어주는 것은 평가위원이 조금 더 사업계획서를 쉽게 읽어볼 수 있도록 배려한 느낌이 든다.
8. 공식적인 자료 사용
최근에는 다양한 사업계획서 팁이 노출되어서 그런지 공식적인 자료를 많이 활용하려는 지원자가 많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지원자들은 전혀 사실과 무관한 통계자료를 인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뉴스에서 보도된 자료를 마치 공신력 있는 자료로 사용하여 첨부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뉴스에서 보도된 자료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보도된 자료 내에 공식적인 기관에서 조사된 자료가 명시되어 있다면 함께 언급해주는 것이 좋다.
시장조사를 해도 공식적인 자료가 없는 업종이나 분야가 있는데 이 경우 상위 시장(Top Market)이나 중위 시장(Middle Market)에 대한 통계자료를 인용하여 시장 전체의 파이를 가늠하는 것이 좋다. 모든 업종이 반드시 상위 시장은 존재하기 때문에 시장의 명확한 세분된 통계자료가 없는 경우 공신력 있는 상위 시장의 통계를 이용하여 시장의 크기를 가늠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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