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학교에서 ‘영어’라는 과목을 만났다. 그때 부터 쭉, 심지어 대학 때도 비즈니스 영어나 토익 등으로 내내 수업을 들었으니 배운 기간만 해도 20년 가까이 된다. 그런데 왜, 아직도 길을 묻는 외국인 앞에서 입이 제대로 안 떼어지나.
진짜 영어가 고플 때, 언제일까? 바로 누군가와 ‘대화’해야 할 때다. 아무런 상황이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제대로 영어를 익힐 수 없다. 그리고 그렇게 배운 것들은 기억에 잘 남지도 않는다.
여기 그 문제점을 찾아 ‘말듣읽쓰’의 가장 효과적인 공부법을 제안하는 서비스가 있다. 아이비리그 원어민과 함께하는 40분 화상 영어 과외 서비스 ‘링글(ringle)’이 그것이다. 그리고, 함께 이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마케팅팀 인턴 송진영 님을 만나 보았다.
Q. 짧게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송 : 아이비리그 원어민과 함께하는 40분 화상 영어 과외 서비스, ‘링글(ringle)’ 마케팅팀 인턴 송진영이라고 한다. 나이는 올해로 스물여덟 먹었다. 작년까진 그래도 20대 중반이라 느껴 별생각 없었는데 갑자기 늙은 기분이다. 슬프다.
Q. 인턴으로서는 조금 나이가 있다. 인턴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송 : 두 가지다. 첫째로는 ‘멋있는 팀’의 팀원이 된다는 것에 끌렸고, 둘째는 링글이 내가 관심 있는 영어교육 분야였다는 것이다.
졸업을 앞두고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만 하다 정답을 못 찾았다. 남들 따라 취업 준비를 했고, 어쩌다가 은행권에 최종 합격했었다. 입사 직전 문득 생각했다. 그동안도 시키는 일만 하는 삶을 살았는데, 은행에 취직하면 또 그럴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길을 선택했다.
Q. 팀에서 맡은 역할이나 일은 무엇인가.
송 : 처음에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 주로 하는 일은 영상 쪽이다. 페이스북에 올라가는 영상 대부분을 다룬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까진 영상을 아예 다룰 줄 몰랐는데 프리미어를 독학으로 공부한 뒤 영상 콘텐츠를 담당해보겠다고 제안했다.
아, ‘튜터 인터뷰 튜토리얼’을 만들기도 했다. 링글의 튜터가 되기 위해 인터뷰를 하는 친구들이 조금 더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이드 영상이다. 가이드를 거치고 들어온 튜터들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뿌듯했다.
사실, 처음엔 다른 사람이 일을 시키기만을 기대하는 인턴이었다. “내가 여기서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으로 헤맸던 것 같다. 스타트업 문화가 익숙하지 않아 경직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석 달 정도 지나니 일에도, 커뮤니케이션에도 조금씩 자신감이 붙었다.
‘링글(ringle)’은 아이비리그 원어민과 함께하는 40분 화상 영어 과외 서비스이다. 시중에 넘치는 영어회화 강의와 비교해 가장 큰 특징은 교재, 그리고 튜터다.
링글에는 깊이 생각해볼 만한 교재가 100가지의 토픽으로 준비되어 있다. 출시예정인 ‘올림픽’ 교재를 예로 들면, 동계올림픽은 하계보다 부유한 나라들이 많이 참가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빙상이나 스키 같은 동계 종목들 자체가 장비며 뭐며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시의적으로 일상대화에서 쓸 만한, 고객들이 잘 몰랐던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게 링글 교재의 특징이다. 그리고 이 모든 교재는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튜터들 같은 경우 하버드, 예일 등 아이비리그 출신 원어민들로 이루어져 있다. 같은 영어여도 한국인에게 좀 더 익숙한 억양을 구사하며 심층적인 대화를 이어나가게 도와준다.
진영 님의 경우 영어 공부에 관심이 많고 잘 하고 싶기도 해 웬만한 영어회화강의는 다 들어봤다고 한다. “튜터들이 전문적인 표현이나 문장을 알려주기 위해 준비를 많이 하는 것 같다”라며 “직원이지만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라고 직접 사용해 본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Q. 팀 분위기는 어떠한가. 잘해주나?
송 : 다른 스타트업도 이런지 정말 궁금한데, 우리 팀은 다들 서로에게 감사해 한다. 누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절대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5개월 동안 커뮤니케이션에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빼먹거나, 듣지 못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구성원 모두 사람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해준다. 매일 아침 고객 후기 내용을 전체 공유하는데, 피드백을 빨리빨리 수용해서 꾸준히 부족한 부분을 메꿔나간다는 점에서 고객이 진짜 원하는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것 같다.
Q. 일하면서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나 재미있었던 일이 있다면?
송 : “진영 님, 우리한테 필요한 사람이다.”
그 말을 들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3개월 인턴으로 입사했는데 어느새 5달째다. 스스로 ‘잘 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생각해서 기간 연장에 대한 마음을 접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더 머물게 되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Q. 퇴근 후에는 주로 무엇을 하나.
송 : 주로 누워서 유튜브를 본다. ‘날라리데이브!’라는 채널을 좋아하는데, 밝은 모습으로 긍정적인 힘을 주면서 영어표현도 알려주는 유튜버라 자주 본다. 멍하니 보다 보면 저절로 영어도 배우고, 이런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가끔 부족한 영상 편집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영상들도 찾아본다.
Q. 올해 “이건 꼭 하겠다!”가 있다면?
송 : 여전히 업무를 하면서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낀다. 글쓰기를 ‘꾸준히’ 하는 걸 꼭 이루고 싶다. 회사 분 중 몇 분이 브런치를 하고 계시는데, 나도 글을 통해 알고 있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다.
Q. 개인적인 꿈이나 되고 싶은 사람은 어떤 모습인가.
송 : 강연을 다니는 등 최종적으로는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것이 목표다.
일단, 실력 있는 팀원이 되어 팀의 성공에 크게 이바지하는 게 우선이다. 팀의 목표를 이룰 때까지 경험하는 모든 건 어떤 것이라도 내게 자산이 될 것이다. 그 자산을 밑바탕으로 내가 느낀 감정, 배운 스킬, 그런 걸 많은 사람에게 나누고 싶다.
아직은 내가 제일 잘 하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스타트업 취업을 생각하는 취준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송 : ‘내가 책임진다.’라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마케팅을 삼시 세끼에 비유해보자. 하루 세 번 외부로 꼭 배포해야 하는 무언가가 있을 때, 이를 위해 사냥도 하도 밥도 지어야 한다. 신입 사원을 데리고 다니면서 하나하나 알려주고 고쳐주기에 스타트업은 너무 바쁘다. 그래서 스타트업 인턴은 ‘내 몫을 한다’, ‘내 일은 내가 책임진다’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도 스스로 찾아서 배우고, 맡은 일은 다른 사람이 다시 봐줄 필요 없이 완벽하게 해낸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내 경우, 입사 초기 적극적인 모습이 부족했다. 그리고 나는 ‘인턴이니까 위에서 결정해 주시겠지, 처리해 주시겠지’ 해서 일을 끝까지 챙기지 못하기도 했다. 내 업무를 책임지는 자세는 여전히 조금 부족한 것 같아 노력 중이다.
결국, 스타트업에선 성장에 대한 욕구, 한발 앞서서 갈 수 있는 사람이 되려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