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당나라 군대’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누가 실제 당나라 군대를 봐서 이런 말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흔히 ‘콩가루 집안’ 같이 아무 규율이나 체계가 없는 것을 두고 많이 부르는 말입니다. 회사로 치면 ‘당나라 군대’는 지나치게 크리에이티브 하거나 컨트롤 타워가 전혀 없는 조직 정도일 거 같습니다. 중복해서 여러 부서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거나 정작 중요한 일은 하나도 하고 있지 않고 체크하지도 않는게 기업형 당나라 군대겠죠.
일례로 복잡한 ‘시스템’은 당나라 군대의 대표적인 단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시스템이 굉장히 많은데 누구도 사용하고 있지 않은 과거에 있다가 사장된, 그것을 만들 때 꽤 많은 비용을 들여 만든 시스템을 지금은 알 길이 없는 상황. 그것이 전산으로 자동화 되어 있든, 사람이 정기적으로 수행하든 하다만 그런 것들이죠. 이런 것이 넘쳐나는 기업은 분명 일정한 주기별로 사람들이 바뀌고 다시 예전 고민을 하고, 동시에 여러 부서에서 같은 것을 돈 들이고 시간 들여서 만드는 조직일 것입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컨트롤 타워’에 있습니다.
교통정리를 해줘야 할 부서에서 칸막이와 칸막이 위에서 전체적인 융합과 조정을 해줘야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데, 대부분의 컨트롤 타워라고 명명된 기업의 조직들은 실제 이렇게 실무에서 필요한 일보다 윗 사람 눈치보고 보고서 차트 서식 바꾸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경영진과 컨트롤 타워에서 그 아래로 연결되는 신경망이 아예 없는, 퇴화된 것이지요. 컨트롤 타워는 실무 부서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고 다만 그들이 내놓는 정량적인 계획과 보고서, 작은 지표들에 대한 취합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투덜거리기만 하죠. 아래 부서에서 자료를 안 줘서 야근을 한다는 등 사실 스스로 일을 잘 못하는 구조를 만든 것을 다른 탓으로 돌리는 거죠. 잘 하는 컨트롤 타워는 이런 구조의 괴리를 찾으면 이것을 바꾸려고 하겠지만 가짜는 그것을 불평만 합니다.
만약 지금 회사에서 떠도는 이슈를 가지고 여러 부서에서 다른 방법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으면, “놔둬보고 잘하는 것이 검증되면 그것을 옮겨다가 다른 곳에 심어보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입니다.
비슷한 일을 여러 조직이 동일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비용을 만들동안 방관하자는 컨트롤 타워의 생각은 조직에 엄청난 비효율을 가져옵니다. 차라리 컨트롤타워에서 모두가 이 일에 뛰어드느니 한 조직을 제대로 붙어서 갈등 관계를 해결해 주고 의사결정이 느린 부분에 붙어서 풀어주는 역할을 해야 본연의 역할을 한 것입니다.
특히 백오피스 여러 군데를 거쳐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에서 어느 부서가 먼저 나서서 이 일을 주도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영역의 최초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컨트롤 타워가 해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취합을 하는 수동적인 역할을 떠나 컨트롤타워 자체도 일정 부분 책임을 지고 이 일을 소집하고 전략이 일정 수준의 구체화된 내용으로 현업에 적용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점에서 컨트롤타워는 단순히 신문기자 같이 ‘어디서 무슨 일이 있다’ 수준으로 파악하는 게 아니라 ‘어디 일을 여기까지 했고 이후에 누가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을 실제 프로토 타입을 깔고 의사소통하는 역할까지 해야 하는 프런티어적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경영진과 유착 관계가 강한 컨트롤타워는 애써 책임을 맡으려 하지 않죠. 그래서 이런 구조는 제대로 실행되기 어렵습니다. 경영진은 컨트롤타워만 믿고 등잔 밑이 어두운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경영진은 실무자와의 정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 구조를 정기적으로 파악하고 컨트롤타워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늘 파악하고 바꾸어야 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컨트롤 타워 조직의 성과가 없거나 묻어갈 수 없죠. 어떤 시스템을 정돈하고 출발하여 적용이 어떤 결과로 되었는지 말할 수 있을 겁니다.
[흔한 전략기획의 브랜딩 지키기] 시리즈
– 육아휴직 못하는 아동용품 회사
– 일도 안되고 평가도 안되는 회사
– ‘관리’가 생기는 불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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