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중국 IT 칼럼니스트가 미디엄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핑안커지(平安科技)는 지난 2008년 설립된 회사로, 핑안그룹(이하 핑안)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원래 그룹 내 IT 인프라를 담당했다. 핑안은 30년이 된 종합금융회사로 보험, 은행, 투자가 주 업무인 기업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터넷 금융, 핀테크의 바람이 불게 되자 핑안커지 역시 자체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현재는 금융서비스, 보건·건강, 차량, 부동산 서비스 등 의식주와 관련한 200여 종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핑안커지의 가장 큰 무기는 모회사인 핑안이다. 핑안은 지난 30년 동안 금융과 의료건강 사업을 영위했다. 이 기간 동안 누적된 데이터량만 해도 수억 건을 육박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핑안커지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이하 AI)과 금융, 의료 사업을 결합하고 있다. 주요한 기술은 얼굴인식을 통한 신분 증명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 할부 구매, 출퇴근 명부, 얼굴인식을 통한 지불 등에 활용되고 있다. 약 4000명의 개발 인력이 핑안커지에 소속돼 있다.
핑안은 지난 해에만 AI 기술 개발을 위해 70억 위안을 투입했으며, 관련 특허는 1458개를 신청했다. 선전, 텐진, 푸저우 진강시와 합작했으며, 해당 시의 공항과 건물관리국과도 제휴돼 있다. 이 기술은 금융 위험감지, 보안카메라, 의료보건, 철로, 공항, 인터넷, 교육 등의 영역에 활용되고 있다.
현재는 딥러닝과 신경망을 중심으로 얼굴 인식의 정확도 및 속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2013년 얼굴인식 전담 연구조직을 설립한 이래 2억5100만 명의 얼굴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정확도는 99.8%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레이블드페이스인더와일드(LFW)라는 글로벌 대표격 이미지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에서는 핑안커지의 기술에 대해 ‘가장 정확한 얼굴인식률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핑안커지의 최고기술책임자(CTO; 首席科学家)인 샤오징(肖京)은 레이펑왕(雷锋网)과의 인터뷰에서 핑안과 핑안커지가 갖고 있는 기술력의 일부를 공개했다.
“핑안은 세 지역 다섯 지점에 데이터 센터를 갖고 있습니다. 핑안커지는 핑안의 IT 서비스 영역을 전담하고 있죠. 즉, 저희의 강점은 기술력에 더해 사람들의 금융적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핑안의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풀도 갖고 있습니다. 지난 29년간 확보해온 금융, 의료 영역의 인재풀을 확보했습니다. 금융, 의료 측면에서 고객의 맥락을 이해해온 노하우 역시 핑안의 강점입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핑안의 전체 인력과 함께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을 수년간 구축해왔습니다. 이미 딥러닝 조직과 빅데이터 관리 분석 조직도 갖고 있습니다. 이 영역은 방대한 파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신기술의 기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샤오징은 “정보화 단계, 데이터화 단계, 스마트화 단계가 핑안의 청사진”이라고 설명하며, AI기술, 신경망분석, 얼굴인식,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BlockchainasaService) 기술 등을 확보했다.
– 정보화 단계: 핑안의 각 영역을 연결해, 조직 구성원과 의사 결정자들에게 일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 데이터화 단계: 정보화 단계에서 확보한 데이터들을 누적, 분석한다.
– 스마트화 단계: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 분석하는 것을 넘어 딥러닝 기반으로 의사 결정까지 자동화한다.
핑안은 현재 3단계인 스마트화에 돌입했다고 평가하고, 금융 뿐만 아니라 의료 영역에도 자체 신 기술을 도입하는 중이다. ‘얼굴 인식 기반의 신분 확인’, ‘유행병 예측’, ‘스마트 리포트’, ‘의료보험 사기 감지’, ‘유사 질병 감지’ 등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샤오징의 설명을 좀 더 들어보자.
“핑안에서는 AI를 이용해 위험감지와 사기 식별을 하고 있습니다. AI가 자동적으로 위험감지를 위해 24시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죠. 고객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약 110만 명의 보험 담당 인력이 핑안에 속해 있습니다. 이들을 인력으로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죠. 이들은 매일 외부에서 일을 합니다. 어떻게 리스크 관리를 해야할지, 효율성을 높일지는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에게 적합한 직원을 붙여주고 있습니다.”
의료 분야에서는 데이터 분석과 전문 인력을 결합하고 있다. 핑안이 확보하고 있는 1000여 명의 전문의들을 통해 AI 기술을 현업에 내재화하는 중이다. 질병진단 및 알츠하이머 같은 난치병의 문제를 자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와 전문의 풀을 통해 해소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경망 분석, 컴퓨팅 시각, 딥러닝, 음성인식 등이 가미된다.
핑안의 목표는 AI 의사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 스마트 진료 체계를 구축하면서 수억 건 단위의 온라인 진료 내역과 건강 정보 데이터를 통합해 진료 예약 및 문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며, 계속해서 고도화시킨다는 게 핑안커지 측의 설명이다.
또한 핑안은 ‘핑안하오이셩(平安好医生)’이라는 건강 관련 정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헬스케어 기기로 확장할 계획도 있다. 단순히 제품을 보급하는 것이 아니라 이 제품을 통해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해 건강 관리, 질병 예방 등의 서비스를 펼치기 위해서이다. 핑안하오이셩은 30억 위안의 자금을 투여해 계속해서 AI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핑안은 계속해서 핑안커지의 AI 기술을 기업의 전 사업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 달 공개한 네 가지 신기술 도입 사례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엿볼 수 있다.
1. 전 산업사슬 관리: 과거 전통적인 모니터링 방식과 다른 점은 전통 미디어 외에도 뉴미디어, 소셜미디어를 모두 망라해 기업경영 및 제품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수집, 분석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전수조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거시적 경제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속해 있는 미시적인 영역 역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 정확한 식별: 식별의 주요한 목적은 위험 요소를 미리 감지하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식별 모형을 필요로 한다. 현재 핑안커지에서는 관계형 추리 모형과 자연어 모형, 식별 모형의 정확도가 90%에 육박한다. 모니터링 인력에 의존했던 과거와 비교하여 원가를 크게 절감했다. 무엇보다 데이터를 누적시키며 정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3. 추리 분석: 사건 발생 감지를 넘어 이를 추리해 문제점을 제거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이러한 식별에 의지해왔다. 결국 문제가 발생한 후에 사건을 처리하는 식이었다. 핑안커지는 시스템이 실시간 단위로 위험요소를 관측하는 것은 물론, 사전에 문제를 제거하는 수준에까지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4. 위험 예방: 표본을 넘어 특정한 상황에서도 위험 요소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2급 증권 시장(二级市场)에 상장한 회사가 있다면, 이에 대한 약 20가지 카테고리의 48가지 요소를 자동적으로 분석해낸다. 여기에는 핑안커지의 오일러 그래프 분석 기술이 들어가 있다. 이를 통해 상장 기업의 진실성, 정확성, 완정성, 적시성, 합법성 등을 측정한다. 현재 약 3000곳의 상장 기업을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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