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중국 IT 칼럼니스트가 미디엄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콰이쇼우(快手)나 먀오파이(秒拍). 짧은 동영상(짤방)은 중국 콘텐츠 플랫폼의 대세가 됐다. 중화권을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래텀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뉴미디어 플랫폼 진르터우탸오의 2017년 1분기 동영상 부문 우수 작품 10,166개의 평균 재생 시간은 247초, 100만 회 이상 노출된 동영상의 평균 재생 시간은 238.4초였다. ‘짧은 동영상’에 대한 컨텐츠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짧은 동영상은 중국 콘텐츠 생태계에 폭풍우와 같이 들이닥쳤다. 이러한 짧은 동영상의 특징은 과거 일반인들이 만드는 UGC(User Generated Content)를 넘어, 전문 제작 인력을 통한 PGC(Professional Generated Content)의 규격으로 재구성됐다. 이는 질좋은 콘텐츠를 많이 갖고 있는 플랫폼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과 같은 궤다. 시장조사기관 이관국제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내 투자기관 및 투자자들은 짧은 동영상 플랫폼은 물론, 산업사슬 각 단계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관심을 갖고 있다. 막대한 자본이 투여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자로서는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출처: 이관국제

자금이 들어가니 시장에 빠르게 자리를 잡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속도가 얼마나 빨랐느냐면, 중국의 대표격 지식·교양 플랫폼 논리사유를 이끄는 뤄전위는 아래와 같은 평을 내리기도 했다.

“언젠가 제가 웨이신(위챗)에 콘텐츠를 보내던 때에 콰이쇼우(快手)라고 하는 모바일 앱에 대한 소개글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이 앱에 대해 처음 알게 됐는데요. 매우 거대한 앱이었더군요. 트래픽, 이용자 모두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에 대해 단 하나도 알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은 저에게 어떠한 지식을 준 것이 아니라, 당황스러움을 안겨줬는데요. 왜냐면 저 역시 논리사유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기반의 서비스를 창업했고, 이러한 콘텐츠와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숙달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정작 내실이 없게도 저는 전혀 몰랐던 것이죠. 그렇다면 저의 정보, 지식 전달 능력이 이미 줄어들고 있는 건가? 의문이 들더군요. 또한 이 산업에서 도태되고 있는 건가? 생각도 들었습니다.”  – 이 세대의 공부

이에 따라 텐센트와 알리바바 모두 이 영역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통점은 양사 모두 거액의 투자 금액을 쏟아넣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발전의 양상은 사뭇 다를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두 플랫폼이 갖고 있는 정체성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텐센트의 정체성은 사람과 사람의 연결에 있다. 그러므로 이 연결고리를 강화시켜줄 수 있는 규격의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확보하고자 한다. 반면, 알리바바는 태생이 커머스에 있다. 즉, 제품을 판매하는 데에 집중이 돼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두 거두의 투자 현황 및 진입 방향을 정리했다.

▍텐센트의 실패, 그리고 재도전

웨이슬(微视)은 텐센트가 2013년 출시한 앱으로 약 8초간의 짧은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소셜미디어 서비스다. 이용자는 QQ나 위챗 등을 통해 콘텐츠를 올릴 수 있으며, 영상을 공유하는 것을 제외하고 친구와의 채팅 및 펑요취엔(위챗 타임라인)에도 콘텐츠를 배포할 수 있었다.

길은 순탄하지 못했다. 웨이슬은 텐센트라는 공룡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시장에 자리잡지 못했고, 올해 3월 서비스를 폐쇄하는 데에 이르렀다. 웨이슬의 시도가 실패로 끝나는 사이, 중국에서 짧은 동영상은 대세가 됐다.

텐센트의 입장에서는 실패로 끝난 짧은 동영상 영역의 재도전을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올해 3월 콰이쇼우는 3억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 투자는 텐센트가 주도했다. 퀘스트모바일(QuestMobile)이 발간한 ‘모바일 인터넷 2017년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먀오파이, 콰이쇼우, 투도우가 이용자 규모 면에서 꾸준히 1~3위를 지키고 있다. 이를 통해 앞의 세 종류 서비스 외에도 토우탸오, 메이파이와 같은 몇몇의 서비스들이 이미 시장을 장악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관국제의 분석에 따르면 사용자는 소셜, 정보 등 방면의 콘텐츠들은 지속적으로 짧은 동영상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플랫폼들 역시 짧은 동영상 플랫폼과 합작을 맺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분야에서 1위는 먀오파이로 61.7%의 침투율을 확보했다. 출처: 이관국제

텐센트가 짧은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소셜미디어 영역을 장악하려는 목적은 분명하다. 중국에서 텍스트나 이미지 중심이었던 소셜 플랫폼의 역할이 격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콰이쇼우에 투자한 것 이외에도 QIM이란 소셜미디어를 새롭게 만들었다. 이를 두고 텐센트의 네번째 소셜 앱이라고 내부에서 말하곤 한다.
QIM에서는 대화의 비중을 줄이고, 필터, 음악, 사진보정 등의 효과를 내세워 짧은 동영상 기반의 네트워크를 만들고자 한다. 기존에 종료를 단행했던 웨이슬의 리뉴얼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웨이슬의 홈페이지를 보면 ‘리뉴얼 중’이라는 공지를 확인할 수 있다.

웨이슬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에는 ‘페이지 리뉴얼 중’이라는 포스팅이 전면에 배치돼 있다. 곧 어떠한 형식이든 리뉴얼될 것으로 예측되는 지점이다. 출처: 웨이슬

▍알리바바의 따위지화…콘텐츠에 커머스 입힌다

지난 2016년 진르터우탸오, 바이두, 텐센트 및 이샤커지는 10억 위안의 금액을 짧은 동영상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파피장 같은 콘텐츠 기반의 왕홍들 역시 짧은 동영상을 내세우며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알리바바의 진입 속도가 무섭다.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투도우를 짧은 동영상 플랫폼으로 리뉴얼했고, 20억 위안을 들여 따위지화(大鱼计划)를 구축했다.

올해 3월 31일 저녁. 알리바바 문화엔터그룹(이하, 알리원위;阿里文娱)은 투도우(알리바바 산하 중국 동영상 플랫폼)를 ‘짧은 동영상 플랫폼’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알리원위의 생태계의 조력하에 전문가제작콘텐츠(PGC; Professional User Generated Content) 영역을 공략할 계획이다. 투도우는 알리원위의 리소스를 활용해 짧은 동영상 제작자를 활성화하게 될 것이다. PGC 영역을 추진하기 위해 콘텐츠 창작자 대상 플랫폼인 따위하오(大鱼号)를 20억 위안에 합병해 ‘따위지화’를 구성했다.

따위지화의 비전을 엿볼 수 있는 전략구조도. 알리바바 산하의 미디어, 브라우저, 게임, 이커머스까지 모두 짧은 동영상 중심의 투도우와 결합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따위지화는 다음과 같이 구성돼 있다. ‘UC딩위에하오(UC订阅号 알리바바 산하 중국 동영상 플랫폼)와 요우쿠(优酷 알리바바 산하 중국 동영상 플랫폼)의 ‘즈핀다오(自频道)’를 합쳐 따위하오를 만들었고, 콘텐츠 창작자들이 알리원위의 플랫폼에서 한 번 진입해 다양하게 퍼트릴 수 있게 했다. 즉, 짧은 동영상 창작자들이 빠르고 고효율적으로 알리 생태계의 리소스를 활용하게 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첫번째 단계로는 영상 플랫폼인 요우쿠, 투도우, 텍스트 기반 콘텐츠 플랫폼 UC, UC토우티아오, 이커머스 타오바오(淘宝), 검색엔진 션마소우수어(神马搜索), 앱마켓 완도우지아(豌豆荚)를 끌어 들였으며, 두번째 단계로 이커머스 티몰, 간편결제서비스 알리페이 등을 묶어 점차 계정을 통합해가는 과정을 걷고 있다.

짧은 동영상과 이커머스의 새로운 패러다임도 등장하고 있다. 타오바오는 채널T를 내세우며 투도우 플랫폼의 콘텐츠 창작자를 위해 타오바오 내에 짧은 동영상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이후 제품 판매 페이지로 연결되는 ‘타오바오 2동(淘宝二楼)’이라는 카테고리를 구축했다.

타오바오 2동에는 S급 합작사가 있는데, 우수한 콘텐츠 창작자에게 타오바오의 시스템에 특별 접근 통로를 구축하고, ‘타오바오의 동반자(淘伙伴)’로서 자신의 제품 판매 시 라이브, 타오바오의 콘텐츠 플랫폼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이는 플랫폼이 전체 타오바오 생태계에 융합돼 들어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밖에 팝업 스토어나 조물제(造物节) 행사와 같은 오프라인 영역의 마케팅 기회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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