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중국 IT 칼럼니스트가 미디엄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모바일 결제 거래규모는 58조80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81.9% 증가했습니다. 특히, 오프라인 QR결제의 거래 규모는 6500억 위안에 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무현금사회’라는 슬로건도 등장합니다. 무현금사회란 현금 거래 영역이 모바일 결제로 대체되며 ‘무현금’이라는 것이 새로운 주류 결제 방식으로 자리잡은 사회를 의미합니다. 허나 현금이 완전히 소멸됐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더 이상 결제가 현금에 속박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즉, 무현금 사회가 열리게 되면 사람들은 스마트폰만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망라하고 막힘없이 상업 활동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파이낸셜은 지난 4월 18일 항저우에서 15곳의 기업과 함께 ‘무현금연맹(无现金联盟)’을 결성, 최소 30억 위안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죠. 오는 8월 항저우, 우한, 푸저우, 텐진, 구이양에서 ‘무현금도시 주간’ 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해당 시정부와의 협의 아래 오프라인 매장 90% 이상에서 무현금 거래(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도록 독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무현금’이란 키워드를 먼저 내세운 곳은 텐센트였습니다.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는 2년 전부터 무현금의 날을 지정해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위챗페이 사용을 독려해왔습니다.
텐센트 무현금의 날: 텐센트가 지난 2015년부터 매년 8월 8일에 진행하는 행사다. 위챗페이로 가맹점에서 결제를 할 경우 88위안부터 888위안에 이르는 환급액을 지급하며 사용자를 모으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2015년에는 중국 10대 은행과 8만 곳의 오프라인 매장이 참여했으며, 2016년에는 70만 곳의 상점, 40곳의 은행이 참여하는 등 전년 대비 8배 이상 증가했다.
텐센트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 무현금의 날 행사에서는 베이징이 가장 많은 활성 이용자수를 확보했습니다. 그 다음은 상하이, 광저우, 총칭, 칭다오, 쑤저우, 동관, 포샨, 난징 순이었습니다. 1억 명의 이용자가 이날 행사에 참여했는데요.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이용자중 40%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위챗페이로 제품을 구매했고, 71%가 배달 및 O2O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상점주의 입장에서도 행사의 수혜를 입었는데요. 결제 고객의 약 60%가 위챗페이로 결제를 했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위챗은 이를 위해 제휴된 상점들의 PO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를 자사의 시스템과 연결해 격려금, 홍바오, 위챗 상품권 등을 즉시 지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위챗에 가짜 결제 방지를 위한 음성 기능도 추가했습니다. 상점에 방문한 고객이 돈을 내지 않으려고 따로 준비한 QR코드를 찍고는 결제를 했다고 보여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요. 이제는 QR을 찍자마자 ‘위챗페이에서 XX위안을 받았습니다(微信支付收款到账XX元)’는 안내 음성이 상점주인의 위챗에서 나오도록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위챗페이가 상점주의 POS와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일체화 시키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죠.
텐센트는 올해 5월부터 위챗페이 기반의 무현금 결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텅쉰커지의 보도에 따르면 위챗페이가 100만 곳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과 파트너십을 맺고 ‘기다릴 필요가 없다(不用等)’는 콘셉트의 새로운 격려금 제공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이용자들 입장에서 바뀐 부분은 즉시 격려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인데요. 매장에서 최소 2위안 이상의 금액을 위챗페이로 결제할 경우 최대 888위안의 격려금을 즉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알리페이나 기타 모바일 결제 서비스들의 이벤트와 다른 점은 격려금이 당첨됐을 때 즉시+전체 금액을 지급해준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위챗페이의 청사진은 단순히 이용자의 QR결제 증진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중국 최대 이커머스 연구소&미디어인 이빵동리가 올해 5월 개최한 ‘2017 중국 이커머스 혁신 발전 콘퍼런스’에 참여한 텐센트 위챗페이 부문 운영 총괄 바이전지에(白振杰)는 기조연설에서 위챗페이의 정체성 및 미래 발전 방향을 아래와 같이 공개했습니다.
“무현금 결제는 ‘이용자’, ‘판매자’, ‘도시 행정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현금과 무현금의 우열이 갈리는데요. 일단 이용자의 입장에서 무현금결제는 신속하고 안전하며, 현금을 갖고다니는 불편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과거엔 돈을 넣고 다녀야하기 때문에 지갑이 부풀어올랐습니다. 허나, 지금은 아니죠. 위폐 역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제품 판매 원가를 줄일 수 있습니다. 길게 늘어선 줄로 인한 한정된 고객 확보, 돈 계산을 위해 필요한 인력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방문 고객에 대해 결제 데이터를 통한 효율적인 마케팅도 집행할 수 있습니다. 행정기관의 관점에서는 해당 구역의 거주민들의 패턴을 파악하며, 이들이 정말로 필요로하는 지원을 해줄 수 있습니다. 가령, 병원 예약을 위챗페이로 대체해 의료 서비스의 지연 문제를 해소할 수 있죠. 즉, 무현금시대는 ‘낭비’를 줄인다는 것에 강점이 있습니다.”
위챗페이의 월활성 이용자(MAU)는 이미 7억명을 넘어섰습니다. 투슈어후리엔왕의 보도에 따르면 위챗페이의 이용자 중 50%가 매달 1시간 반 이상을 사용합니다. 또한, 텐센트 마화텅 회장이 위챗페이 사업부 회의에서 2016년 위챗페이의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이 알리페이를 추월해 1위를 차지했다고 언급하며, 이를 기념하는 동시에 직원 상여금으로 1억 위안(약 172억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플래텀에서 나오기도 했죠.
성장 속도 역시 무시무시합니다. 2015년만 하더라도 알리페이 68.4%, 위챗페이 20.6%로 47.8%의 큰 격차를 보였는데요. 2016년 1분기에 위챗페이가 38.3%까지 치솟으며 알리페이(51.8%)와의 격차를 13.5%대까지 좁힙니다. 최근에 다시 55:37로 조금 차이가 벌어지기는 했으나 알리페이에 있어 위챗페이가 위협적인 존재임은 분명합니다.
중국 모바일 결제 영역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90% 이상을 차지하며 경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텐센트가 매년 8월 8일에 무현금의 날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에 대항해 알리바바는 무현금연맹을 만들고 8월 첫주에 도시 단위의 알리페이 오프라인 결제 독려 행사를 엽니다.
중요한 건, 중국 모바일 결제 두 거두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무현금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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