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 페스티벌에 다녀왔습니다! 장기간 있지는 못했으나 4만명이 참석한 후끈한 열기는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와! 대박! 오! 진짜!)
고척 스카이돔은 처음입니다. 야구를 잘 모르는데다 특별히 갈 일도 없어서…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니 놀랍더군요. 넓어보여서…입장하는 자리에 스폰서 미샤의 제품을 나눠줍니다. 냉큼 챙기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린 곳은 역시 메인 스테이지. 크리에이터의 공연이 펼쳐지는 가운데 박막례 할머니의 흥겨운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신명난 한판을 벌이는 그 장면. 그 누가 MCN을 1020의 전유물이라 하나요. 박막례 할머니의 등장 그 자체로 고정관념은 깨졌습니다. 여러분, MCN은 모두를 위한 스타 등용문입니다.
현장을 걷다보니 좀비가 보입니다. 분장이 너무 디테일해서 깜놀했어요. 크리에이터 퓨어디. 구독을 요구하는(안하면 물어버릴것 같은) 모습으로 기념사진을 권하더군요. 첫째와 사진을 찍었습니다. 올해 다섯살이라 살짝 무서워했는데 좀비 분장을 하신 분이 갑자기 편안한 여인의 목소리로 “괜찮아~ 우리 사진 한번 찍을까?”라고 말해 빵 터졌습니다.
웬 늑대도 걸어다닙니다. 제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갑자기 “호우~!”하며 호날두 세레모니를 하시더군요. 천비렴이라고 하던데…전 잘 몰랐네요…그런데 가만히 보니 웹툰작가 가스파드가 그린 ‘선천적 얼간이들’의 조연을 닮기도 했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명탐정 코난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녀석. 고민이 좀 있어 보이더군요…
행사장 곳곳에는 크리에이터의 시연이 벌어졌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보니 스텝들이 고생하시더군요. 시연이 시작되는 순간 사람들이 몰리고 바로 마감이 됩니다. 특히 뷰티 크리에이터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인 가운데 시연을 하는 현장은 엄청나게 진지했습니다. (노량진 일타선생 공개강좌인줄.)
키즈존도 대박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유라야 놀자의 크리에이터 유라가 장난감을 펼쳐놓고 아이들과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은 마치 유재석과 하하를 본 것처럼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전 삐졌습니다. 유라가 응원상을 주면서 제일 어린 친구에게 주겠다고 했거든요. 제가 데리고 온 둘째는 8개월 아이. 열심히 손을 들었는데 너무 사이드에 붙어있어서 선택되지 못했습니다. 응원상은 2살짜리에게…(유라씨 실망이에여….다이아 페스티벌의 볼드모트를 소환하겠습니다. 와아! 헤이지…읍! 읍읍!)
1인 크리에이터 축제의 장인 관계로 1인 촬영장비를 판매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보드게임 크리에이터는 보드게임을 팔고, 뷰티 크리에이터가 판촉을 하기도 하더군요. 음악 크리에이터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사람들을 위해 편안하게 꾸며진 무대에 올라 좋은 음악을 들려줬어요.
아, 메인 스폰인 미샤의 부스는 메인 스테이지만큼 잘 보이도록 중앙에 콱 박혀 있었고, 미에로화이바 광고가 희한하게 눈에 잘 들어옵니다. 의도한건가..
그러고 보니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행사가 야구장에서 치뤄지다 보니 색다른 사용자 경험이 생겼습니다. 야구장 관중적 좌석에 앉아 행사 전체를 편안하게, 그것도 음식을 섭취하면서 볼 수 있었거든요. 휴식이 확실하게 보장되면서 뭔가 색다른 느낌이 납니다.
원없이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재밌습니다. 행사 자체의 성격이 그렇지만, 여기저기에서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범람합니다. 저는 가족과 함께 가기는 했으나, 당연히 취재를 하러 갔는데요. 원래 촬영은 엄청 눈치보이고 신경쓰입니다. 그런데 여기는 달랐습니다.
열기는 대단했습니다. 사람들은 다이아 페스티벌을 정말 축제처럼 즐기고 있었어요. 몇몇 사람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다들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뭔가 락 페스티벌에 온 느낌. 서울은 물론 지역 곳곳에서 왔더군요.
MCN은 기묘한 산업입니다
일반적으로 산업의 발전은 기업이 주도합니다. 수요와 공급을 미리 예측한 기업이 시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고 승부를 보죠. 예를들어 A라는 기업이 시장조사를 해보니 지구 온난화 문제로 냉풍기 수요가 있을 것 같다라는 결론을 내리면 이에 맞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캐파를 만듭니다. 그런데 MCN은 반대에요. 이미 수요와 공급이 생긴 상태에서 플레이어들이 작정하고 달려들어 캐파를 만들어갑니다. MCN만 그런것은 아니지만 대단히 독특한 케이스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BJ 철구 논란 등이 생기기도 하고 레거시 미디어 플랫폼과의 충돌도 벌어집니다. 특히 심각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이에요. 외국의 어썸니스 등을 보면 MCN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인수합병인가? 싶기도 합니다. 중국의 왕홍을 보면 미디어 커머스인가? 싶기도 해요. 하지만 둘 다 한계가 명확합니다. 그 이상을 넘어야죠. 우리는 유튜브가 VOD로 갈때 이미 라이브의 존재에 집중했던 아프리카TV가 있지 않습니까? 뭔가 다른 것을 보여줘야죠.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아니 중간에서 다이아 페스티벌은 일단 시장의 형성과 뿌리는 확실하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1020을 중심으로 강력한 팬덤시장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잊지 못합니다. 1인 크리에이터를 만나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시연을 보기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집중하는 장면들을. 아이들의 함성과, 크리에이터의 여유를. 나아가 아이들을 위해 지갑을 여는 부모들을.
다이아 페스티벌의 가장 큰 의미는 온라인을 오프라인으로 가져왔다는 겁니다. 이건 CJ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것 자체로 박수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고민이 이어지는 진지한 이야기도 다이아 페스티벌에서 나오기를 바란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요.
즐기는 축제에 왠 진지?
하지만, 하지만 우리는 사업을 생각하고 현실을 고려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왕 온라인을 오프라인으로 끌어와 영향력을 과시했다면, 좀 과감한 방식을 고민하는 계기는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또 하나. 행사장을 누비는 기념사진. 모두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구독이나 좋아요를 눌러달라는 전제가 깔립니다. 지금 당장 이것밖에 없다는 것은 잘 압니다. 하지만 MCN 사업을 영위하며 플랫폼 다각화를 위한 나름의 변화가 보였으면 하는 욕심도 가져봅니다. 다이아티비가 움직일 것 같지 않지만…뭔가 다른 계기가 생겨 4, 5회 다이아 페스티벌에서 그 변화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다이아 페스티벌 자체에 대한 건의도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행사를 펼치며 분위기를 달구는 것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도 좋지만 뭔가 다른 행사에서 많이 보던 것들인 것도 사실입니다. 시연하고 사인회하고 물건팔고…
좀 특별한 것 없을까요?
무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넘어왔는데, 크리에이터의 인기에만 집중하지 말고 MCN이 가지는 기본적인 속성. 이를테면 피드백과 함께 만드는 무언가를 더욱 많이 준비하는 겁니다. 전 잘 모르겠지만 좀 고민을… (굽실굽실…) 물론 그런 노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더 많았으면 합니다.
위에서 말했지만 박막례 할머니의 등장은 MCN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어쩌면 향후 시장의 핵심일 수 있어요. 바로 ‘누구나 1인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에서 출발한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다’.
101 나가서 고생하지 않아도,
특별나게 잘생기거나 잘나지 않아도 스타가 될 수있는 시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파고들어 업계를 재정의하면 나이와 지역, 그 외 모든 장벽이 무너지고 시장은 모든 것의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의 발전에 따른 사용자 경험의 변화와, TV의 권력이 분산되는 것도 중요해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하며 목 맬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계정 파고 방송해요. 가능합니다.
시대가 MCN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연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라고 되묻습니다.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다이아 페스티벌은 즐기는 축제지만, 이 진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우리 더 좋은 길을 찾자고요. 나아가 뷰티와 게임을 넘어서는 다양성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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