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스타트업들의 축제 ‘RISE Conference’는 매년 여름 홍콩에서 진행된다. 뜨거운 날씨처럼 스타트업들의 열정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올해 3회를 맞이한 라이즈 컨퍼런스,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한국 스타트업들의 참여도 증가하고 있는데, 그들은 무엇을 위해 홍콩까지 찾아왔을까? 홍콩 라이즈 컨퍼런스에 참여한 한국 스타트업들을 만나 이야기 나눴다.
링크플로우는 1인칭 기반의 360도 웨어러블 카메라를 만드는 회사이다. 목걸이 형태의 카메라를 착용하면 두 손을 사용하지 않고 360도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는 신혼여행에서 지금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신혼여행 후 찍은 사진을 봤는데, 당시에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누군가의 경험을 남기고 그 때의 감동을 전달할 수 있는 디바이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후 조금씩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겼는데, 2014년 삼성전자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C랩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거쳐 2016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 2018년에는 해외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진출을 앞두고 글로벌 투자동향 및 시장상황을 살피고자 이번 라이즈 컨퍼런스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업체와 협력하거나 투자유치를 받는 것이 해외진출 및 비즈니스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시리즈 A를 앞두고 홍콩 투자자가 라이즈 컨퍼런스를 추천했습니다. 시장조사 및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죠.”
김 대표는 제품 특성상 바이어와 만나고 제품을 판매하는 행사에는 종종 참여했지만, ‘라이즈 컨퍼런스’ 같이 여러 스타트업들이 모여 서비스를 소개하는 행사는 처음이라며, 회사를 알리는 목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홍콩 투자자 중 한명이 ‘제품 판매도 필요하지만, 해외 투자자들에게 회사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해주더군요. 좋은 제품과 브랜딩은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한 필수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딩은 한 순간에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Rise conf., Slush, TechCrunch Distrupt 등 여러 행사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링크플로우가 글로벌 진출 및 해외 투자유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투자자 및 지원기관들의 도움이 컸다. 경험이 없는 영역을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이 때 경험과 네트워크를 갖춘 주변의 도움을 받는다면 보다 빨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VC, 엑셀러레이터, 지원기관 등은 이미 많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스타트업에게 등대와 같습니다. 스타트업들이 막막한 길에 서 있을 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기도 하죠. 이는 회사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링크플로우는 롯데 엑셀러레이터를 통해 홍콩 투자자를 만나게 됐고, 홍콩 투자자를 통해 라이즈에도 참여하게 된 셈이죠.”
최근 국내외 여러 투자자를 만나고 있는 김용국 대표에게 한국과 해외 투자자의 차이점에 대해 물었다.
“투자 유치를 진행하는 과정은 국내외 큰 차이점이 없는데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국내외 투자자 성향이 약간 다른 것 같습니다. 한국 투자자들은 사람과 팀에 대해 증빙하는 것을 중요시 한다면, 해외의 경우 서비스(또는 제품) 그리고 회사 전체에 대해 증명을 요구하는 편이죠.”
글로벌 진출을 염두하는 회사는 많지만, 언어적 장벽 때문에 좌절하기 일수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 언어적 이슈는 해결해야하는 부분이라며, 듣기 보다는 말하기, 말하기 보다는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해외 비즈니스를 할 때 언어는 꼭 필요한 요소이죠. 그중에서도 쓰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자들과 말하는 건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우리 회사에 관심있는 투자자라면 언어적인 부분을 감안하고 주의깊게 들어주는 편이죠. 하지만, 이메일을 쓰고, 서류를 작성하는 건 다른 영역인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말하는 것에 집중하다보니, 쓰는 걸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다른 나라 언어로 예의를 지키면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게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웃음)”
글로벌 시장에 대한 꾸준한 관심은 글로벌 소셜미디어 회사와 파트너십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글로벌 소셜미디어 회사의 대표가 영상 다음으로 VR시대가 올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계적인 관점으로 VR에 접근했는데, 저희는 사람의 관점에서 가상현실을 바라보고 디바이스를 만들고 있다고 메일을 보냈죠. 이를 통해 글로벌 소셜미디어 회사와 파트너 관계를 맺게 됐고, NDA를 완료하고 현재도 협업하고 있습니다.”
김용국 대표는 이번 라이즈 컨퍼런스가 글로벌 스타트업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됐다며, 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행사의 문을 두드려 보기를 권했다.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과감히 해외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스타트업들이 많은데, 해외 컨퍼런스에는 보이지 않아서 아쉽죠. 다른 나라 스타트업들을 만나보는 것만으로도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고, 해외진출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1인칭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넘어 비욘드 모바일을 꿈꾸고 있다며, 향후 3년을 더 기대해달라고 이야기했다.
“앞으로 3년 로드맵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누군가의 경험을 저장하고 볼 수 있는데 집중했다면, 내년에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서로의 경험을 실시간 공유하는데 노력할 예정입니다. 욕심이 있다면 향후 3년 이내에 모바일을 대체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만드는게 목표입니다. 목걸이형 웨어러블의 경우 입과 가까이 있어서 시계형 기기보다 콘텐츠적으로 유리하죠. 자신의 경험을 원격으로 전달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만들 때까지 열심히 달려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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