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세일즈연구소 유장준 대표의 칼럼을 모비인사이드에서 소개합니다.
자, 이제 각고의 노력 끝에 고객이 발견되기 시작한다. 잠재 고객이 일단 세일즈 담당자에게 포착되면 그것을 세일즈 리드(sales lead)라고 부른다. 우리 말로 풀자면 ‘세일즈 건수’ 혹은 ‘세일즈 기회’ 정도 될 것이다.
세일즈 깔때기(sales funnel)의 3단계 즉.
ToFu(Top of Funnel), MoFu(Middle of Funnel), BoFu(Bottom of Funnel) 중에서 바로 ToFu 단계를 말하며, 아직은 약한 연결고리의 고객들이다. 한편으로는 잠재 고객(prospects) 보다 한 단계 더 가까이 다가와, 우리가 그들을 잘 대응해 주기만 한다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줄 만한 충분한 여지가 있는 고객들이다. 그것이 바로 세일즈 리드이다.
과연 이 세일즈 리드는 어떤 채널을 통해 들어올까? 한번 생각 해 보자. 그것들은 (혹은 그들은) 전화로도 들어오고 이메일로 들어오기도 하고 홈페이지의 문의하기 코너를 통해 들어오기도 한다. 좀 더 기민한 세일즈 인력과 기민한 역량을 보유한 회사라면 라이브 채팅(live chat) 기능이 있을 수도 있다. 어떤 여성 맞춤 속옷 브랜드 ‘소울부스터’는 바로 이 라이브 채팅 기능을 전격 도입하여 잠재고객들의 문의를 상당히 소화하고 있다. 잠재 고객이 라이브 채팅을 시작하면 소울부스터 직원들은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을 대응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슬랙(Slack)과 연동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예컨데 홈페이지에 연락처 조차 찾기 힘들고 이메일을 보내도 함흥차사인 스타트업이 많은 현실 속에서 소울부스터의 대응은 남다르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사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요즘 소비자들은 단 몇 초도 기다리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물음에 바로 대응해야 한다. 특히 한국인들의 속도를 따라가려면 정말 기민해야 한다. 지하철 개찰구 안내표지판에 ‘카드를 대고 1초 후에 통과하라’라고 써 있지 않던가! 지하철 개찰구도 불과 1초 이내로 통과하는 국민들을 상대로 사업을 하려면 대충대충 해서는 안된다. 한국 시장에 진출하여 얼마 되지도 않아 철수한 글로벌 기업이 얼마나 많은가? 더군다나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비대면 채널을 선호한다. 기업 담당자와 전화 통화 자체가 스트레스다. 따라서 라이브 채팅이나 플러스친구 기능은 적극 활용하면 매우 이득이다.
마침내 잠재 고객이 포착되었다고 하자. 어떻게 할까? 만일 인바운드로 문의가 들어왔다면 쉬울 수 있다. 왜냐하면 해당 컨택이 문의하는 대로 하나씩 답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번 유입된 세일즈 리드는 너무나 중요해서 그 대응 방법에 대해 조금 공부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동안 세일즈 리드를 발굴하기 위해서 불철주야 양질의 콘텐츠도 만들고 수많은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열심히 알려왔다. 그러나 막상 그것을 제대로 처리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어떤 고객이 인바운드로 흘러 들어왔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아는가? 그것은 그 고객이 나름대로의 구매 프로세스 상의 앞 단계를 이미 거쳐 왔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이 구매 욕구를 느끼고, 스스로 검토를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물어보고, 모니터를 바라보며 이것과 저것을 비교한 다음, 시간과 공을 들여 당신에게 이메일을 쓴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노동이고 열정이다. 따라서 누군가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이 들어오면, 그 이메일 문장 하나하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행간의 의미를 압축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묻는 말에만 답변할 것이 아니라, 이메일을 쓴 사람이 도대체 왜 이런 문의를 했을까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 들뜬 마음에 무작정 다가서지 말고 이 순간만큼은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보자.
고객에게 아무 생각 없이 다가서면 안 되는 이유는 고객과의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번 잘못하면 고객은 바로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 평소 성격이 괴팍하더라도 이때만큼은 적극적이고 진지해야 한다. 고객은 가뜩이나 영업에 대해 선입관이 있다. 강요하는(pushy), 진실성 없이 지나치게 상냥한(smarmy), 공격적인(aggressive) 등이 그것이다. 나쁜 선입관이다. 그러나 반면 좋은 선입관도 있었다. 도전적인 (challenging), 재미있는(fun), 본질적인(essential), 열정적인(passionate), 갈구하는(hungry) 등이다. 이런 긍정적인 단어들을 구태여 한마디로 합친다면 ‘간절함(earnest)‘이지 않나 싶다. 말하자면 사람들은 영업 담당자가 간절한 모습을 보일 때 가장 편안하고 당연한 느낌을 받는다. 생각해 보라. 비단 전문 영업직이 아니라 할지라도 손님을 무시하거나 뭔가 정성을 다하지 않는 판매원이 있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런 소비자들의 선입견을 너그러이 이해해야 한다.
간절함은 정말 중요하다. 알바한테 일을 맡기면 매상이 줄어든다는 말이 있다. 과연 그럴까? 주인이 일할 때와 알바가 일할 때 매상 차이가 있을까? 곳곳에서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알바생들에게 무례하게 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결론은 차이가 분명히 있다. 그 이유는 당연히 간절함이다. 알바와 주인은 마음 자세부터 다르다. 대학 동기 중에 부모님께서 동네 슈퍼마켓을 하셨던 친구가 있다. 거의 쉬는 날이 없으셨지만 집안 행사나 결혼식 참석 등 일 년에 몇 번 정도 부득이하게 부모님이 가게를 보지 못해 아들인 친구에게 맡겨놓고 외출을 하셨다. 어느 날 그 친구가 고백을 했다. 자식인 자기가 맡아도 희한하게 매상이 평소보다 30%는 준다고 하더라. 말하자면 그 친구는 세일즈 리드의 30%를 놓친 것이다. 부모 자식 관계도 이럴진대 알바 혹은 직원의 태도는 어쩔 수가 없다. 그렇다고 알바라도 무조건 주인의 수준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계몽적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있는 것뿐이다. 하지만 당신이 영업이라면 조금 달라야 한다. 영업이 일을 맡으면 매상이 줄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영업의 자세이다.
유입된 세일즈 리드는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가게에 사과가 없으면 사과 주스라도 추천을 해야 하고, 정녕 원하는 물건이 없다면 어떻게든 빨리 구해서 저녁에 배송해 드리겠다고 해야 한다. ‘없는데요? 왜 그러시죠? 불가능합니다. 안 됩니다. 업무 시간이 아닙니다. 담당자가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응했다간 고객은 다 떠난다. 명심하자. 우리는 경험이 축적된 대기업이 아니다. 또 마케팅에 쏟아부을 자금도 없다. 우린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스타트업이다. 하늘이 주신 기회를 축구공 차듯이 냅다 차 버리면 안 된다. 세일즈 리드 하나를 금쪽같이 여겨야 한다. 주로 유입되는 세일즈 리드에 대한 치트 시트(cheat sheet)를 마련해 놓고,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한 행동 요령과 같은 것을 준비하자. 경험이 많지 않은 스타트업은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이 완벽하게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렇지만 경험이 없다면 마음가짐부터 다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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