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세일즈연구소 유장준 대표의 칼럼을 모비인사이드에서 소개합니다.
‘나는 행함으로 내 믿음을 네게 보이리라‘ – 야고보서 2:18
신약성경 야고보서에서는 ‘행함으로 믿음을 보이라,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 했다. 여기서 행(行)함은 단순히 율법의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과 함께 마땅히 따라야 할 ‘진실한 행위’를 나타낸다. 이는 어쩌면 세일즈의 에레테를 비유하고 있는 듯하다. 행함을 더욱더 동적(動的)으로 상상해 보면 왠지 군사를 이끌고 전장에 나갔던 왕의 비장함이 느껴지는 듯하다. 왕의 비장한 아레테에서 세일즈의 맥박이 느껴진다. 행동하지 않는 계획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그러므로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사업계획서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그런데 사람의 손과 발은 마음이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한 끗발도 움직이지 않기 십상이다. 마음이 확실해야 손발도 비로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한여름 너무 더워서 부채질을 하다가도 팔이 아파 그만 부채질을 포기하듯, 세일즈도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조금 깔짝깔짝 하다 결국 포기하게 된다. 무엇이든 꾸준히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기 때문이다. 모두가 비즈니스 모델과 마케팅 플랜 그리고 거시적인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해서는 기가 막힌 플랜을 짜지만, 정작 세일즈 단계에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얼마 전 국내 최대 유통점인 E사는 유통 관련 첨단 IT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을 신설하였다. 그 연구소는 유통산업 트렌트를 분석하고 유통업과 IT 간 접점을 찾는 핵심 조직이다. 그룹 회장의 직속으로 각계 전문가의 진용을 갖추고 디지털 혁신을 통한 유통 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유통 업계는 옴니 채널로 대변되는 혁신 전략과 함께 매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생체인식, 동작인식, 위치기반 서비스 등 모든 첨단 IT 기술이 리테일 시장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거의 매일 야근이 이어지는 와중에 이 연구소의 김 부장은 지난 설 연휴 때 마트 현장에 투입되었다. 김 부장은 금쪽같은 휴일을 반납하고 현장으로 간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좋은 계획과 전략이라도 실제 현장에서 그 가능성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계획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 이것은 모든 전략가들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머리 속으론 우사인 볼트처럼 뛸 수 있을지 몰라도, 현실에선 여전히 걸어야 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훌륭한 전략이 도출될 수 있다.” 그는 서류 상의 전략과 실제 현장에서의 액션이 얼마나 동기화를 이루는가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한다.
가끔 해커톤이나 창업 멘토링에 나가면 스타트업들이 정성껏 마련한 사업계획서를 보게 된다. 회사 소개, 팀 소개, 시장규모, 문제점 및 솔루션, 경쟁사 현황, 제품 및 서비스 소개 등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체화(體化) 수준이 생각보다 높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사업계획서 상에 매출과 수익에 대한 액션 플랜(action plans)이 아예 없거나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액션 플랜이란 일정한 기간 내에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세일즈 담당자의 과업으로서, 전화, 이메일, 방문, 소개 등으로 발생하는 신규 고객 유치 혹은 기존 고객 유지, 인터넷 검색, 시장 조사, 네트워킹, 제휴 등을 정량적으로 수치화한 세일즈 활동 계획을 말한다. 중요한 것은 정해진 시간 내에 해당 세일즈 활동들을 정량적으로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실행 중심적(action-oriented) 플랜이다. 액션 플랜을 짜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곧 매출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매출은 반드시 액션이 투입된 만큼 증가한다. 반대로 매출이 늘지 않는 이유는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얼핏 들으면 너무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느껴질지 몰라도 현재에도 틀림없는 진리이다.
조금 놀랄 법한 통계를 소개한다. 2008년 Yankee Group 에 따르면, 세일즈 담당자들은 업무 중 평균적으로 겨우 26퍼센트만 실제로 ‘셀링(selling)’을 한다고 한다. 하루에 90분 정도밖에 ‘셀링’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잘 구분해서 봐야 할 것 같다. 과연 불필요한 업무로 영업에 투입되는 시간이 부족한 건지, 아니면 뭘 할지를 몰라서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당신의 세일즈 팀은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실제로 ‘세일즈 활동(sales activities)’을 하고 있나? 당신의 세일즈 팀은 하루에 몇 개의 세일즈 업무를 소화하고 있나? 과연 일주일에 몇 통의 전화를 하며, 몇 건의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몇 번의 고객 방문을 가고 있는가? 또 각각 그것들의 효율성은 어떠한가? 어떤 기준으로 정량적인 숫자를 정하는가? 어쨌든 간에 조직을 이끄는 매니저라면 주 단위로, 월 단위, 분기 단위, 연 단위로 팀원들이 의무적으로 해야 할 기준을 정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연구가 있다. 80%의 세일즈 클로징은 5번 이상의 팔로업(follow-up) 끝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단 한 번의 미팅을 통해 세일즈가 클로징 되는 경우는 단지 2%에 불과했고, 나머지 98%의 고객들은 여러 번 만나 일정 수준 이상의 신뢰가 쌓인 후에 구매를 한다는 것이다. (출처 : Robert Clay of Marketing Wizdom)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신뢰가 쌓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세일즈 담당자들의 인내심이 대단히 약하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금방 포기를 했다. 조사 결과, 44%의 세일즈 담당자들은 놀랍게도 단 한 번의 거절에 포기를 했고, 22%는 두 번의 거절에, 14%는 세 번의 거절에, 12%는 네 번의 거절에 포기를 했다. 다시 말해 92%의 세일즈 담당자들은 다섯 번 이상 시도를 하지 않은 채 포기를 했다. 겨우 8%의 세일즈 담당자들만이 다섯 번 이상의 시도를 한 것이다. 따라서 오직 8%의 세일즈 담당자들만이 80%의 세일즈 클로징을 획득하고 있었다. 따라서 세일즈 팀장은 팀원들의 세일즈 활동(sales activities)을 정량적으로 체크를 해야 한다. 세일즈 담당자들이 금방 포기하지 말고 꾸준하게 고객과 컨택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건 정말 중요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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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왕은 왜 직접 군사를 이끌고 전장에 나갔을까
(2) 디지털 세일즈의 등장
(1) 이제 개발자도 영업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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