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훌륭한 팀을 뛰어 넘을 수 없다.
축구의 신이라고 불리는 ‘메시’도 혼자서 수비와 공격을 도맡아서 할 수 없다. 서로를 보완해줄 수 있는 팀이 없다면, 그의 드리블도 화려한 원맨쇼에 불과할 것이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이다. 개개인의 능력과 성과도 중요하겠지만, 훌륭한 팀이 있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카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 ‘풀러스’에서 마케팅 전반을 다루고 있는 ‘G팀’은 짧은 시간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2016년 7월 서비스 출시 한달만에 이용자 1만명을 확보했고, 지난 4월에는 누적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스타트업 마케팅 고수를 찾아서> 5번째 시간으로 대한민국에서 카풀 문화를 알리고 있는 풀러스 G팀의 안윤정 팀장, 장준혁 매니저, 유현정 매니저(사진)를 만나 스타트업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명함을 주고 받을 때 세사람이 소속된 팀명이 눈에 띄었다. ‘마케팅 팀을 만나기로 했는데, G팀이라고?’ 약간의 당황스러움과 궁금증을 가지고 팀명이 가진 의미에 대해서 물었다. 안윤정 팀장은 “마케팅 뿐만 아니라 회사 ‘성장’에 필요한 다수의 일을 다루는 팀이기 때문에 ‘Growth’의 약자인 ‘G’를 팀명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팀 구성 또한 마케터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데이터 분석가, 개발자 등으로 이뤄져 있다고 이야기했다.
“처음 팀명을 선정할 때부터 고민이 많았습니다. 단순히 ‘마케팅 팀’이라고 정의하면 마케팅적인 활동만 하려는 성향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모든 마케팅 활동은 회사의 성장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회사 성장에 기여하는 팀을 만들고자 ‘G팀’이라고 이름 붙이게 됐습니다. 장준혁 매니저님은 애드테크 회사인 버즈빌 출신으로 현재 풀러스에서 유저 유입 및 리텐션 등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유현정 매니저님은 딜라이트 보청기, 인스파이어디 등에서 마케터로 근무했고, 지금은 풀러스와 이용자 사이에 이뤄지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쏘카 창업멤버로 시작하여 경영기획부터 마케팅 등 비즈니스 전반에 업무를 진행했는데요.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풀러스 G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풀러스는 드라이버와 라이더를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이다. 즉, 마케팅적으로 드라이버와 라이더 두 타깃의 입장을 고려해야하는 셈이다. 안 팀장에 따르면 드라이버와 라이더 규모가 적절한 비율로 유지되지 않으면 나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드라이버와 라이더 모두 풀러스의 소중한 이용자입니다. 하지만 두 고객층에 접근하는 방식은 약간 다릅니다. 라이더는 카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 가깝다면, 드라이버는 풀러스가 운영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서비스의 퀄리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을 조절할 수 있는게 핵심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라이버와 라이더의 매칭률을 고도화시킴으로써 고객경험을 높이는 것이죠. 궁극적으로는 카풀을 통해서 ‘효율적인 방식으로 목적지까지 즐겁게 이동할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달하는게 목표입니다.”
안 팀장은 카풀의 특징 때문에 온라인(또는 모바일) 상에서 이용자가 느끼는 서비스 경험보다, 오프라인에서 경험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카풀 매칭은 모바일을 통해서 진행되지만, 서비스의 본질은 오프라인에서 이뤄지죠. 이에 드라이버와 라이더가 만났을 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싼타풀러스’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요. 드라이버에게 차량을 루돌프로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을 제공했습니다. 또한 카풀이 매칭됐을 때 드라이버가 라이더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제공하게 했습니다. 시장에서 가격적으로 경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치킨게임일 뿐이죠. 앞으로도 드라이버와 라이더가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긍정적인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둘 예정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는 전략도 필요하지만, 생존을 위해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풀러스 또한 브랜딩보다 퍼포먼스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대해 장준혁 매니저는 단계별로 퍼포먼스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효율적인 퍼포먼스를 달성하기 위해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작년에는 이용자 획득(Acquisition)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이용자 사용률(Activation) 및 재사용률(Retention) 위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만들고 다양한 채널에 알리는 등 이용자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투자됩니다. 그런데 서비스를 다운로드 받고 삭제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매우 아쉽죠. 이용 전환률을 높이기 위해 페인 포인트를 찾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등 이용자 이탈률을 낮추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연예인 이현과 창민(옴므)이 풀러스의 드라이버로 활동하는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화재가 됐다. 특히 카풀로 퇴근하는 길, 감미로운 노래를 눈앞에서 보여주는 두 연예인의 모습은 여심을 흔들었다. (아이돌 그룹 ‘여자친구’의 프로모션은 남심을 흔들었다.) 카풀이라는 서비스의 매력을 한껏 뽐낼 수 있는 캠페인이었다. 스타트업과 연예인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퍼포먼스보다 브랜딩 차원으로 접근했습니다. 덕분에 초기 서비스이지만,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회자가 되고 제휴 미팅도 많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기대가 커진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유현정 매니저는 위 캠페인 덕분에 마케팅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지만, 초기 스타트업에게 연예인 마케팅은 불필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예인을 통한 매스마케팅을 준비하면서 사전영상 제작, 페이스북 라이브 등 마케팅적으로 다양한 부분을 실험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연예인 마케팅을 하자고 한다면 반대할 것 같네요. 서비스 브랜딩 측면에서는 효과적이지만, 투입되는 리소스가 많기 때문에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부담적인 부분이 많죠. 초기 단계부터 무리하게 진행하기 보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정한 수준으로 진행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스타트업 마케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풀러스 G팀은 현장에서 직접 부딫치며 카풀이라는 문화와 그들의 서비스를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다. 세사람에게 스타트업 마케터로써 주의 할 점에 대해 물었다. 이에 안윤정 팀장은 고객을 직접 만나보는 것과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이 공개하는 새로운 서비스는 대중들의 생활패턴을 바꿔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이 마케팅 할 때 어려워하는 점이죠. 이 때 우리 서비스와 관련되어 있는 잠재 사용자와 직접 만나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서비스를 좋아하고, 홍보해줄 수 있는 유저가 있는 곳이라면 오프라인 행사를 적극 활용해보는 방법도 좋을 것 같네요.”
“또한 이용자들로부터 피드백 받은 내용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가설을 많이 세우거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테스트 기간이 길어지면 남들보다 늦어지게 되죠. 빠른 의사결정으로 시장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스타트업만의 조직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대중들에 눈에 띄는 자극적인 메세지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인 가이드라인 아래에서 대중과 소통해야 될 것입니다.”
장준혁 매니저는 서비스 별로 핵심 지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퍼포먼스를 측정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모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 안에서 서비스가 움직일 때 의미있는 수치가 나옵니다. 각 회사 또는 서비스 별로 목표하는 기준에 맞춰 핵심 지표를 선정하면 성과를 분석하는데 용이하게 작용되죠. 간혹 다수의 지표를 분석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지표가 많아질수록 실무자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 비효율적인 분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핵심 지표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유현정 매니저는 도전정신에 집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랜딩은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없고, 정답이 없는 영역이죠. 하지만 서비스가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스타트업에 브랜딩은 일관성있는 도전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스타트업 정신과 맞물려 있는 셈인데요. 마케팅이라는 큰 흐름 안에서 스스로 도전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무한히 반복되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쿠폰을 배포하더라도 이용자 입장이 되어 푸시 메세지를 작성하면 반응이 달라지죠. 이런 사례가 쌓이면 추후 풀러스만의 색깔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풀러스 G팀과의 인터뷰를 통해 스타트업에서 마케팅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마케팅 범위를 단정짓기 보다 모든 순간이 잠재적인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이며, 그 방식을 자신들의 언어로 풀어가는 것, 이것이 스타트업 마케팅의 가장 기초라고 할 수 있겠다. 서비스 초기 빠르게 성장한 만큼 천천히 자신들의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는 풀러스 G팀, 앞으로 어떤 캠페인으로 대중들과 소통할지 기대된다.
[스타트업 마케팅 고수를 찾아서] 시리즈
(1) 레벨업 할 수 있는 타이밍을 노려라…와디즈 마케팅 팀
(2)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입과 경험…포도트리 마케팅 팀
(3) 방식에 얽매이지 말고, 공감하라…장인성 우아한형제들 마케팅 이사
(4) 마케팅의 본질은 크리에이티브에서 시작된다…김용훈 굿닥 디렉터
[fbcomments url=”http://www.mobiinside.com/kr/2017/05/10/startup-marketing-poolus/” width=”100%” count=”off” num=”5″ countmsg=”wonderfu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