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정보를 공유해주는 스타트업 ‘굿닥’의 마케팅 팀에는 스타트업에서 찾아보기 힘든 생소한 직책이 있다.
CD(Creative Director)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흔히 광고 대행사의 최고 책임자를 뜻하는 단어로 사용(위키백과)하는데, 굿닥의 김용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자신을 촬영감독 겸, 노가다 실장 겸, 마케터라고 소개했다. 스타트업인 만큼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그는 주로 다양하고 기발한 콘텐츠(또는 광고)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있다. ‘보양식통령 선거’, ‘수능대박 캠페인’, ‘금연캠페인’ 등 독특한 아이디어의 마케팅 캠페인은 언론에 종종 소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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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마케팅 고수를 찾아서> 4번째 시간으로 독특한 크리에이티브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김용훈 디렉터(사진)를 만나 스타트업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김용훈 디렉터는 광고를 사랑하는 사람 중 한명이다. ‘이제석 광고연구소’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후에는 ‘발광’이라는 모임을 운영하며 사회적 기업을 위해 무료로 공익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사회적 기업과 일하며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는 굿닥으로 합류하는 계기가 됐다. 그가 주장하는 스타트업 마케팅의 정의는 매우 단순하면서 명료했다.
‘좋은 아이디어’
사람의 본질에 접근하는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ATL, BTL, 디지털 등 매체에 상관없이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돈이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서비스를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죠. 최근 다양한 매체가 디지털화 되면서 마케팅 퍼포먼스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마케팅(또는 광고)의 본질은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들이 좋아하고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또는 아이디어)라면 매체에 상관없이 더 큰 파급력을 가져오기 마련이죠.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추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다양한 마케팅에 노출되어 있다. 옥외광고, 배너광고, 기사, 영상 등 모든 것이 콘텐츠이며 마케팅 수단의 일환이다. 최근 대중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김 디렉터는 유행을 쫓기보다 회사의 가치가 반영된 기준을 잡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거나, 유행을 쫓아 콘텐츠만 양산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당장은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전달하기에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회사의 가치와 소셜미디어 성격에 맞춰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데, 잘 안지켜지는 경우가 많죠. 콘텐츠를 제작할 때마다 회사가 추구하는 기준에 부합한 콘텐츠인지 늘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덫붙여 김 디렉터는 굿닥의 경우 ‘뉴스에 소개될 수 있는가?’가 콘텐츠 제작의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를 제작할 때 개인적으로 만족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객관적으로 대중들이 사진을 찍어서 소셜미디어나 커뮤니티에 공유할 것인지 판단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이슈화될수록 뉴스의 소재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뉴스에 노출되면 큰 비용없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죠. 복날을 맞이해 진행한 보양식통령, 크리마스 숙면 패키지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동안 김용훈 디렉터가 진행한 캠페인을 살펴보면, ‘굿닥’이라는 서비스의 직접적인 노출이나 설명보다, 대중들이 공감 또는 가볍게 웃음지을 수 있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콘텐츠를 통해 ‘굿닥과 의료시장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했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마케팅 최적화를 찾아서 매체를 운영하고 고도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광고를 접하는 대중들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대중들은 합리적인 소비자인데요. 그들을 단순히 서비스를 쓰고 구매하는 소비자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공유하는 팬으로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서비스와 연결된 팬들은 추후 자발적인 마케터가 되어주는데요. 기업이 장기적으로 가기 위한 파트너들인 셈이죠.”
브랜딩이 기업에게 필요한 요소이지만, 중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성과(다운로드, 서비스 이용률 등)가 중요하기 때문에 마케팅 예산을 브랜딩 보다 퍼포먼스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편이다. 즉, 마케팅을 진행함에 있어서 대표자의 선택이 중요한 변수가 되기도 한다. 이에대해 김 디렉터는 예산보다 마케팅의 본질(좋은 아이디어)에 집중하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다수의 캠페인은 50만원 이하로 진행됐는데요. 예산이 적었던 만큼 회사에서도 흔쾌히 진행하라고 하더군요. 처음부터 몇 천만원 이상에 예산이 투입됐다면 지금의 사례들은 없었겠죠.(웃음) 예산이 적게 투입됐지만, 그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설연휴 진행한 옥외 캠페인읜 경우 일일 다운로드가 8배 이상 증가했고, 캠페인을 통해 비즈니스 제휴문의도 다수 받았죠. 디지털 마케팅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솔루션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마케터라면 크리에이티브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아이디어를 구상하는데 있어서 혼자보다 둘, 둘보다는 여러 사람들과 고민하다 보면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회사 밖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문제를 고민할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김용훈 디렉터는 스타트업 마케터들간의 친목을 다지고 아이디어를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스타트업 계모임’을 지난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 스타트업 마케터간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만나서 노는 것도 좋지만 의미있는 모임을 만들기 위해서 일종의 아이디어 공유 경제를 실행하고 있죠. 매주 회원 중 한명이 회사 소개를 하면 나머지 20여 명의 회원이 그 회사의 마케터가 되어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분명 이 곳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용훈 디렉터는 향후 목표에 대해 “마케터로서 굿닥 IMC 비딩에 참여하고 싶다”며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을 보여줬다. 마케터 그리고 콘텐츠 디렉터로서 그의 열정이 대대적으로 회자될 수 있는 마케팅 캠페인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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