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머니라커 소속 중국 IT 칼럼니스트가 미디엄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요즘 콘텐츠 인재의 희소성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 스타트업의 CEO들은 콘텐츠만 제작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연봉을 맞춰줄 수 있다며 인재 찾기에 나섰다.
얼마 전, ‘커버 미디어(封面传媒)’의 부사장으로 부임하고 있던 ‘조우카이리(周凯莉)’는 신문사에서 나온 한 명의 기자와 면접을 가졌다. 면접 당시 기자가 요구한 연봉은 조우카이리의 예상보다 높았다. 그러나 면접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자가 요구한 연봉이 높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미 BAT 중 한 곳에서 콘텐츠 운영 파트의 오퍼를 받은 상태였던 것이다. 오퍼에는 매년 14차례 지급되는 3만 위안의 월급과 함께 수십만 위안의 주식이 포함되어 있었다.
면접을 진행하며 조우카이리는 콘텐츠를 다루는 인재의 몸값에 다시 한번 놀랐다. 디디추싱(滴滴出行)에 스카우트된 그의 전(前) 조수의 연봉 역시 상상을 초월한 금액이었다고 한다.
그는 한 편의 글에서 현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팀의 유능한 간부가 이직을 하려 한다 말할 때, 우리는 보통 감정에 호소하거나 연봉 협상을 통해 그를 잡아두려고 한다. 그런데 그가 이직하려는 회사가 제안한 연봉을 들으면 어쩔 수 없이 그를 놓아주게 된다. 원래 있던 회사의 동일한 직급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받을 수 없는 연봉이기 때문이다.”
베테랑 언론인인 천쉬(陈序)는 몇 년 전 《편집장은 죽었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책의 주 내용은 다음과 같다. “편집장과 본 직업으로 대표되는 기술 관료 체제는 죽어가고 있다. 만약 당신이 편집장이라면 안타깝지만 그대는 비극의 주인공이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여는 갖고 있던 권력을 최대한 내려놓고 직능을 축소시켜 부하 직원들에게 편집장이 없는 새로운 미디어 형식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기술 부서와 협력하여 편집장이 없는 생산 프로세스를 구축하라. 시장에서 편집장이라는 직위의 가치가 0이 될 때까지 말이다.” 그는 자신의 책을 통해 편집장이 없는 매체가 새로운 미디어라 이야기한다.
‘진르토우탸오(今日头条)’로 대표되는 소셜 콘텐츠 플랫폼을 보면 천쉬의 판단은 정확하다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콘텐츠 배포 모델은 진르토우탸오 같은 스마트 배포 모델(따로 구독 신청을 하지 않아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스템에서 사용자에게 자동 추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위챗 공중 계정과 같은 개인 구독 모델도 존재한다. 편집장은 2,000만 개 이상의 위챗 공중 계정 뒤에서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에 미디어 플랫폼 창업의 부흥하며 콘텐츠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편집장이라는 직위는 사라지지 않고 ‘콘텐츠 관리자’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회사의 구인 리스트에 추가됐다. 그들의 몸값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콘텐츠 인재에 대한 수요는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고 점차 많은 수의 기업이 콘텐츠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콘텐츠 편집장의 초봉은 2.5만 위안/월 부터 시작되며 그들에게 9만 위안의 월급을 제안하는 회사도 있다. 인공지능 분야를 다루는 미디어인 ‘新智元(AI Era)’이 편집장 자리에 내건 연봉은 백만 위안 (한화 약 1억7000만원)이다. 인물 보도를 하는 창업팀의 경력 3년차 신예의 연봉도 40만 위안에 달한다.
편집장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몸값이 배로 뛰어 적임자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소셜 콘텐츠 플랫폼은 확실히 편집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콘텐츠를 필요로 할 뿐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팀에게 편집장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직위이다. 이것이 몇몇 미디어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이 CEO 직함을 달지 않고 편집장의 직함을 달고 있는 현상을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다.
베테랑 언론인으로 구성된 위챗의 단체 채팅방에서 콘텐츠 인재의 가치 회귀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됐고 이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했다.
텐센트 속보(腾讯快报)의 콘텐츠 운영 편집장이자 《베이징타임즈(京华时报)》기동부의 부장이던 ‘캉샤오지엔’은 인재들의 연봉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적합한 사람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고 말했다. 펑파이뉴스(澎湃新闻)의 부편집장인 ‘황양’은 이를 두고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다. “당신들이 찾는 인재는 도대체 어떤 사람입니까? 뉴스를 알고 기술을 알고 미디어를 알고 시장을 아는 사람 아닙니까?” 그 말뜻인즉, 기업이 찾는 콘텐츠 인재의 몸값은 갑자기 폭등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높았다는 것이다.
《인물(人物)》잡지의 전 편집장이자 짧은 동영상(短视频) 시장에서 창업을 한 ‘장유에(张悦)’는 콘텐츠 인재의 가치가 회귀하더라도 그 가치는 과소평가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장유에는 《난징조모(南方周末)》에서 근무했었는데, 당시 난징조모의 월급은 다른 언론사들에 비해 높은 편이였다. 난징조모의 10년 전 연봉에 대한 베테랑 언론인 난샹홍의 설명은 사람들에게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난샹홍이《看天下》라는 잡지의 인터뷰에 응했을 당시 한 기자는 난징조모의 10년 전 월급을 두고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고 한다. “월급이 나왔으나 은행 갈 시간이 없어 돈을 입금하지 못했다. 다음 달에 월급이 또 나왔길래 이번엔 은행이 아닌 집에 돈을 쌓아뒀다.” 난샹홍이 기억하기로 그가 2001년에 받았던 월급 중 가장 높은 금액은 1만 8천 위안이었다고 한다.
그 후 약 20년의 시간이 흘렀다. 인쇄 미디어의 월급은 아직도 낮은 수준이지만 연봉 상승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하지만 집값과 물가가 폭등했다. 2006년, 북경의 제 2 순환도로 근처의 방값은 평당 1만 위안 정도였다. 오늘날 북경 언론사의 월급은 예전과 큰 차이가 없으나 제 2 순환 도로 근처의 방값은 평당 10만 위안까지 올랐다.
이와 같은 차이는 미디어 종사자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기성 미디어를 뛰쳐나온 사람의 수는 눈덩이 마냥 불어나며 심각한 인재 전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로 먹고 살 수 있다는 신념을 잃어가고 있고 일에 대한 가치를 상실하고 있다. 예전엔 언론사를 나온 언론인들 중 대부분이 작가나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지만 요즘엔 대부분의 사람이 글 쓰는 직업이 아닌 다른 직업으로 전향하고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사람들이 콘텐츠의 가치에 대한 믿음을 잃어갈 때, 그 중 일부는 콘텐츠의 가치가 또다시 회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치가 상승한 콘텐츠는 비록 뉴스는 아니었지만, 대부분이 기성 미디어의 언론인이 만든 것이었다. 이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가 본래 값어치가 아주 높은 상품이었음을 인지하기 시작했고 2015년 이후 콘텐츠의 가치는 폭등했다. 콘텐츠의 현금화 가능성과 콘텐츠 자체에 대한 자본 시장의 높은 평가 덕이였다.
직접적인 환금 능력이 강한 “咪蒙”、“六神磊磊”、“石榴婆报告”과 같은 곳은 칼럼을 쓸 뿐만 아니라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들의 한 해 수입은 수천위안에서 수천만 위안에 달한다. 또한 一条,二更,华尔街见闻과 같은 곳의 미디어 가치는 수억에서 수십억으로 평가받는다.
콘텐츠 창업이 순식간에 큰 인기를 얻었다. 콘텐츠 창업자들의 봄이 왔다는 이야기 또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콘텐츠 소비의 트렌드 역시 업그레이드되었다. 콘텐츠에 팁을 주는 것 외에 더다오(得到)와 같은 유료 콘텐츠 플랫폼들이 출현하며 콘텐츠 제작자의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더다오의 칼럼니스트인 리샹(李翔)은 재경천하(财经天下)의 전 편집장으로 현재 더다오에서 콘텐츠 1부당 199위안 (1년 기준)을 받으며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그는 이미 더다오를 통해 80,000부 이상의 콘텐츠 상품을 제작 판매하여 1,600만 위안 이상의 수입을 올린 바 있다.
히말라야FM도 2016년 광군제 행사에서 5000만 위안 이상의 유료 콘텐츠를 판매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16년 말, 콘텐츠 창업자와 관련된 뉴스 하나가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통다오다슈(同道大叔)’로 유명세를 얻은 80后의 차이위에동(蔡跃栋)이 자신의 회사인 통다오원화(同道文化)를 1.78억 위안에 매각한 것이다. 회사를 경영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얻은 성과였다.
콘텐츠로 돈을 번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관련 업계로 뛰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콘텐츠 인재의 인력난이 발생했다. 대부분의 콘텐츠 팀이 보이는 반응은 인재를 찾지 못한다는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인재’는 잠재력과 함께 일정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제작자를 의미한다.
콘텐츠 인재에 대한 수요는 한층 더 복합적으로 변했다. 글을 쓸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미디어와 각 채널을 통한 콘텐츠 배포의 차이점을 알아야 하며 대중 심리에 대한 통찰이 있어야 한다. 즉, 콘텐츠 제작 전반에 대한 이해가 있고 제작된 콘텐츠를 운영할 줄 알아야 시장 가치 있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수요에 부합하는 인재가 워낙 적기 때문에 회사들은 인재만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데려가고자 안달이 나있다. 지금이야말로 콘텐츠 인재들이 가치를 회복하여 최대 홍리를 누릴 수 있는 시기이다.
통다오다슈(同道大叔)과 리자오쇼우(李叫兽) 는 각각 1.78억 위안과 1억 여 위안에 매입됐고 위챗은 콘텐츠 유료화 정책을 내놓았다. 더다오(得到)와 같은 유료 콘텐츠 플랫폼들도 다수 등장했죠.
과거 컨텐츠 생산자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글 끝에 광고배너를 붙이거나 텐센트의 광고와 연계하는 것 뿐이었죠. 그러나 공공계정의 유료화를 셋팅해놓으면 이들은 더 많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게 되죠. 이것은 그들에게 더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격려할 것이고 전체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컨텐츠 속에 더 많은 인사이트들이 산업들을 자극할테니까요. (출처 : 마화텅이 직접 말한 7가지 텐센트의 미래)
콘텐츠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콘텐츠 인재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단순한 콘텐츠 제작 능력 뿐만 아니라 기존 시장과 소비자의 수요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인재로 거듭날 준비가 되었나요?
[90后가 들려주는 중국 이야기] 시리즈
– (4) 중국에서 공유 자전거가 핫한 이유
– (3) 알리바바, 가품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 (2) 유료 콘텐츠 시대의 도래 — 1부
– (1) 위챗, 공중 계정 데이터 이전 기능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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