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중국 IT 칼럼니스트가 미디엄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소셜 기반 이커머스(社交电商). 중국 소셜 기반 이커머스는 쿠팡, 티몬, 위메프와 같은 소셜커머스가 아닙니다. 흔히 우리나라에서 소셜커머스라 불리는 플랫폼들은 소셜보다는 모바일 커머스에 가깝단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논할 소셜 기반 이커머스는 말 그대로 소셜이 만들어낸 새로운 연결성을 바탕으로 하는 이커머스를 의미합니다.
지난 번에도 한 차례 언급했듯 중국 이커머스는 총 3단계의 발전 과정을 거칩니다. 첫번째 단계(1.0)는 PC 기반의 이커머스, 두번째(2.0)는 모바일 앱+소셜 기반, 세번째(3.0)는 소셜+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형태로 분류됩니다.
3단계의 문을 연 주역은 위챗입니다. 위챗 내에서 이커머스를 통한 거래 금액은 72조원에 달합니다. 주요 거래는 펑요취엔(朋友圈)이라는 위챗 내 소셜 기반 타임라인을 통해 이뤄지며, 앱 내의 이커머스 카테고리인 샤오디엔과, 별도 앱 웨이디엔을 통해서도 32.4%의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샤오디엔과 웨이디엔에 대한 보다 자세한 분석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 관련 글: 위챗(wechat)으로’도’ 장사하라.
왜 잘 나가는 타오바오(淘宝)도, 징동(京东)도 아니고 고작 메신저 나부랭이인 위챗을 통해 장사하라고 하냐? 이유는 하나입니다. 위챗이니까요. 엄청난 수의 MAU를 보유하고 있고, 그중 50% 이상의 사용자들이 위챗에서 90분 이상의 시간을 보냅니다. 사용자들이 앱 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수록 상품 구매 또는 콘텐츠 소비의 전환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데 위챗은 사용자의 앱 내 체류시간이 길 뿐만 아니라 각 콘텐츠와 서비스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잠재력에 모두가 주목하는 겁니다. – 위챗(wechat)으로’도’ 장사하라 中
위챗 상인을 뜻하는 웨이상(微商)이 대표적이었고, 최근에는 펑요취엔 자체에서 다양한 사업자들이 붙어 이커머스 생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들을 소셜 기반의 이커머스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습니다.
혹자는 중국에서 위챗은 하나의 슈퍼 앱 수준을 넘어 사회의 운영 시스템이 됐다고 정의합니다. 이유인 즉, 각 아이디는 사람의 신분을 상징하고, 이들이 온라인에서 나눈 대화, 공유, 평가들이 실제의 삶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소셜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인 런런띠엔샹에서 지난 해 11월 453만 명의 자사 고객의 구매 패턴을 조사해 발표한 ‘2016년 모바일 소셜 이커머스 이용자 소비 행위’ 보고서에 따르면 위챗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63.1%는 펑요취엔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리고 단체 채팅(23.79%), 일대일 채팅(12.71%)이 뒤를 따랐습니다.
다음은 구매 분석입니다. 27.8%의 이용자가 펑요취엔의 사진/글을 보고 구매를 결정했으며,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링크를 통해 구매를 결정한 고객은 23.5%에 이릅니다. 웨이상의 역할이 확장된 공공계정(公众号)을 통해서는 18.4%의 이용자가 제품 구매를 합니다. 객단가는 평균 130위안입니다.
이들이 거래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는 위챗 친구의 추천(60.1%)이 가장 막강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가격적 경쟁력(56.9%), 제품 및 서비스의 퀄리티(53.62%), 좋아요/공유(49.6%), 브랜드(40.48%) 등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주요 거래액 순위는 액세서리, 미용, 식품, 생필품 순입니다. 재구매율 역시 PC 기반 이커머스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데요, 주요 카테고리는 도서/음반(21.6%), 과일/채소(18.36%), 식품/음료(15.85%), 육아용품(15.10%) 순입니다.
성별 비중을 봤을 땐 여성(61.36%)이 남성(38.64%)보다 우세했습니다. 주요 고객은 1980년대 이후의 빠링허우(46%)가 단연 우세했고, 1990년대 생을 의미하는 주링허우(28%), 1970년대 생인 치링허우(21%) 순이었습니다.
정리하면, 이커머스의 주요 고객은 20~30대 여성입니다. 지금은 중국 최고의 이커머스 서비스가 된 타오바오 역시 출범 당시 위와 같은 연령층의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습니다. 당시 타오바오를 만든 마윈을 ‘마윈 아빠(马云爸爸)’라고 부를 정도였으니 말이죠.
마찬가지로 위챗의 이커머스 역시 그때와 비슷한 발전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친구들이 모여있는 펑요취엔에서 그들의 추천을 통한 제품이 ‘브랜드 파워’와 ‘가격’을 압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과거 온라인에서 물건을 팔 때는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허나, 이커머스 3.0 시대가 열리고 있는 중국을 보면 조금 다른 양상입니다. ‘무엇’ 보다 자신에게 추천해주는 ‘누구’가 중요해지고, 비슷한 문화/취향을 향유하는 집단을 기반으로 구매가 활발해졌죠.
중국에 ‘무엇’을 파는 것 이상으로 ‘누구’에게 어떤 과정으로 접근할 것인지가 중요해졌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입니다.
[유재석의 중국 이모저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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