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 1.5억
하루에 촬영되는 사진 25억 건
일간 비디오 뷰 100억 회
위 숫자는 이미지/동영상 기반 소셜네트워크 스냅챗이 기록한 수치다. 스냅챗은 페이스북, 트위터 다음으로 소셜네트워크 시장에 샛별처럼 등장했다. 대부분의 트래픽(70% 정도)이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고, 10대~20대가 주요 사용층이기 때문에 모바일 시장에 큰 관심이 없다면 다소 생소한 서비스일 수 있다.
2년 전 쯤, 스냅챗이 미국 10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처음 사용해봤는데, 매우 당황스러웠다. 텍스트 기반의 트위터, 페이스북과는 매우 다른 인터페이스로 앱을 실행하면 전면 카메라가 바로 실행되는데, 소셜네트워크보다는 셀카 앱 수준으로 생각했다. 사진을 찍을 때 웃긴 필터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스마트폰 메뉴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앱이 됐다. 심지어 국내에서는 스냅챗을 빼닮은(?) ‘스노우가’ 유행했다.
국내에서 스냅챗에 대한 관심은 낮은 편(아웃오브안중)이지만, 해외에서는 이슈 메이커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10대~20대 사이에서 독보적인 모바일 서비스로 자리매김했고, 오는 3월에는 250억 달러 규모의 IPO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스냅챗의 에반 스피갤 대표는 미국의 탑 모델 미란다커의 약혼자로도 유명하다.)
스냅챗은 2016년 9월, ‘스팩타클’을 출시하며 또 한번 이슈 메이킹에 성공했다. ‘스팩타클’은 스냅챗과 연동이 가능한 웨어러블 선글라스이다. 모바일 서비스 기반 스타트업에서 하드웨어 제품을 출시하며 미국 IT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서비스 기반 회사가 하드웨어를 양산하고 판매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판매, 유통, 재고관리 등을 고려해야 하고, 시장성도 파악해야 하는데 예측하기 어렵다. 구글 글래스, 아마존 파이어폰이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듯이…)
하지만, 카메라가 달린 약 130달러(약 15만원) 선글라스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이 선글라스는 24시간 운영되는 이동형 자판기(스냅봇)과 뉴욕에 위치한 팝업스토어에서 판매됐는데, 선글라스를 사기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온라인에서는 2배~10배 높은 가격에 재판매 되기도 했다. 현재는 스팩타클 홈페이지를 통해 정가에 구매가 가능하다.
미국 10대가 열광하는 ‘스냅챗’과 ‘스팩타클’에 대한 소식은 온라인에서 수없이 다뤄졌지만, 정작 국내에서 스팩타클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고 정보도 부족했다. 우연한 기회에 페이스북 친구인 임동욱님이 스팩타클을 소유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일주일간 사용해보기로 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스팩타클’의 첫 인상은 생각보다 더 귀여웠다. 작은 디테일한 영역까지 디자인에 신경을 썼다는 것이 느껴졌다. 패트병 모양의 패키징부터 노란색 케이스까지 펑키한 느낌이 물씬 난다. 특히 노란색 케이스가 선글라스 충전기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머릿 속에서 ‘미라클’을 외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연동방식도 매우 간편하다. 스팩타클을 착용한 후 스냅코드(스냅챗에서 개인마다 설정되어 있는 QR코드)를 바라보고 있으면 바로 연동이 된다. 즉 스팩타클에 부착된 카메라와 센서로 코드를 인식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코드를 인식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향후 상대방 얼굴인식, 사물인식, 바코드 인식 등이 가능해진다면 스팩타클의 활용범위는 넓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스팩타클로 물건을 구매할 날이 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스팩타클 왼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게 되면 짧은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최소 10초에서 최대 30초까지 촬영할 수 있다. (버튼을 누르면 불이 들어오는데 10초에 가까워지면 불이 깜빡거린다. 이때 다시 누르면 촬영시간이 연장된다.)
3시간~4시간 충전했을 때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촬영할 수 있다. 오랜시간 촬영할 수 없지만, 일상에서 찰나의 순간을 기록하고 싶을 때 사용하기 좋은 도구이다. (스팩타클의 배터리 잔량은 스냅챗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촬영된 영상은 스냅챗 메모리에 기록된다. 모바일 디바이스가 아니라, 스냅챗 크라우드에 저장되는 것이다. 스냅챗에서 편집이 가능하고 친구에게 전송할 수 있는데, 스팩타클로 촬영한 영상은 스냅챗에서만 최적화된 상태로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른 채널로 영상을 공유하거나 편집하기 위해 사진앨범으로 전송하게 되면 동그란 프레임 안에서 영상이 노출된다. (10초 분량의 영상을 Export 하기 위해서 약 3분~5분을 기다려야 되는데, 매우 불편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스팩타클에서 촬영한 영상은 스냅챗 내에서
최적화된 모드로 시청할 수 있다.
영상을 Export 하거나 다른 채널에서 공유할 경우
원형의 프레임 안에서 영상을 시청해야 한다.
세련됐지만, 많이 사용할까?
스팩타클의 디자인이나 사용방식은 매우 세련됐다. 국내에서도 유통된다면 여러 패피(패션피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지만, 몇몇 제약사항이 있다.
블루투스 방식으로 모바일과 선글라스가 연동되기 때문에 스팩타클이 국내에 정식으로 유통되기 위해서는 전파통신인증법을 통과해야 될 것이다. 법적인 이슈를 떠나서 국내 스냅챗을 사용하는 유저가 희소하다는 것이 가장 큰 제약사항이다. 스팩타클로 멋진 사진을 찍었는데, 이를 공유하고 이야기 할 친구가 없다면 콘텐츠는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한국 및 주요 아시아 시장에서는 ‘스노우’가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유저 입장에서 비슷한 형태에 서비스라면 주변 친구들이 더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택하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유저에게 스팩타클은 매력적인 요소가 아닐 것이다. (현재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착용하는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나중에 또 시장 상황이 어떻게 역전될지 모르는 일이기에 섣불리 판단하지 않겠다.)
일주일간 사용해보면서 스냅챗과 스팩타클의 매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스팩타클은 예쁜 쓰레기(?)에 불과했다. 일상의 소중한 상황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지금 당장 15만원이 있다면 스팩타클을 구매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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