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휘 Bark 공동창업자가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번 더 소개합니다.

지금까지 읽었던 만화 중 가장 좋아하는 만화 3개를 꼽으라면 단연코 열혈강호, 슬램덩크, 킹덤을 꼽는다. 마침 와이프가 휴가간 틈을 타 일요일 하루 종일 오랜만에 열혈강호 60권을 꺼내어 다시 읽어보는 나만의 휴가를 가졌다. 그러다가 문득, 여기 캐릭들이 스타트업에서 활동하는 캐릭들이랑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한번 재미삼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어디까지나 ‘재미삼아’ 매칭시켜 보는거기 때문에 너무 진지하게 읽지는 말자.

1. 한비광

필요하면 직접 배워서 뭐든지 달성해 버리는 공격적인 스타트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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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해봐서 아는데’를 입에 달고사는 대표

스타트업 하다보면 마케팅, 영업, 재무, 회계 등등 수 많은 일들을 직접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람들은 별로 고민하지 않고 스스로 배우고 실제 그 업무를 하던 사람들 보다 고퀄의 결과를 달성해 버리는 캐사기 스타트업 대표 캐릭터이다. 이런 사람들 특징이 ‘내가 직접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을 달고 살면서 직원들 스팀돌게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다.

2. 담화린

전략과 변초에 능한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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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가 섹시한 기획자이다.

머리 좋고 전략을 멋있게 만드는 기획자이다. 실제 만화에서 한비광이 싸울 때 옆에서 ‘지금 운유과봉을 써,’ ‘지금이야 잠룡등천!’ 이러면서 싸움전략을 기가 막히게 잘 짠다. 이런 능력자들은 학교나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들일지라도 각 상황에 맞게 능수능란하게 적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기획력을 지니고 있다. 스타트업의 스케일을 위해 꼭 필요한 캐릭터. 다만 너무 보수적이고 리스크테이킹을 잘 안하려는 성향이 있어서 위의 한비광같은 사람이 이끌어 줄 필요가 있는 캐릭이기도 하다.

3. 노호

우직하고 깡따구도 세고 한결같이 노력하는 사업개발, 또는 영업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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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시면 너무 진지하지만 항상 큰 계약 성사시키는 영업사원

머리가 좋거나 재능이 뛰어나진 않지만 항상 우직하게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고 깡따구도 있어서 어디 큰 영업건 계약을 하러가면 반드시 성사해버리는 영업사원이다. 특히 이 사람의 끈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라서 고객사들 사이에서도 저 사람한테 한번 물리면 절대로 빠져 나올 수 없는 영업사원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만화에서도 세외 세력 중 하나인 동령에 들어가 내부 반란과 각종 분란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끈기있게 도전하여 결국 동령을 접수해 버렸다. 술 마시면 진지한 얘기로 주변사람들 졸게 만드는건 옥의 티.

4. 매유진

자기 세계가 뚜렷하고 친해지기도 어렵지만, 실력 하나는 출중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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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 나름 명성있는 디자이너. 다가가기 어렵지만 한번 친해지면 마음 따뜻한 면모를 볼 수 있다.

속을 알 수 없고 자기 세계가 너무 뚜렷해서 누가 참견하거나 내 영역에 침범하는 걸 끔찍하게도 싫어하는 디자이너다. 사람들이랑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친해지기도 어렵다. 하지만 실력 하나는 출중하고 나름 디자인 분야에서 명성도 있어서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투자자의 관심을 끌 정도이다. 일단 친해지고 나면 은근 잘 챙겨주고 마음 따뜻한 면모가 보이는 참 매력적인 디자이너.

5. 진풍백 (천마신군 셋째 제자)

자기 잘난 맛에 살고 남 깔아뭉개기 좋아해서 재수없지만,
성과는 잘 나와서 욕하기 힘든 스타트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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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잘난 맛에 살지만 직원들이 대 놓고 욕은 못하고 뒷다마까는 대표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싫어한다. 뒤에서 욕도 많이 먹는다. 그 이유는 캐릭 자체가 자기 잘난 맛에 살고 누가 뻘짓하면 ‘저런 멍청한놈’ 하면서 바로 깔아 뭉개버리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사업 수완이 좋고 말빨도 수려하기 때문에 대표로서 투자도 잘 받고 언론 인터뷰도 잘 받는 스타일이라 직원들이 앞에서 비판은 못하고 항상 뒤에서 욕하는 캐릭터이다. 본인과 말이 통하는 사람들 하고만 대화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 바운더리 안에 들지 못하는 직원들은 모멸감만 느끼다가 금방 그만 둬 버린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이 팀에는 본인과 말이 통하는 똑똑한 능력자들만 남아있게 되는 건 함정(?)

6. 최상희 (천마신군 다섯째 제자)

성격좋고 겉으로 보기에 뭔가 뛰어나보이지도 않는데,
이상하게 성과 잘나오고 투자도 잘받는 스타트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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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고 잘 울기도 하고 능력자도 아닌것 같지만 사업은 이상하게 잘굴러가는 대표

일단 성격이 좋고 마음씨가 따뜻한 스타트업 대표이다. 그런데 겉으로 보기에는 뭔가 전혀 능력자처럼 보이지 않는다. 말빨이 수려한 것도 아니고 카리스마가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제법 사업이 잘 굴러가고 피칭은 잘 못해도 투자자들이나 파트너사들이랑 미팅하면 항상 투자유치나 계약도 잘 따낸다. 여린 구석이 있어서 감동적인 순간이나 옛날에 힘들었던 시절 생각하면 펑펑 울기도 해서 직원들이 달래주는 캐릭터.

7. 유원찬 (송무문 문주)

 한 때 실패의 쓰라린 경험을 맛보고 재기를 꿈꾸는 스타트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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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크게 사업 말아먹고 다시 재기를 꿈꾸는 스타트업 대표

과거 크게 실패해 본 경험이 있어서 재기를 노리는 스타트업 대표다. 스펙 화려하고 대기업에서 승승장구 하다가 스타트업에 도전했다. 인맥도 좋아서 초기에 투자도 크게 받아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가 크게 말아먹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경험이 있다. 방황의 시기를 극복하고 다시 오랜 시간의 준비 끝에 새로운 사업으로 재기했다. 옛날에는 성격도 더럽고 남 무시하기 좋아하는 유아독존형 캐릭터였지만, 크게 쓴 맛을 본 후에 성격을 고쳐먹어서 지금은 인품도 좋고 매사에 신중한 캐릭터로 변모했다. 향후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스타트업 대표 스타일이다.

8. 천운악 (정파 육대신룡 중 한명이자 벽풍문 소문주)

자기잘난맛에 살고 남 깔아뭉개기 좋아하고
뭐 성과 내는 것도 없이 맨날 말뿐인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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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배경 믿고 까부는 말만 번지르르한 마케터

스타트업 팀 구성할 때 이런 사람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이 캐릭터는 유아독존 자아도취가 하늘을 찌르고 남 깔아 뭉개는건 기본인데다가 집안 배경 믿고 까부는 마케터 스타일이다. 워낙 집안 배경이 좋아서 초반에는 자비+집안 인맥 동원하다 보니 성과도 잘 내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는 마케터이지만, 나중에 밑천 다 드러나면 지 손으로 직접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알맹이 없는 사람이라는게 금방 드러나 버린다.

절대로 본인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고 말만 번지르르하게 해서 주변 사람들을 멘붕시키는 캐릭터이다. 혹시 본인 팀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팀 구성을 꼭 다시한번 고민해 보길 바란다.

9. 요열마화 부용

일 안하고 맨날 커피마시러 나가고 딴짓 장난 아닌데
성과는 잘 내는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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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안하고 맨날 딴짓하고 놀러다니는 것 같은데 성과는 기가막히게 잘나오는 마케터

일단 자리에 잘 붙어있지 않는다. 출근하자마자 옆에 직원 꼬셔서 커피마시러 나가고 점심시간도 보통 남들보다 30분 일찍 나가서 30분 늦게 들어온다. 놀기도 좋아하고 아웃도어 스포츠나 취미생활 즐기는 걸 좋아해서 보통 하나에 꽂히면 지름신 덕질 동원해서 장비 갖추고 주말마다 놀러다닌다. 구속받는걸 싫어해서 결혼에 대한 생각도 없고 자유분방한 삶을 즐기는 마케터이다. 하지만 성과 하나는 잘낸다. 워낙 본인이 덕질에 일가견이 있어서 덕후들이 열광하는 컨텐츠도 잘 만들어 내고 카피도 잘 쓰고 본인 자체적인 인맥도 끝내준다. 스타트업 대표로서 초기에 가장 탐나는 마케터 캐릭이다.

10. 미고 (동령의 신녀)

푸념 잘들어주고 항상 따뜻해서 모든 직원들에게 사랑받는 HR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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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직원들 푸념 잘들어누는 푸근한 언니/누나 같은 HR담당자

보통 초기 스타트업에는 없는 캐릭터이고 어느 정도 시드투자 받은 후에 직원 수 키워 나갈 때 합류하는 스타트업의 HR담당자다. 성격이 따뜻하고 사람들 푸념도 잘 들어주고 중간에 갈등 조율도 잘하는 누나/언니같은 스타일이다. 잘난 척 절대로 없고 항상 겸손하기 때문에 보통 잘난척 좋아하는 직원들이 이 누나 앞에서 재롱떠는 경우가 많다. 그럴때마다 이 누나는 항상 ‘우와 너 진짜 대단하구나~~’ 하고 칭찬해주면서 그 사람의 사기와 동기부여를 하늘 끝까지 치솟게 만들어 준다. 그런데 이런 캐릭터는 항상 속으로 엄청난 내공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야망도 있어서 매정해야 할 때는 그 누구보다도 매정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모든 행동과 말에는 항상 이유가 있는 사람이라 이런 사람을 대할 때는 너무 모든걸 드러내지 말고 조심스럽게 대해야 한다. 스타트업 대표라면 조직 키울 때 꼭 영입해야하는 HR담당자 1순위 캐릭이다.

11. 소향

어디가면 항상 있는 순진 발랄하고
사내 평균연령 확 줄여주는 인턴이자 신입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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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평균연령보다 한 세대 이상이 어린 신입사원 혹은 인턴

사내에서 가장 어린 정도가 아니라 보통 평균 연령보다 한 세대가 더 어린 신입사원 혹은 인턴이다. 순진 발랄해서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동생같이 챙겨주려 하고 하나하나 세심하게 가르쳐주려고 노력한다. 회사 분위기가 무겁고 칙칙할 때마다 끼와 재롱을 발산하며 회사의 분위기를 밝혀주는 소중한 존재이다. 그런데 술만 마시면 대표님한테 ‘오빠~ 원샷해야지!’ 이러면서 꽐라가 되버리고 다음 날에 절대로 기억 못하는 척을 하는건지 진짜로 기억을 못하는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12. 신공 (신지 신묘각주)

까칠하고 지잘난맛에 살고 화도 잘내서 상대하기 껄끄럽지만
실력은 겁나 뛰어난 만랩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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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하고 화도 잘내서 상대하기 껄끄러운 만랩 개발자

열혈강호 60권대까지 읽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는 캐릭터인지라 간단히 소개해 주면, 열혈강호 최대의 세외세력인 ‘신지’의 난공불락 기계진을 설계한 만랩 개발자이다. 성격이 매우 까칠하고 화도 잘내서 상대하기 매우 껄끄러운 캐릭터이다.

같이 일하는 기획자나 다른 직원들이 기술적인 내용들을 잘 모르면 항상 ‘넌 잘 모르면 그냥 내가 시키는대로 해’ 이러면서 무시해 버리는 통에 다른 팀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하지만 혼자서 서버와 프론트를 넘나들면서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다 해결해 버리는 통에 스타트업에서는 꼭 필요한 만랩 개발자.

13. 벽력자

술 좋아하고 사고도 많이 치고 가끔 대표나
다른 직원 골탕먹이기 좋아하지만 역시 실력은 겁나 뛰어난 만랩 개발자476

술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개발자. 가끔 술먹고 다음 날 행방불명 됐다가 하필 그날 서버 다운되는 바람에 회사가 난리 나버린 적도 있다. 동료직원들 PC화면에 갑자기 야한 팝업창들이 계속 뜨게 한다던지 뭔가 본인만 아는 비밀기능을 제품에 심어놨다가 대표를 골탕먹이는 등 짓궃은 장난을 잘 치는 걸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성격도 쾌활하고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실력도 뛰어난 만랩 개발자라서 스타트업에서는 역시 꼭 필요한 존재감과 함께 오늘도 열심히 장난을 치거나 어제의 술기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14. 유세하 (담화린 사형) 

잘생기고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데
술만 마시면 x꽐라되서 사고치는 영업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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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초절정 꽃미남 굳매너 완벽남이 술만 마시면 x꽐라되는 영업사원

이 직원을 뽑을 때 모두를 (특히 여직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정도로 꽃미남에 매너 좋고, 성격 좋고, 집안 좋은 완벽남처럼 보이는 신입사원이었다. 본인의 그런 외적 능력을 십분 활용해서 영업 스킬도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술만 먹으면 완전 x꽐라되서 전혀 다른 인격체가 되버리는 단점이 있다. 그냥 꽐라도 아니고 x꽐라인 이유는 그 변하는 정도가 장난 아닌지라 (실제 만화에서도 평소에는 인자한 꽃미남 미공자가 마령검만 잡으면 악의 화신으로 변해버린다) 회사에서 이사람은 절대로 술 마시지 못하게 금주령을 내릴 정도이다.

15. 진패운

우직하고 사람 좋고 항상 한결같은 바른 사나이지만
이상하게 성과는 없는 영업사원

사람이 과묵하고 한결같고 지각무, 결석무, 아침 7시 출근에 술도 잘 안 먹고 아무튼 거의 완벽에 가까운 바른 사나이이다. 스펙도 좋고 할 줄 아는 것은  잡다하게 많은 직원이라 뽑을 때 주변의 기대가 컸지만, 이상하게 메이저급 성과가 없는 영업사원이다.

뭐 언변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닌지라 왜 실적이 저조한 지는 그 누구도 이유를 모르는 미스테리. 흔히 주변에서는 ‘저 사람은 영업사원이 아니라 임원이 되야 능력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일거야’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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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하고 한결같은 바른사나이 영업사원. 하지만 이상하게 실적은 저조한데 그 이유를 아무도 모른다.

지금까지 열혈강호에 나오는 주요 캐릭터들과 스타트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들을 한번 매칭해 보았다. 앞서 얘기했지만 뭐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한 매칭이 전혀 아니고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으로 소설을 써본 것이기 때문에 그냥 가볍게 읽어주길 바라며, 혹시 본인이 몸 담고 있는 스타트업에 저 15명 캐릭터 중에 매칭되는 사람이 있으면 제보 부탁드린다. 혹은 내가 놓친 캐릭터나 매칭을 잘못한 캐릭터가 있으면 이 역시 의견 부탁드린다.

열혈강호라는 만화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미안합니다..

글쓴이는 현재 스타트업 Bark에서 근거리 관계형성에 최적화된 소셜공간 바크(Bark) 앱의 디자인 및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기획자 출신으로서 스타트업을 직접 운영하면서 겪게되는 다양한 이야기 및 각종 방법론에 대해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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