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한님이 자신의 블로그에 정리한 내용을 모비인사이드에서 편집, 정리했습니다.
‘CES 2017’를 다녀오고, 전시회에서 느낀 내용들을 중심으로 미디어 관련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왜 ‘러에코’를 주목하고 두려워해야 하는가“에 이어서 약속했던 ‘삼성전자, 드디어 스마트 TV에 대한 정의를 내리다’에 대한 글을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 왜 ‘러에코’를 주목하고 두려워해야 하는가
[한국] 삼성전자, 드디어 스마트에 대한 정의를 내리다
[미국] 훌루, 모바일 TV 시대가 온다
1. 스마트 TV 세상이 오기 전에, 스트리밍 미디어 셋탑박스 시대가 왔다
스마트 TV가 기대했던, TV에서 즐기는 스마트폰 게임과 같은 기존 비디오 스트리밍 외의 다른 앱의 시대는 오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놀라운 성능의 게임 콘솔을 소비자들은 계속 사용하고 있고, 넷플릭스, 아마존, 유튜브와 같은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이하 OTT)는 더 잘 구동되었습니다.
심지어 넷플릭스의 새로운 UX를 테스트하는 곳은 스마트 TV가 아닌 게임 콘솔이었습니다.
로쿠, 애플 TV 그리고 최근 자주 이름이 언급되는 아마존 조차도 자체 스트리밍 기기인 아마존 파이어 TV(2014년 4월)를 출시하면서, 이 시장은 더 이상 스마트 TV가 주도하는 곳이 아니게 되었죠.
그리고 한국에서도 많이 알려진 구글의 스마트 TV 대항마인 크롬 케스트(2013년 7월)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TV에 HDMI잭만 있고, $35만 있으면 스마트 TV를 쓸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죠.
더 많은 동영상 재생 앱들이 기존 스마트 TV 제조사들보다 빨리 론칭되고, 1년에 한 번 돌아오는 제품 출시 사이클보다 매달 적극적인 업데이트를 하는 단일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스트리밍 미디어 셋탑박스들을 콘텐츠 업체들이 더 선호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TV 제조사들이 만드는 스마트 TV는 매년 사양이 바뀌는 기적이 발생하기 때문에, 한번 앱을 개발하면 테스트하는 것에만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단일 플랫폼으로 적어도 1년 이상, 그리고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는 셋톱들은 사용자뿐만 아니라 개발자들에게도 손쉬운 접근이 가능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기능면에서도 크롬 캐스트만 있다면 모바일로 기존에 보던 콘텐츠를 쉽게 미러링 할 수 있는 구글 캐스트 기능을 스마트 TV 제조사들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구글의 플랫폼을 써야 하고, 독자적으로 진행하려고 해도, 예전 구글이 오픈했던 “Dial” 기능은 현재의 기능보다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슷한 기능을 넣으려고 해도 독자적인 스펙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결국 이번 CES 2017에서도 LG전자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구글의 안드로이드 TV, 그리고 북미에서 이제 중남미로 퍼져나가는 로쿠 TV, 아마존의 파이어 TV 가 TV에 내장이 되는 분위기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일본, 중국 TV 제조사들은 구글, 로쿠, 아마존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국내 제조사들도, 자신들만의 플랫폼을 강화하는데 게을리하지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이번 CES에서 삼성의 QLED도 나름 화제였지만, 개인적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 TV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작년 에덴이라 불리는 콘텐츠/서비스 중심의 UX를 선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2017년 삼성 스마트 TV는 스마트 기능의 완성이 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가장 눈에 띄는 Q Smart, 진정한 디스커버리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
1) 리모컨이 파편화되는 세상
리모컨이 안방의 엔터테인먼트 전쟁의 중심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구글이 크롬 캐스트를 만들었던 이유도 결국은 리모컨 싸움에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끌고 가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삼성이 이번에 발표한 2017년 형 삼성 스마트 TV의 리모컨(원 리모트 – One Remote)을 통해서, HDMI를 통해 연결된 유료 방송(케이블, 위성 방송), 게임 콘솔(엑스박스, 플레이 스테이션), 앞서 이야기한 셋톱 박스(로쿠, Apple TV, 아마존)등을 별도의 리모컨 없이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을 지속 강화하고 있습니다.
HDMI-CEC(연결된 HDMI 기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기술 – Consumer Electronics Control)뿐만 아니라, 기존 IR(Infrared Radiation)도 지원하여 대부분의 TV에 연결되어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모두 컨트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일이 세팅도 필요 없습니다.
HDMI를 꽂기만 해도, 자동으로 기기(Source)를 인식하게 해주니, 우리는 너무 편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이 부분은 LG전자의 최신 리모컨도 지원한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그들이 더 나아가는 것을 캐치 업하는 것도 하겠지만, 결국 자신들의 리모컨에서 모든 것이 구동되게 하겠다는 전략을 동시에 가지고 가는 것이죠.
기기의 연결만 허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2) 콘텐츠 디스커버리 플랫폼으로의 진화
리모컨도 중요하지만, 모든 앱, 유료 방송 서비스들은 각자의 User Interface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앱 또는 서비스 안에서 오랫동안 머무르기 위한 전략을 각자 마련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1위 위성 사업자 디렉티비의 예를 들어보면, 디렉티비 위성 셋톱에 연결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HDMI 연결을 바꾸고 이용해야 합니다. 로쿠나 애플 TV와 같은 셋탑박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시 HDMI 연결을 바꿔야 합니다. 사실 이런 과정이 고객에게는 좋은 경험은 분명히 아닙니다.
여러 비디오 서비스를 가입한 고객의 경우는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서 앱을 실행하는 경험도 TV에서는 불편한 경험 중에 하나입니다. 들어가면 나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에덴이라 불리는 삼성 스마트 TV 홈 화면은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콘텐츠를 실행할 수 있는 디렉트 액세스 기능을 제공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기능입니다.
심지어, 컴캐스트나 디렉티비와 같은 미국의 메이저 유료 방송 사업자들도 이들의 서비스에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넷플릭스, 유튜브, 아마존, 훌루, HBO Now와 같은 OTT 서비스들의 위세가 대단하기 때문에 그들과 같은 라인 선상에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나쁘지 않은 전략일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자신들의 고유의 철학이 담겨있는 UX를 제공하는 얼마 전 글로벌 9천만 명 가입자를 돌파한 넷플릭스에게는 좋은 방식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지난 1월 리드 헤이스팅스가 컴캐스트와 협력에 관한 인터뷰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대세엔 따르지만 결국 자신들의 앱을 고객이 실행하기를 원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결국 이런 혜택은 고객이 받게 됩니다. 이런 콘텐츠 중심적인 플랫폼을 콘텐츠 디스커버리 플랫폼이라고 부릅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앱/서비스가 아닌 근본적으로 콘텐츠라는 사상입니다.
결국은 고객들이 무슨 콘텐츠를 보던 (심지어 그것이 실시간 TV 방송 프로그램이더라도) 콘텐츠 중심적으로 찾고, 탐색해서 볼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구글, 애플, 아마존, 로쿠도 최근 같은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아주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어찌 보면 대세를 따르고 있었던 것이죠. 디렉터비, 컴캐스트의 실시간 방송 콘텐츠를 검색, 탐색, 추천을 할 수 있는 것은 스마트 TV만이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인터넷 TV라는 한국의 푹이나 티빙과 같은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들이 많이 나와있고, 경쟁 플랫폼에 모두 내장되어 있습니다.
그럼, 삼성이 그들과 차별화해서 발표한 기능은 무엇이 있을까요?
3) 실시간 방송의 꽃, 스포츠를 더욱 쉽게 보자
실시간 방송의 시청률이 떨어지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이 바로 스케줄 개념이 없는 미국 OTT (넷플릭스, 아마존, 유튜브) 시장의 성장에도 영향이 있습니다.
실시간 방송을 안 보게 되면서, 시청률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프로그램/채널이 바로 프로 스포츠입니다.
프로 스포츠 단체들은 이미 별도의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NBA, MLB, NFL, UFC, WWE, NHL 등)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시청률이 감소하는 것에 맞물려 유료 가입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스마트 TV가 줄 수 있는 장점은 콘텐츠 디스커버리 플랫폼이라고 설명을 했었는데, 그 부분의 대한 해답을 실시간 방송과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의 결합이라고 본 것 같습니다.
바로 프로 스포츠를 통해서 말이죠.
이 부분도 사실 애플이 2015년에 발표한 애플 TV에 있는 기능과 흡사하지만, 차별점이 있습니다. 애플 TV는 셋톱 박스이기 때문에 디렉티비나, 컴캐스트와 같은 유료 방송 사업자의 콘텐츠는 액세스 할 수 없고, 오직 MLB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에서만 비슷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데, 삼성은 모든 스포츠를 지원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고객들이 중요시하는 것은 경기이지 채널이 아니기 때문에, 오늘 있을 이벤트 중심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실시간 방송에서 무얼 하던, 고객이 가입한 유료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가 무엇이든 고민하지 않고, 그냥 스포츠 앱을 통해서 좋아하는 팀, 스포츠를 고르면 언제든지 원하는 경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게 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TV를 통해서 ‘무엇을 하는가’가 아니고, ‘무엇을 보는가’에 초점을 둔 서비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야 고객을 이해하는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로벌로 NBA, UFC, Word Surfing 등을 서비스 운영하고 있는 뉴 라이언(Neulion)의 심재현 한국 지사장과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지사장의 이야기에 따르면, 삼성의 이러한 행보는 4K 실시간을 하고 있는 UFC나 곧 서비스 예정인 NBA에서도 매우 좋은 시너지가 기대가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디렉티비의 경우 NBA를 4K로 서비스할 예정인데, 스마트 TV에서 방송이 아닌 Neulion SDK가 적용된 NBA 앱으로도 4K 실시간 방송을 지원할 계획이고, 크롬캐스트 기능보다 차별화된 4K Cast기능을 스포츠 서비스들에서 제공할 계획이라는 사실도 알려줬습니다. 실시간 방송과 스트르밍의 구분이 없어지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고, 글로벌로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스포츠가 실시간 방송에서 사라진다면, 우리 거실에서 사라진 기기는 무엇일까요? 바로 오디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4) 샤잠이 내장된 TV라니, 지금 나오는 음악은 뭐니? 스마트 허브
스포츠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뮤직이었습니다. 지금 보고 있는 넷플릭스던 실시간 방송이던 나오는 음악을 찾아주는 Audio ACR(Automatic Content Recognition) 기능이 내장되어 사용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쉽게 찾아주는 기능을 선보여, 전 세계 대부분의 뮤직 서비스를 내장하여 거실에서 사라진 오디오라는 기기를 다시금 부활시켰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대표적인 음악 검색 서비스인 샤잠을 스마트 TV에 내재화시킨 것이죠.
그뿐만 아니라, 이번 삼성 스마트 TV는 음성 명령 기능도 매우 강력해졌는데, 방금 전의 시나리오를 음성 버튼을 누르고, 지금 나온 노래가 무엇이지? (What is this song?)이라고 이야기만 하면,
훨씬 더 편하게 검색 결과를 보여줍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음악 콘텐츠를 재생할 때, 앱으로 로딩되는 시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으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콘텐츠 디스커버리 플랫폼으로의 진화가 훌륭히 된 화면을 제공합니다.
앱 서비스 중심이 아닌 콘텐츠 중심으로 말이죠. 대부분(애플 뮤직 제외)의 뮤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을 했고, 한국에서는 멜론을 통해서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음악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는 사용자라면, 삼성 스마트 TV를 통해서 재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이런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TV 플랫폼은 없습니다.
5) 스팀을 TV에서 즐길 수 있다고요? 스팀 링크가 내장된 TV
PC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수 있겠습니다. 집에서 스팀으로 게임을 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스팀 링크(Steam Link)라는 $49.99(약 6만 원 – 한국은 정발이 안되었음) 기기를 통해서 클라우드 비디오 스트리밍 기술을 이용하여 TV에서 스팀 플랫폼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기기가 있습니다.
삼성은 스팀 링크 이전에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나우, 게임 플라이의 게임 플라이와 같은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스팀 링크까지 지원했으니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까지 지원해주면 좋겠지만, 그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3. 성공적으로 만든 플랫폼, 이제는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
고객이 원하는 것이 아닌 백화점식으로 억지로 넣었던 앱 중심의 스마트 TV 시대는 끝나가는 것 같습니다.
삼성 스마트 TV 2017년 모델은 CES에서 보았던 LG OLED W7과 함께 가장 만족스러웠던 모델입니다. 스마트 TV 로서는 합격점을 주고 싶은 플랫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UHD 화질에서 중요한 HDR 스펙은 경쟁사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LG 전자의 경우 Technicolor, HLG, HDR10, Dolby Vision, Youtube HDR을 모두 지원하는 것에 반해 삼성전자의 경우 HLG, HDR10, Youtube HDR만 지원하기 때문이죠.
일본, 중국 메이커들이 대부분 Dolby Vision을 지원하는 것에 비하면, 미흡한 것은 사실입니다.
최근 미국 2위 TV 판매사인 비지오(Vizio)의 2010년, 2011년에 판매된 스마트 TV 에서 더 이상 아마존 비디오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발표가 최근에 있었습니다. 결국 아마존에서 발매된 파이어 TV 스틱을 싸게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지만, 스마트 TV의 서비스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TV는 휴대폰과 달리 2년만 다 교체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TV 가격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패널은 멀쩡한데, 스마트 기능이 업데이트가 안된다던지 더 이상 지원이 불가해지면 고객은 결국 다른 셋톱 박스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런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이번 스마트 TV를 통해 삼성에서 보여줬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이런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객들은 이미 학습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쟁 플랫폼도 더욱 노력들을 하고 있고 말이죠.
2017년 스마트 TV가 한국에서 출시가 되면, 리뷰할 기회를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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