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이미지: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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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이나 단체에서 최근 데이터 분석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이른바 ‘빅데이터’ 열풍입니다. 작게는 고객 집단에 대한 분석을 통해 소기의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을 바탕으로 제품의 생산과 설계 과정에서 어떤 것을 참고해야 하는지 혹은 공정 상의 어떤 부분의 로직을 풀어줘야 하는지에 대한 활동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존에 대략 알거나, 몇몇만 알고 있던 것을 본격적으로 돈 되는 데 활용해 보겠다는 열풍입니다.

좋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했던 것에 대해 제대로 하려는 시도는 ‘경영’을 하는 차원에서 박수 받아 마땅합니다. 기존의 관습과 무지에서 빅데이터는 분명 일정 틈에 대한 해답을 줄 것입니다. 그동안 너무 안 했으니까요. 실은 경영자 혹은 오너의 인지와 의지가 없었고 하려고 해도 할 수 있는 인프라나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제 그 문제를 기업에서는 인식하고 전사적인 과제로 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좋은 취지로 들여온 많은 경영 시스템이 부조리한 기업에서 망가지는 것 같이 빅데이터에 대한 활용도 그리 될 확률이 높습니다. 좋은 총을 사와도 어디로 쏠 지 모르면 사고가 나는 것 처럼요. 실제로 빅데이터는 그럴싸한 키워드로 아직도 도깨비 요술 방망이 정도로 생각하는 경영자가 있는 기업에서는 임원이나 중간관리자에 의해 본질과 다르게 쓰여지고 있습니다. 제대로 활용해서 지금까지 ‘경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 곳을 합리적으로 밝히는 것을 꺼려하는 것이죠. 다만, 이것을 추진하고 있다는 자신의 성과, 허울, 더 나아가면 데이터를 조작 혹은 결과를 유도해서 기존에 자신이 추진하려는 사업이나 경영 철학을 더욱 공고히 일정 시간 유지해보려는 최신 방패막 정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빅데이터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한 투자가 미약한 기업들은 여러가지 이런저런 이유로 조직 이름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슈 메이킹만 시키는 정도입니다.

깨어 있는 실무자는 답답한 노릇입니다. 실제 데이터를 통해 상품의 설계부터 영업까지 사용하고 싶은 곳은 많은데 이런 조직이 회사 내에 있는지도, 있다면 어떻게 프로젝트화 시킬지도, 경영진을 어떻게 엮어서 하게 만들지도, 이 결과를 통해 순순히 이전의 경영 정보 시스템을 다 엎을지도 아무 것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는 사이 시장에서는 정말 빅데이터를 통해 실적과 연결시키고 탄탄한 플랫폼 기반을 잡아가는 경쟁자가 나타나고 저만치 앞서가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다고 말을 해도 빅데이터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 매우 정치적인 조직에서 일어나는 안될 수 밖에 없는 환경들입니다. 문제의 핵심을 찾지 못하면 빅데이터는 방향성을 잃고 정치 퍼포먼스로 전락합니다.

1. 제로베이스가 되지 않은 임의의 가설

빅데이터 조직을 활용해서 기존의 논리를 더욱 강화 시키는 방식입니다. 가장 중요한 식이나 값, 전제에 대해 제로 베이스에서 생각하지 않고 그것들은 기존 관념을 유지하면서 다른 것을 검증해주길 바라든지, 단순히 자신의 논리를 쉽게 볼 수 있도록 시각화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에만 조직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시간과 돈이 들지만 사업의 실적이 좋아질 수 없는 경우입니다. 핵심이 되는 가설은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채 포장지만 화려해지는 구조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빅데이터 활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조직입니다.

2. 실적의 핵심이 아닌 하부 논리 정리

1번과 유사하나 이것은 내부 프로세스 개선 문제에 더 빈번하게 나오는 오류입니다. 제로 베이스가 아닌 가설을 유지하는 것은 고객에 대한 분석에서 핵심적인 고객군을 정의를 하지 못하고, 기존 고객의 겉만 집중하게 만드는 경우라면 이것은 제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고객이 선호하는 혹은 비선호하는 대상에 대한 핵심적인 팩터는 외면한 채 그 이하의 수준만 해결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기술력이 떨어져서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제한된 가전제품 회사에서 단순히 제조 수량을 정교하게 예측한다고 해서 실적이 나아지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회사는 문제의 근간은 외면한 채 빅데이터를 하고 있는 시늉을 하기 위해 성과의 핵심 원인이 아닌 것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3. 필요한 정보 수집에 대한 저항

빅데이터 활용을 한다면서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정보 수집 자체를 하지 않고 있거나 그것은 필요 없다고 빅데이터 부서를 누르는 경영자가 제대로 된 분석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됩니다. 변수에 대한 정의를 빅데이터를 다루는 부서가 아닌 기존 관습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아무 정보 수집의 창구를 만들지 않으면서 데이터로 뭐든지 다 만들 수 있다는 홍보만 사내에 흘리는 정치인이 이렇게 만듭니다.

4. 세그먼트 없는 전체 적용

빅데이터를 해도 문제는 적용의 범위입니다. 어디까지 이것을 적용하면 되는지 컨텐츠나 채널, 사업 단위까지 결정하려면 더 큰 단위의 데이터 분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기업에서는 거기까지는 오픈하지 않은 채 자신들이 궁금해 하는 것만 빅데이터 조직에 맡기고 그 이후 적용이나 확산에 대한 내용은 자신들이 임의로 해 버립니다. 그래서 하나의 가치 있는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전사적으로 오류가 나거나 조직 내외로 빅데이터 분석 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정치적인 상황이 벌어집니다.

누구의 잘못인가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단순히 분석으로 부서의 기능을 제한하지 말고 전략적 기능을 함께 조직의 역량에 갖추어 놓아야 합니다. 그래서 빅데이터를 어디에 활용할지에 대한 날선 방향 제시가 먼저 필요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빅데이터 자체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업 구조에 대한 이해와 시장 상황에 대한 관점이 있는 빅데이터 조직이 되어야 문제의 핵심을 가장 화끈한 도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조직은 실무를 하는 부서와 빅데이터를 다루는 부서를 분리해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선이 있는 것입니다. 보통은 기존의 권력이 새로운 부서를 제한하고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 활용의 방향과 범위가 회사의 체질까지는 바꾸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기는 꼰대가 있고 저기는 분석만 하는 사람이 있으니 기업은 제자리 걸음입니다. 나중에는 꼰대만 다시 남을 것입니다. 진정한 변화방법이 눈 앞에 유형적으로 존재 하는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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