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한님이 자신의 블로그에 정리한 내용을 모비인사이드에서 편집, 정리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TV Show 다운로드 기능을 선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12월 1일, 미국 시간으로는 11월 30일 넷플릭스가 전 세계 190개국에 Offline-Viewing(다운로드)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물론, 이 기능은 흔한 기능입니다. 대부분의 TVOD(단품 결제해서 보는 영화/TV 서비스 – 대표적으로 iTunes, Movies & TV on Google Play)에서는 기본적으로 제공하던 기능이죠.
아마존은 작년 9월 일본에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미국에서도 이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아마존은 아직 글로벌 플레이어가 아닙니다. 인도와 네덜란드에서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내년에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 확장을 준비 중입니다.
그렇다면, 아마존이 최초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본 ‘Docomo’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U-Next’가 최초입니다. 일본에서는 무제한 요금제가 존재하지만, 3일 동안 1GB에 한정해서 쓸 수 있는 서비스들을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과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트래픽은 고객에게 부담스러운 부분입니다.
최초로 Offline Viewing 기능을 제공한 일본의 U-Next을 보고 Amazon도 준비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렸던 ‘데어데블 시즌2’ 글로벌 론칭 행사 때, 인도의 기자분께서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왜 넷플릭스는 Offline Viewing을 지원하지 않는가? 고객의 데이터 트래픽, 무선 속도가 아직은 실시간으로 영화와 TV쇼를 볼 환경이 아니다.”라는 질문을 했을 때,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이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전 세계에 많은 WiFi가 있다. 우리는 그 부분이 확산될 수 있게 노력..”
다른 이야기로 얼버무렸죠.
사실 넷플릭스가 먼저 꺼낸 카드는 데이터 세이버 기능이었습니다. 1GB의 용량으로 4시간까지 시청 가능한 트래픽을 사용하게 하는 기능이었죠. 이 기능도 AT&T 고객들을 대상으로 A/B Test 하다가 발각되어 곤욕을 치르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특히 3G 네트워크가 일반적인 동남아 지역 그리고, TV 퍼스트가 아닌 지역 (미국, 유럽을 제외하면 대부분 모바일이 주요 시청 디바이스로 변모하고 있지요)에서는 강력한 요구들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지난 여름부터 오프라인 시청 기능. 즉, 다운로드 기능을 테스트 중이고 발표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었고 심지어 Q3 IR에서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있었기에 곧 발표하겠구나 했는데, 이번에 발표와 함께 안드로이드/iOS 업데이트를 같이 진행했습니다.
모든 콘텐츠가 다운로드 되지 않는다. 그리고 화질/저장공간도 변수
1) 오리지널/예전 콘텐츠 위주로 다운로드가 가능
모든 넷플릭스 영상이 다운로드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장 가능한 동영상이라는 메뉴가 따로 생겼고, 원하는 콘텐츠를 일일이 눌러봐야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2) 화질은 포기해야, SD급으로 다운로드 가능하며 일부 기기에서 HD로 가능
몇몇 기기에서는 HD 화질을 포기하셔야 합니다. 1시간 기준 200~230MB 정도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영상을 재생해보니, 나쁜 수준은 아녔습니다. SD도 모바일에서 보기엔 나쁘지 않으니까요.
추가로 확인된 바로는, 일부 고성능 안드로이드 기기 및 iOS를 지원하는 기기에서는 고화질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화질은 1시간 기준 400MB 정도 스탠더드의 2배 정도 됩니다.
3) 외장 메모리는 지원하지 않아, 일부 Intel 계열 Android도 지원 불가
외장 메모리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구글의 레퍼런스를 따르는 듯합니다. 그리고 인텔 계열 안드로이드 태블릿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윈도즈 태블릿을 쓰신다면, 일단 나중에 지원되기를 기대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화질 다운로드의 장점은 와이파이 상태에서 빠른 다운로드를 기대할 수 있고, 많은 콘텐츠를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계열 태블릿/스마트폰, 애플의 iOS 계열의 아이폰/아이패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4) 저작권을 계승. 다른 국가에서 지원하지 않는 콘텐츠는 다운로드하여도 볼 수 없어
DRM과 저작권자들과의 이견 때문에 SD카드에 다운로드하는 기능은 막은 듯합니다. 실제로, 다운로드를 하고 다른 나라에 가지고 가셔서 그 나라에서 지원되지 않는 콘텐츠를 재생하려면, 비행기 모드로 바꾸셔야 합니다.
인터넷이 제공 될 수 없는 곳에서 모바일 OTT 시장의 싸움이 가속화
간단하게 분석해 보았습니다. 이제는 비행기에서 넷플릭스를 보는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행기 모드로 다운로드 기능을 테스트해보니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아도 다운로드 콘텐츠를 정상적으로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SVOD(구독형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는 업체들에게는 이제 콘텐츠 저작권자와 오프라인 시청 기능에 관한 협상까지 해야 한다는 이슈가 생겼습니다. 이 기능은 강력한 DRM과 관련 노하우가 없으면 쉽게 제공할 수 없는 기능입니다.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사업자이기에 이렇게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것이겠죠. 넷플릭스의 첫 번째 무기가 추천 시스템, 두 번째 무기가 오리지널 콘텐츠였다면, 이제 세 번째 무기는 오프라인 시청(다운로드 기능)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오프라인 시청기능 자체는 처음 설명한 것처럼 넷플릭스가 처음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 세계 190개국에 동시에 오프라인 시청 기능을 제공한 것은 넷플릭스가 처음입니다. 유일하기도 하죠. 비싼 무선 데이터 요금 때문에 모바일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던 인터넷 취약 지역 사용자들을 넷플릭스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내년에는 이동통신사들이 ‘제로 레이팅(특정 서비스에 한해 데이터 사용 요금을 받지 않음)’을 무기로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의 거대 이동통신사 AT&T는 자사의 ‘DirecTV Now’에 제로 레이팅을 도입했습니다.
이동통신사와 달리 데이터 트래픽을 컨트롤할 수 없는 넷플릭스 입장에선 제로 레이팅과 경쟁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를 들고 나온 것입니다. 다운로드 기능을 통해 넷플릭스의 올해 4분기 실적이 어떻게 변할지 개인적으로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