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기업이 새로운 사업 기회을 위해 외부 회사와 손 잡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른 회사의 컨텐츠를 라이센스 한다든지, 조인트벤처를 열어서 항구적인 사업 공유를 한다든지, 특정한 원료를 수급하기로 계약한다든지, 유통망을 협력하여 넓힌다든지, 기술개발을 공동으로 펼치는 등 오늘의 기업 비지니스는 한 기업에 의해서가 아닌, 공동의 노력과 성과로 이어지는 이해관계를 대부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기업이 외부 조직들과 계약을 맺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예전보다 빈번하게 맺어지는 계약을 한 번 잘못 맺으면 기업의 영속적인 성공의 문제가 벌어지고, 이는 나중에 주워담기도 어렵기 때문입다. 그래서 우수한 변호사나 외부 법률자문 등 계약에 많은 공을 들여 계약을 맺지만 사업의 구조와 이익에 대해 외주 자문들이 그렇게 높은 이해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향후 사업의 전망, 그 과정에서 어떤 이익과 비용의 로드맵으로 계약이 맺어지고 있는지는 실무진의 꼼꼼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러기에 하나의 사업이 맺어질 때, 계약의 주체는 그 계약을 책임지고 전담할 사람이어야 하는게 맞습니다. 이 당연한 이야기가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계약을 전담하는 소위 전문가들이 실제 계약과 사업을 운영해가는 실무 책임자들처럼, 어떤 정보의 사전 전달이나 계약을 정밀하게 맺지 못할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계약의 성격은 기술개발부터 오프라인 채널까지 다양하기에 정책 기준을 잘못 설정하면 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가 뒤죽박죽 꼬이기 마련입니다.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1. 계약 담당자가 필요한 것이 아닌 쉬운 것부터 계약한다
계약과 운영이 분리되면 계약 당사자의 모럴 해저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점포 개발 업무라면 지금 고객이 많이 몰리는 곳에 점포 계약을 유통점과 맺는 것이 아닌, 예전부터 관계가 있던 유통망과 손쉽게 계약을 맺고 본인의 목표를 달성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마케터도 프로모션 외주를 준다면 업계에서 실력있지만, 덜 알려진 곳을 찾는 것이 아닌 자신이 과거에 작업했던 곳에 편하든 안편하든 연락하기 쉬우니까 쓰게 되는 것입니다. 외부 생산을 의뢰하는 것도 거기가 평균에 비해 얼마나 비싼지, 잘하는지를 떠나 연락이 쉽고 이익 책임은 실무부서에게 있으니까 쓰던 곳을 쓰는 것이죠.
이렇게 밸류체인의 빠져나가는 고리들이 외부계약에서 단독적인 권리를 가지면, 결국 전체 실적의 부분만 책임지는 부서들이 대강 편하게 계약을 맺고 결과는 실제 이익을 지는 부서로 전가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기에 조직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은 조직 내부에 포함되어 실무 관리자의 손 안에서 관리가 되어야합니다. 별도의 조직으로 남겨둔 채, 이 조직 내부에서 실무진과 다른 입장을 가지고, 공유가 막힌 정보로 일을 진행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2. 독소조항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다
독소조항은 보이지 않거나 있다고 해도 그 확률이 낮을 거라고 쉽게 지나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계약하던 일이 틀어져서 중도 해지 위약금이나 일정 수준의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매출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미달성된 목적에 드는 비용에 대해 경영진이나 계약만 하는 부서는 쉽게 지나칠 수 있습니다. 자신 담당의 계약도 아닌데, 이 정도 자신감이 없을 수 없겠죠. 하지만 실제는 긍정적인 결과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에 현장에서는 문제가 심심치 않게 발생합니다.
결국 위약금을 줘야 하고 매출 보조금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실무진과 계약을 맺은 부서는 반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전에 이런 정보들이 서로 합의된 게 아니라 이미 계약 단계에서부터 넘어왔기 때문이죠. 이런 특수한 별도의 조항들은 반드시 계약부서가 계약 전에 실무 부서와 합의를 통해 타당성에 대해 충분히 공유하고 진행해야 합니다. 물론 공유가 되려면 계약 단계에서 이미 실무진 구성이 완료 되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계약을 담당한 부서가 TFT면 이 팀이 실제 운영을 하는 것이 보통은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알고 있습니다.
3. 이익이나 비용이 장기적으로 문제되는 항목을 포함한다
협력과 사용의 대가로 수수료를 준다든지 월간 연간 일정 수준의 비용을 주는 계약은, 액셀레이팅이 되는지 보아야 합니다. 경영진에서 계약을 맺을 때 디테일 대신, 제목이 좋고 저렴한 초반 비용이 들면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막상 시간이 지나면 높아진 수수료나 비용때문에 시간이 가도, 잘해도 이익이 나지 않는 웃기는 일이 실제로 많습니다.
단순히 나중에 매출이 잘 나올거라고 막연한 시뮬레이팅을 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아주 스트레스한 조건으로 매출을 고려하지 않고 업계 평균이나 업계 최상, 자사의 최고 수준으로 매출을 시뮬레이팅하면 윗 사람이 원하는 계약을 단순히 보조하는 검토, 이런 곳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비용 항목이 장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계약이면 매출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수적 접근이 어려우면 단기간만 계산하고 중장기에는 계약을 빠져나가는 항목이 있는지 확인한 뒤, 잘 안 될 경우도 대비하는 게 좋습니다. 이것은 비관론자의 생각이 아니라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업가적인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4. 계약의 의사결정이 투명하지 않아 비리를 내포하고 있다
계약에서 놓치기 쉬운 것이 의외로 ‘그것을 왜 했는가’입니다. 목적이 명확하지 않으면 실제 사업 결과도 명확하지 않은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업성을 검토할 때, 지속성에 대해 결정해야 할 때, 중간에 실무진이 싹 바뀌었을 때 계약 검토부터 체결까지의 내외부 의사소통한 기록이 없으면 그 사업은 표류하게 되고 방향을 잃을 수 있습니다. 또 계약과 운영이 분리되어 있다면 계약 담당자가 외부 조직과의 유착 관계를 맺은 것을 파악할 수도 없죠. 소위 회사 내부에서 ‘X피아’가 생기는 특정 부서의 유착과 그룹화가 생길 수 있고, 이것을 검토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자료가 의사결정에 대한 속기록 같은 것이죠. 계약과정에서 의사소통 과정부터 투명하지 않으면 계약의 결과와 피드백이 투명할리 없고 조직은 부패로 쓰러질 확률이 높습니다.
계약은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지만, 이것의 중요성을 별도 조직이 이것을 전담하는 식으로 잘못된 운영을 하는 곳이 많습니다. 계약 과정에서 전문적인 영역이 있어 이것의 전문가가 처리한다고 해도 전문가조차 운영할 조직과 하나의 조직으로 운영되어야 앞서 말한 문제점들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습니다. 계약이 중요하면 경영진은 시뮬레이션과 기업이 획득할 역량의 유용성에 대해 디테일을 더욱 살펴봐야 합니다. 책임질 사람이 직접 하고 책임져야지 나중에 모든 것들이 남 핑계가 되는 회사를 만들 수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