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소개해드린 것처럼, 인도에서는 현재 500루피(한화 약 8,500원)와 1,000루피(한화 약 17,000원)의 지폐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 하도록하는 화폐개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도정부가 위조지폐를 근절하고, 지하경제를 뿌리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그러나 이 내면에는 디지털 경제로 나아가려는 인도 정부의 의도가 숨겨져있습니다. 즉 현금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인도의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모바일을 활용한 결제, 대출 등 디지털 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급하게 시행된 화폐개혁은 좋은 취지와는 다르게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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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에서 사용 가능한 돈을 인출하려고 줄을 서 있는 인도 시민들

먼저, 이번 화폐개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서민이라는 지적입니다. 왜냐하면, 500루피, 1000루피의 화폐가 사라지고 2000루피의 화폐가 새롭게 발행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500루피, 1000루피의 화폐들이 서민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화폐라는 것입니다.

당장 500루피, 1000루피를 쓸 수 없게된 사람들은 은행과 ATM을 통해 사용가능한 100루피를 확보하려 노력했으나, 이미 해당 지폐는 동이 난 상황이었습니다. 위 이미지처럼 긴 줄을 서야 겨우 화폐를 교환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당장 내일 사용할 현금이 없는 서민들이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또한, 동이 난 현금 때문에 곳곳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3살 짜리 아이가 ATM에서 현금 인출을 위해 줄을 선 아빠를 기다리는 사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대학의 학사 학위 응시료를 내려고 여러차례 ATM에 줄을 섰지만, 실패한 학생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화폐개혁 이후 현재까지 총 3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렇게 혼돈에 가까운 인도의 화폐개혁에 인도인들을 위해 각종 서비스들이 움직였습니다. 구글은 자신 주변에 있는 ATM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도를 선보였으며, Walnut(종합 금융 서비스 앱)은 사용 가능한 ATM을 알려주는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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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nut 플레이스토어 이미지, 초록색은 현재 인출이 일어난 ATM 즉 사용이 가능한 ATM이며 ,오렌지색은 최근에 거래가 일어났던 ATM을, 회색은 최근에는 거래가 일어나지 않은 ATM을 의미한다.

또한, 올라(Ola)는 기존의 사용자들이 이용했던 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그들에게 현금이 없어도 올라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7일 이후에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분명, 지하경제를 뿌리뽑고, 위조지폐를 근절하기 위해 이루어진 화폐개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했을 인도의 과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 없이 이루어진 개혁이 인도를 혼란으로 몰아넣었고,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서민들이었습니다. 단순히 개혁만 추진력있게 진행할 것이 아니라 발생한 혼란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책임지고 해결하려는 인도 정부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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