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잠잠하던 카카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10월 1일 다음카카오가 합병 2주년을 맞이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별로 좋지 않군요. 주가는 하락하고 사업은 불투명하고 여기에 골목상권 논란까지. 특히 골목상권 논란은 지극히 정치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더욱 민감합니다. 네이버가 부동산을 뱉어낸(?) 흑역사는 지금도 생생합니다. 아마 카카오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일겁니다.

그래서, 약간 꿈같은 대응책을 끄적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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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카카오드라이버

골목상권 논란

카카오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을 장악하는 방식으로 O2O를 전개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아 불안해하죠. ‘현재를 저당잡혀 미래를 기원한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뭐 다들 그렇죠. 옐로모바일도 그렇고 쿠팡도 마찬가지입니다. 살아남으면 대박, 아니면 파멸. 지금이야 당연히 ‘우리를 믿어라’고 하겠죠.

하지만 더 큰 리스크는 골목상권 논란입니다. 9월 29일 전국대리운전업체 연합회의 조태진 고문 변호사는 조만간 카카오를 상대로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카카오가 기존 대리운전업체를 악덕업체로 매도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히며, 형사고소절차도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이미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마쳤다고 하네요.

더 흥미로운 지점은 힘을 모은다는 겁니다. 추후 대리운전은 물론 다양한 이해관계로 묶인 소상공인과 더불어 반(反)카카오 전선을 형성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음. “지구인들아 나에게 힘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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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회가 반 카카오 전선을 규합하겠다고 천명하는 지점은 결국 여론전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카카오의 골목상권 폐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전장 자체를 바꾸겠다는 뜻이에요. 카카오가 대리운전 업계에 진입하며 대리운전업계의 투명화 및 합리화를 정당성으로 삼았던 것처럼, 상대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의지가 묻어납니다. 앞으로의 전개가 참 흥미롭습니다.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9월 29일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의 정연희 부사장, 카카오의 이병선 부사장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했어요. 현장에서 네이버는 스타트업의 베끼기 논란, 카카오는 골목상권 논란을 두고 질타를 받았습니다. 어기구 더민주 의원은 파킹클라우드, 비바리퍼블리카, 리모택시 등의 사례를 들며 각각 카카오파킹, 뱅크월렛카카오, 카카오택시를 지적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처럼 카카오의 골목상권 논란은 상당한 논란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전제해야할 지점이 있습니다. 카카오는 공익법인이 아니라는 점. 돈을 벌어야 하는 사업자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상생을 찾아야 하지만,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강제할 수 없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냉정한가요?

어차피 지금의 카카오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와 라인이 플뢰르 펠르랭(Fleur Pellerin)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과 유럽 금융전문가 앙투안 드레쉬(Antoine Dresch)가 설립한 Korelya Capital(코렐리아 캐피탈)의 유럽 투자 펀드 ‘K-펀드 1’에 출자 기업으로 참여한 사실과 참 비교되죠.

그렇다면, 좋습니다. 카카오가 O2O에서 나름의 대의명분도 얻고 수익적 방법을 찾기위한 방법론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냥 상상해 보겠습니다.

1. 위챗처럼 따라는 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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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shutterstock

카카오톡과 위챗을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기반시장 사이즈가 달라요. 하지만 위챗을 롤모델로 삼을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텐센트의 위챗은 결제 인프라를 바탕으로 무려 20만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아예 앱스토어로 변신하려는 시도까지 보여주고 있어요. O2O도 합격점, 외연적 확장도 합격점.
카카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커 보입니다.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구축하면서 야금야금 영역을 넓히는 방법. 물론 카카오도 이 지점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겁니다.

다만, 생태계 위치를 더욱 내적으로 끌어당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무슨말이냐. 위챗은 위챗페이의 존재감이 강렬합니다. 이는 O2O의 방향성에 큰 도움이 되고 다양한 모바일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했어요. 하지만 카카오는 이렇게 할 수 없습니다. 환경적 요인이 큽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처럼 신용카드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현금에서 자연스럽게 간편결제로 패권이 흘러갈 수 있게 된 겁니다. 그 도구적 차원에서 QR코드냐, NFC냐는 각각의 단말기 업체 사정을 따져보고 시장의 흐름을 살펴야겠지만, 일단 확실한 것은 우리와 환경이 달랐다는 겁니다.(참고로 태국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백화점에서도 현금만 받다가 갑자기 간편결제를 받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자, 데이터의 총합인 결제 인프라를 중심으로 신용카드를 생략하고 간편결제로 넘어간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신용카드가 발전한 나라입니다. 저만 그런가요? 오프라인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는 것과 신용카드를 꺼내는 것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합니다. 현금을 쓰면 잔돈이 귀찮아지는 일은 있지만, 그건 현금이잖아요. 우리나라는 간편결제가 제대로 발전하기 어려운 일차적 이유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래서 당연히 중국처럼 하면 곤란하죠.

그래서 카카오가 위챗처럼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다소 파격적으로, 엄청나게 빠르게 끌어안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오프라인 간편결제는 어차피 카카오페이로 한계가 있으니, 그냥 카카오톡 모바일 메신저 내부에서 작동하는 O2O 서비스를 찾아내는 겁니다. 이모티콘, 기프티콘 및 일반적인 은행업무와 비슷한 인프라도 좋지만 위챗보다 더 내적 생태계로 끌어들여 다양성을 확보하고, 그 숫자를 파격적으로 늘리는 것 말입니다. 온라인 중심으로요. 아주 소소하고 간단한 것으로.

예를 들자면, 위챗에서 실시하는 영화예매처럼 행위의 시작이 철저히 온라인인 지점을 집중적으로 많이 공략하라는 뜻입니다.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그러한 인프라가 모두 카카오톡 안에서 구동되도록 하는 겁니다. 종류는 위챗처럼. 방식은 카카오스럽게. 다소 극단적으로.

2. 시장에 선택적으로 접근하라

골목상권 논란은 포식자의 성격이 강합니다. 무작정 먹어치우는 탐욕스러운 폭군. 이 대목에서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등을 런칭하며 해당 생태계의 건강한 인프라 구축을 약속하며 나름의 대의명분을 세웠습니다. 이건 매우 고무적인 방법론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리운전 기사의 비극적인 죽음이 더이상 벌어지지 않게 모두가 행복한 시장 질서를 만들겠다”

다만 철저하게 카카오 입장에서 보자면, 시장은 선택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호출관련 시장은 유보적으로 가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배달의민족처럼 호출 기반의 O2O, 즉 온디맨드가 대세인 것은 잘 알겠지만, 카카오에게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집중하는 카카오톡이 있잖아요. 넓게 보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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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떻게? 호출관련, 즉 온디맨드는 기반하던 생태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를 큐레이션하는 별도의 플랫폼 사업자가 존재합니다. 택시에 우버가 있고 맛집에 배달의민족과 식신이 있는 것처럼. 이럴때 기반하는 생태계에 큐레이션 플랫폼이 이미 존재할 경우, 그들과 협력하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리모택시가 있었다면 카카오톡 플랫폼을 리모택시와 연결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 경험의 확장적 측면에서 시너지를 노릴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어려운 선택이고 싫겠죠. 하지만 이 방식은 카카오가 생각하던 이상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덤으로 욕도 먹지 않을겁니다. 최근 카카오의 전방위적 진격에 몇몇 패기넘치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시장이 커지니 환영, 우리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시장이 커지는 것은 맞지만, 틈새시장도 카카오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요. 그리고 후자의 가능성을 조금 더 대승적으로 풀고 확실하게 확률을 높이는 것은 플랫폼 연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오프라인에 더 집중하라

1번을 통해 소소하고 간편한 온라인 서비스를 카카오톡 내적 생태계에 밀어 넣는다면, 2번을 통해 시장을 취사선택하는 모험을 택하는 겁니다. 그리고 3번인 오프라인에 집중하는 것은 카카오의 진짜 전략이 빛을 발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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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카카오페이

카카오는 온라인 사업자며 플랫폼을 가지고 사업을 합니다. 이 지점에서 오프라인의 강자들을 포섭하죠. 다만 오프라인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적으로 오프라인 사업장을 세우지 못한다면, 혹은 고용하지 못한다면 오프라인을 잘 아는 사업자를 더 끌어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 경험의 확장적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1번을 통해 소소한 서비스를 빠르게 흡수, 온라인 중심의 저변 인프라를 만든다면 2번을 통해 상생의 의지와 모험적인 시너지를 누리고, 3번을 통해 진짜 O2O 서비스를 찾아보는 겁니다. 현재의 카카오는 오프라인을 더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역시 상생이라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본격적인 온디맨드 전략을 펼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결론은…

쓰고보니 꿈같은 이야기가 많네요. 냉엄한 사업의 현실에서 통용되기 어려운 방식들이라는 점 인정합니다. 하지만, 골목상권 논란이 정치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것. 그리고 카카오가 빠르게 성장하려면 분명 무언가는 포기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끄적였으니 큰 의미는 두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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