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중심 교육 서비스 모비아카데미의 이채령 매니저가 지난 한 주간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사를 정리, 소개합니다.
#가상 개인 비서 서비스의 환상…그리고 몰락
10월 6일, 삼성전자는 애플의 Siri를 만든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 기업 ‘비브 랩스(VIV Labs)’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동남아시아에서 AI 기반 가상 개인 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지난 주 인도네시아의 ‘YesBoss’는 10월 말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경쟁사인 ‘HaloDiana’는 이미 올해 초에 문을 닫은 바 있죠.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한 ‘Djenee’와 말레이시아의 ‘Bemalas’ 역시 고객 맞춤 컨시어지 서비스를 포기하고 본업인 여행 관련 서비스에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상기한 스타트업들은 모두 미국에 적을 둔 ‘Magic’을 모방한 서비스인데요. Magic은 AI를 활용해 SMS를 기반으로 가상 비서가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서비스입니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가상 비서가 바로 대답해준다는 영화 같은 서비스가 왜 동남아에서는 인기를 모으지 못한 걸까요?
그 첫 번째 이유는 효과적인 온디맨드 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한 정도의 퀄리티, 지속성, 스피드를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해당 서비스들이 교통 상황이나 재고 현황, 주식시장의 사정 등에 따라 변수가 발생했을 때,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거나 고객의 요청을 완수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는 높은 비용 문제를 원인으로 들 수 있는데요, ‘Bemalas’의 공동 창립자인 ‘Suthenesh Sugumaran’은 동남아 지역에서 해당 비즈니스 모델로 고객의 요청을 들어주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람들의 재정적 수준이 상승하기까지 적어도 3~5년간은 개인 비서 시스템이 수익을 내기 어려울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YesBoss’와 ‘Bemalas’ 측은 서비스를 중단한 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체 AI를 개발하고 자연어 처리 기술을 만들어 챗봇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지속적으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AI 기반 챗봇 시장이 어떤 형태로 발전해나갈지 지켜 봐야겠습니다.
#싱가포르 스타트업에서 가장 돈을 많이 받는 직책은?
싱가포르 테크 관련 스타트업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직책은 CEO가 아닌 ‘엔지니어링 전담 부사장(Vice president of engineering)’이라고 합니다.
벤처 캐피탈 회사 ‘Monk’s Hill’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다른 분야를 제치고 엔지니어링 분야의 직군이 연봉 1위를 기록했는데요. 응답자 수가 13명으로 많지 않아 업계 전반의 사례로 일반화하기 어려운 감이 있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시사점을 던져 주는 것 같습니다.
한편, CTO의 봉급은 스타트업이 유치하는 펀딩의 규모와 가장 밀접한 연관을 지니며, COO의 봉급은 가장 연관성이 낮다는 점도 흥미롭네요. 이번 조사에 참여한 싱가포르 스타트업들은 시리즈 A 혹은 그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기업들에 한정됐습니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Monk’s Hill’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 웹 서밋(Vietnam Web Summit) 개최
베트남 웹 서밋(Vietnam Web Summit)이 10월 22일에 호치민 시티에서 열린다는 소식입니다. 이어서 29일에는 하노이, 11월 5일에는 다낭으로 장소를 옮겨가며 총 세 번의 이벤트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Viet Nam E-commerce Association’과 ‘Applance Topdev’가 주관하는 이번 서밋에는 전세계 약 200여개 기업과 7천여명의 방문자가 모일 예정입니다. 베트남 현지 기업으로는 FPT, VNG, VinCommerce 등이 참여할 예정인 가운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글로벌 기업 역시 참석한다고 합니다.
정보 보안, 결제, 금융 보안, SNS, 디지털 마케팅, 검색 엔진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80여개의 주제로 강연이 열린다고 하니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에 관심이 많거나 베트남으로의 진출을 앞둔 외국인들에게 좋은 비즈니스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판도를 흔들겠다는 DHL
세계적인 종합물류업체 ‘DHL’이 동남아시아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겨냥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이미 올해 1월 DHL 이커머스 측은 태국에 일종의 상륙거점 성격을 지닌 사무소를 개설한 바 있는데요. 업체 측 추산에 따르면 태국 내 배송 규모는 하루에 15만 건으로 말레이시아나 베트남에 비해 약 4만 5천건 정도 많다고 합니다.
DHL 이커머스의 CEO인 ‘Charlies Brewer’는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잠재성을 높게 평가하며, 다음으로 진출할 국가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DHL은 수많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국가별 특성에 따른 최적화 전략을 통해 해당 지역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