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앱스토어최적화(ASO)를 이야기할 때 늘 빠지지 않는 주제가 있다. 바로 ‘마쟈바오(马甲包)’다. 마쟈바오란 메인 앱과 내용이 동일한 앱을 마켓에 올려, 각종 실험 및 마케팅을 실시해, 메인 앱의 유입을 극대화하는 ASO 전략이다. ‘조끼’라는 의미의 ‘마자(马甲)’는 어쩌다 이런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일까? 마쟈바오의 탄생 배경과 마쟈바오가 마켓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한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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赵本山(초본산)중국 유명 연기자, “꼬맹아, 네가 조끼(马甲)를 입으면 내가 몰라 볼 줄 알았어?!”

(赵说:说,有一只蛇咬了老虎一口,老虎就追这条蛇,追呀追,追到一个湖边,蛇“日”地一下就钻到水里了。老虎就在岸边等,“小样的,我不信你不出来”。不大一会儿从水里钻出一只王八,老虎上去就把它摁那儿了:小样的,你穿个马甲我就不认识人了?!)

어느 날, 뱀 한마리가 호랑이를 물고, 잽싸게 도망쳤다. 호랑이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뱀을 쫓았다. 하지만 뱀은 호수로 쏙 숨어버렸다. “한 발자국만 더오면 물에 빠질껄?” 뱀이 약올렸다. 호랑이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꼬맹아, 내가 여길 계속 지키고 있는 한 넌 평생 거기서 나오지 못할 껄?”.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호수에서 자라 한마리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단단히 화가난 호랑이는 이를 놓칠새라, 재빠르게 자라를 낚아채며 웃으며 말했다”. “꼬맹아, 네가 조끼(马甲)를 입으면 내가 몰라 볼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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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유명한 만담가이자 연기자인 赵本山(초본산)의 농담으로 본토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이때부터 말의 갑옷, 조끼라는 의미의 마쟈(马甲)에 다른 의미가 생겼다. 거짓, 위장이라는 의미의 마쟈는 형용사로서 사람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다. 특히 정부 검열과 취약한 보안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었던 중국 인터넷 환경에서 마쟈는 환영받았다. 사람들은 해킹의 위협에서 기존 아이디를 보호하기 위해, 익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또는 안정적으로 부정 행위를 하기 위해 마쟈 아이디를 만들었다. 한 개그맨의 우스개가 한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 했고, 이 단어는 중국 인터넷에 새로운 문화를 정착 시켰다.

#1 마쟈바오(马甲包): 메인 앱의 성공과 안전을 위한 마쟈(马甲)앱의 희생

한번 가정해보자. 당신은 모바일 앱을 제작하는 중국의 한 중소 기업의 CEO이다. 당신의 회사에는 한개 이상의 앱이 있고, 마켓에서 회사 명의로 여러 앱을 퍼블리싱하고 있다. 당신은 각각의 앱으로 충분한 이익을 창출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다른 회사들도 그러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그 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 경쟁 회사가 자금력이 엄청난 대기업이라면 그 문제는 배가 된다. 이런 비정한 현실 아래에서 당신은 부정행위의 유혹을 떨쳐 버릴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고민한다.

“어떻게하면 걸리지 않을까?”

먼저 우리의 앱을 회사 명의로 정식 퍼블리싱한다. 그런 다음 외주 혹은 자사의 직원을 동원해서 개인 퍼블리셔 명의로 마쟈바오(马甲包)을 몇개 등록한다. 마쟈바오의 수는 일정하지 않지만, 대략 2~4개 정도된다. 마쟈바오는 같은 내용의 앱이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소재, 설명, 아이콘, 제목, 키워드, 용량, 버전 등등은 모두 다르다.

마켓에 성공적으로 업로드되면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이제 마쟈바오를 활용해 당신이 원하는 모든 걸 실행해도 좋다. 부정행위 축에 끼는 기계를 이용한 평점 등록, 키워드 검색, 부스팅부터 메인 앱에 들어가기 전 신기능을 마쟈바오에서 우선 테스트해 보거나, 어떤 키워드에서 유저가 많이 유입되는지 연구하거나 심지어 확장까지 할 수 있다.

잘못하다 부정행위가 적발되어 계정이 정지되거나, 마켓에서 삭제되어도 회사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모든 앱의 정보는 한 서버에 저장되기 때문에 유저들은 다른 앱을 설치하기만 하면 된다.(이때 다른 마쟈바오 혹은 메인 앱으로 다시 유입된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유저들에게 앱을 다시 다운 받을 수 있는 푸쉬 알림 같은 안내가 뜨는 경우도 있다. 앱의 성공과 안전을 위한 마쟈앱의 희생. 이것이 바로 마쟈바오의 기본 개념이다.

“一个游戏三个包,死了一个还有两”
“한 게임에는 3개의 앱이 있다, 하나가 죽어도, 두개가 남아있다”

(사진출처: App Annie)
(사진출처: App Annie)

#2 마쟈바오를 구별하는 방법

일반적으로 앱의 이름이 다 다르다. 뿐만 아니라, 앱스토어에 등록된 스크린샷, 소재, 설명, 용량, 키워드, 퍼블리셔도 모두 다르다. 마쟈바오를 사용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유저들의 이탈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테스트, 키워드의 실험적 확장, 삭제의 위험이 있는 부스팅, 이는 모두 궁극적으로 메인 앱의 유입량 극대화가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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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쟈바오 예시 (출처: ASO100)

#3 판호와 마쟈바오

마쟈바오는 자칫 유저들이 싸구려 브랜드라고 인식하게 만드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마쟈바오를 사용한다는 건 회사에 돈이 없기 때문이다. 마케팅(광고와 홍보 그리고 ASO 등등)을 실행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든다. 그럴바에 차라리 앱 마켓의 차트에만 집중해서 자연유입을 일으키는게 경제적이라는 믿음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마쟈바오는 저렴하고, 잘만 운용한다면 효과적이다.

실제로 많은 중국의 중소기업이 마쟈바오는 곧잘 목격된다. 기계를 이용한 차트 혹은 키워드 부스팅에는 삭제의 위험이 존재하지만, 마쟈바오가 있다면 기업은 더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이 마쟈바오도 앞으로 판호로 인해서 막힐 것이다. 판호는 정부의 검열을 통과해서 판호(코드)를 부여 받아야만 앱스토어에 등록이 가능하게 된다.

하나의 판호를 취득하는 과정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데, 어떻게 두, 세개를 받을 수 있을까? 애써 마쟈바오도 판호를 취득해서 올렸다고 해도, 무리해서 봇으로 차트, 키워드 부스팅을 진행하다가 적발되어 삭제된다면 얼마나 어처구니 없을까? 앞으로 마쟈바오는 판호의 등장과 함께 사라질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된다면 중국 iOS마켓의 경우 오로지 인센티브CPA(오퍼월)만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안전한 만큼 가격이 비싼 전략이다. 대기업은 그렇다쳐도, 과연 돈 없는 중소기업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마치며

중국 격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上有政策,下有对策”

위에서 법이나 제도 등 각종 정책을 통해 규제하고자 하면 그에 대응하여 아래에서도 그에 걸맞는 대비책이 나타난다 라는 의미이다. 중국에는 ASO 전문 기업이 다수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의 게임 회사들의 수요도 역시 존재한다. 위에서 판호 같은 정책으로 이들을 옥죄어 온다면, 이들은 반드시 다른 수를 쓸 것이다. 마켓 시장에서 ASO는 숨박꼭질하듯이 더욱 난잡해지고 정교해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 중국에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한국 기업에게 이런 풍토는 대단히 낯설고 어렵다. 또 중국 시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변화가 빠르고, 대단히 어렵다. 이번 마쟈바오 글로 중국 시장에 대해 경각심을 가졌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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