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진화는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디지털 시대,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수 많은 미디어와 콘텐츠 속에서 우리는 항상 ‘온라인 모드’이다. 콘텐츠 소비패턴이 디지털로 이동하면서 대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마케팅 업계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TV, 잡지 등 일방향적인 전통 미디어에서 다양한 기술로 대중들과 소통하는 디지털 마케팅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했다.

“디지털 마케팅은 기술과 크리에이티브의 연금술이다.”

지난 8월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ad:tech@AD STARS의 ‘마케팅 컨버전스와 디지털’세션에서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 대표는 디지털 마케팅을 연금술에 비유했다. 기술이 어렵고 차갑게 느껴지지만, 기술이 만들어낸 새로운 생태계를 이해하고 인간의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홍탁 대표는 독특한 아이디어와 리더십으로 한국 광고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명이다. 지난 20년간 제일기획에서 마스터로 활동하며 글로벌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을 진두지휘했다. 작년에는 광고 협동조합인 ‘플레이그라운드’를 설립해 대표이자 최고 콘텐츠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1세대로서 그는 대한민국 광고시장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지난 8월 26일 부산국제광고제에서 김홍탁 대표(사진)를 만나, 디지털 시대의 마케팅과 크리에이터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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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전통 미디어가 갖는 영향력이 높았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부족했기 때문에 브랜드와 상품의 특장점을 강조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정보가 디지털화되고,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는 영리해졌다. 효과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필요했다.

“대중들은 더 이상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위해 TV를 시청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정보는 언제, 어디서든지 찾을 수 있죠. 이제는 스토리를 통해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가치를 전달해야 합니다. 오늘날 성공적인 마케팅은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김 대표가 진행한 프로젝트 영상을 보면, 광고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영상이 진행되는 동안 브랜드의 로고나 상품 특장점은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상에는 오직 사람과 스토리가 전부이다.

“누구나 휼륭한 것이 있으면, 누가 진행한 것인지 찾게 됩니다. 과거에 세일즈 볼륨이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브랜드 밸류과 소셜 밸류를 높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화두입니다.”

김 대표는 기술로 인해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인사이트가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술은 변해도 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확장할 수 있는 캠페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지 파악해야 하죠. 사람의 ‘본성’을 찾는 리얼 인사이트를 발견해야 합니다.”

기술 발전과 함께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국내 광고시장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 여전히 광고시장에서 전통 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그는 다양한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식에 대한 확신을 줘야한다고 밝혔다.

“많은 광고주들도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을 원합니다. 하지만, 마케팅 또한 예산이 투입되는 곳이기 때문에 성과가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무리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도 성공여부가 불투명 하다면 캠페인을 진행하지 않겠죠. 디지털 마케팅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캠페인이 실행됐을 때 모든 분야에서 발생하는 반응까지 고려해야합니다. 이를 통해 성공사례가 많아지면, 새로운 마케팅 방식에 대한 믿음도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시대, 크리에이터의 역할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기술을 통해 변화된 생태계를 이해하고 브랜드의 스토리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 중심에는 데이터의 중요성이 있었다.

“크리에이터라면 인사이트를 이 시대 트렌드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데이터 보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과거의 낡은 분석툴은 과감히 버리고, 수 많은 데이터 중 가치있는 인사이트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인사이트 풍부한 데이터 분석이 있다면 광고주와 커뮤니케이션도 수월해지겠죠.”

2015년 김 대표는 제일기획을 떠나 광고 협동조합인 ‘플레이그라운드’를 설립했다. 각자의 전문성을 가진 소수의 회사가 협력하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광고시장에서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통 미디어가 독불장군식으로 캠페인을 진행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수평적인 협업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기입니다. 디지털 마케팅을 하지만, 기술에 대해 전문가는 아닙니다. 방향성 뿐만 아니라, 다양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비전을 공유하며 협업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대한민국 광고업계는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파도에 맞서 변화를 꿈꾸고 있다. 그 안에서 김홍탁 대표는 자신만의 철학과 방식으로 디지털 시대를 헤엄쳐나가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거창한 일은 아닙니다. 성공적인 캠페인을 많이 진행해야 기술이 어떻게 마케팅에 접목됐는지 이해할 수 있죠. 앞으로도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