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한 매니저가 자신의 블로그에 정리한 내용을 모비인사이드에서 편집, 정리했습니다.
‘훌루(Hulu)’는 미국 ‘Content Provider’의 투자로 이루어진 조인트 벤처이며, 그들의 콘텐츠로 TV 다시 보기 서비스(Catch-up TV)를 하고 있던 대표적인 AVOD/SVOD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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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OD: ‘Advertising Video On Demand’의 약자로 광고를 보면 VOD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서비스 (예, Youtube [Google], Crackle [S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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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OD: ‘Subscription Video On Demand’의 약자로 월 혹은 연간 일정 금액을 내면 무제한으로 VOD를 시청 가능한 서비스 (예, Netflix, Amazon Prime Video, HBO Now 등)
훌루는 지난 수년 동안, 주요 지상파(ABC, NBC, FOX)등의 TV 에피소드를 방영 후 일주일 뒤부터 5주간 무료로 제공하는 TV 다시 보기 서비스(Catch-up TV)를 제공했습니다. 물론 광고를 시청해야 볼 수 있었죠. (Hulu의 중간 광고는 아주 고약하기로 유명했죠. ‘Skip’도 안됐습니다.)
고약했던 훌루의 광고기반 다시보기 서비스도 이제 안녕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요. 8월 8일 훌루의 SVP인 ‘Ben Smith’는 앞으로 훌루에서 무료로 제공하던 애니, 한국 드라마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제 7.99달러(AVOD+SVOD), 혹은 11.99달러(SVOD)를 지불해야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Tubi TV’ 등 무료 서비스에 투자하던 ‘Time Warner’가 약 6억 달러를 투자해 훌루의 지분 10%를 확보하면서 시작됐습니다.
‘Time Warner’는 훌루에게 ‘더 이상 고객들이 TV 에피소드를 무료로 시청할 수 없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라는 의사를 던졌고, 다른 이사회 의원들도 동의했다고 합니다.
1. 훌루의 고민, TV 콘텐츠 의존도가 높은 것이 오히려 악재
훌루가 AVOD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했지만, 고객이 유료 고객으로 전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서비스를 가입하게 하는 레버리지 효과만 늘었다고 합니다. 고객들은 훌루를 통해 VOD 서비스에 대한 경험을 키운 셈이죠.
작년 5월과 대비하여 1년 동안 3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1200만 유료 가입자가 된 훌루는 생각보다 증가하지 않은 가입자들 때문에 골치가 아픈 상황입니다.
#유사 TV?…No, 우리는 진짜 TV야!(Sling TV)
재밌게도 ‘슬링TV(Sling TV)’의 출연이 훌루의 고민을 가중시켰습니다. 개별적으로 TV 콘텐츠를 제공하던 유일한 서비스였던 훌루가 슬링TV의 출연으로 위협을 느끼게 됐죠. 슬링TV에 지상파 방송은 없지만, ESPN과 같은 스포츠 라이브 TV와 ‘Walking Dead’, ‘Better Call Saul’ 등 AMC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라이브와 VOD로 시청할 수 있었죠.
훌루가 8일 후 무료로 제공하던 TV 에피소드와 방송 후 다음날 시청 가능한 유료 서비스는 고객들의 돈을 꺼내게 되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기다리면 무료니까 고객들은 참았던 것이죠. 게다가 5주 동안 무료입니다.
결국 훌루는 ‘유사 TV’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진짜 TV’가 되기로 결심했죠. 2017년 초 혹은 올해 말 훌루는 ABC, NBC, FOX, Turner 등이 합류하는 진짜 ‘인터넷 TV’되기로 발표했습니다.
#유사 TV?…TV 콘텐츠가 재밌다고 누가 그래?(Netflix, Amazon)
‘넷플릭스’, ‘아마존’과의 경쟁은 훌루 정체성의 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ABC, NBC 등 지주사들은 훌루에 도움을 주는 것보다, 돈이 되는 곳에 콘텐츠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넷플릭스에도 ABC, NBC, FOX의 콘텐츠가 즐비하죠. 아마존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평단과 흥행을 휩쓴 ‘MR.ROBOT’은 ‘Comcast’ 산하에 있는 ‘USA Network’가 제작했습니다.
아마존도 ‘MR. Robot’을 독점 공급하고 있습니다.
결국 돈 많이 주는 곳에 콘텐츠를 파는 것은 미디어 업체라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 ‘오리지널은 어떤가?’라고 물으신다면, 훌루도 작년 오리지널 드라마인 스티븐 킹의 ‘11.22.63’을 기점으로 ‘The Mindy Project’ 시리즈를 부활시켰고, 휴 로리(The House의 그 박사)의 사이코 스릴러 ‘Chance’, 대기만성형 코미디 배우인 애이미 폴러의 ‘Difficult People’, 애론 폴(Breaking Bad)과 미셀 모나한의 ‘The Path’ 등이 제작 중이거나 이미 방영을 마쳤습니다.
‘Show time’의 ‘Homeland’, Fox의 ‘Empire’, ‘Curious George’ 등도 독점 계약을 통해 확보를 한 상태죠.
더 이상 무료 경험을 통해, 단순히 TV 다시보기 서비스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넷플릭스, 아마존과 같이 무료 트레일을 통해 훌루가 제공하는 독점 콘텐츠와 개인화된 경험을 통해 유료 사용자를 늘릴 계획입니다.
결국, TV 다시보기 서비스는 지주사들의 라이브 채널 지원으로 완전한 인터넷 TV로 전환하려고 하고, 기존 VOD 서비스는 오리지널과 독점 강화로 아마존과 넷플릭스와의 경쟁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그 시작 점은 훌루 무료 서비스를 종료하는 때이죠.
2. 훌루의 무료 서비스는 페이지뷰와 광고 매출에 목마른 ‘야후’에서
훌루의 무료 서비스 종료에 불청객이 한 명 있었습니다. 바로, 최근 ‘Verizon’에 인수된 ‘야후(Yahoo)’입니다.
훌루는 무료 서비스를 종료하는 대신, ‘야후 View’에서 기존의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야후는 돈을 주고, 서비스를 업어온 것이고, 광고 수주와 인벤토리 관리는 훌루가 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영상 서비스는 야후의 전략에 매우 주요한 파트입니다. 우리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디지털 영상 콘텐츠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스포츠, 경제, 뉴스 등에 놀라운 경험을 제공해 왔습니다. 훌루와의 파트너십은 당사 전략의 자연스러운 확장입니다. 버티컬로 최고의 TV &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로 가져오는 것이지요” – 야후의 필 린치(Phil Lynch, VP – Head of Media Partnerships)
야후는 ‘Verizon’에 인수되기 전부터 웹, 모바일 기반의 ‘Yahoo Sports’ 서비스 강화를 위해 MLB, NFL, NBA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광고 기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죠. 이 부분이 ‘Office’와 같은 자체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훌루와의 딜을 통해서 영상 스트리밍 영역에서도 페이지뷰 기반 광고 사업 확대를 할 계획으로 보입니다. 영상만큼 고객을 일정 시간 이상 머물게 하는 콘텐츠는 없으니까요.
야후와 훌루의 전략이 모두 성공할까요? 저는 서로간 일정 이상의 Win-Win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둘 다 변화가 필요했고, 올바른 파트너를 만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