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발전과 함께 게임시장은 변화를 거듭해왔다. PC가 등장한 이후 온라인 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스마트폰과 함께 모바일 게임시대가 펼쳐졌고, 이제는 PC 게임시장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오늘날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VR(가상현실)과 AR(가상현실이)은 스마트폰 다음으로 게임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오큘러스 스토어’나 ‘스팀’을 통해 가상현실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국내외 다양한 게임사가 VR/AR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있다.
모바일 게임 ‘하얀고양이 프로젝트’로 유명한 일본 게임 개발사 ‘코로프라(Colopl)’도 적극적으로 VR에 투자하고 있다. 코로프라는 2015년 4월 미국에 모바일 게임스튜디오인 ‘코로프라 엔아이(Colopl NI)’를 설립했고,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VR/AR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4월 선보인 VR게임 ‘사이버퐁(Cyberpong VR)’의 무료버전 다운로드는 1만건 이상(유료버전 다운로드 3500건 이상)을 기록하며 이용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https://youtu.be/yRRyhBEp5uQ
코로프라 VR 사업의 중심에는 정직한 대표가 있다. 그는 2005년 온라인 게임사 ‘갈라넷’을 창업해 2013년 웹젠에 매각했고, 이후 모바일 게임사 카밤에서 ‘Executive 프로듀서’로 근무했다. 현재는 코로프라 엔아이의 대표로서 VR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PC에서 모바일 그리고 VR로 게임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그들은 어떤 미래를 기다리고 있는지 지난 7월 29일 스카이프를 통해 정직한 대표(사진)와 이야기 나눴다.
코로프라 엔아이는 올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VR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짧은 시간안에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하반기 중 VR/AR 관련 3개의 게임이 추가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코로프라 엔아이는 다른 개발사에 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데, 정 대표는 기획부터 개발까지 2~3개월 안에 진행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코로프라 엔아이가 빠르게 움직이는 데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현시점에서 VR게임이 성공해도 매출수준은 억 단위입니다. 몇 천억을 웃도는 PC, 모바일 게임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죠. 개발기간이 길어지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ROI(Return of investment)를 생각했을 때 생산성이 맞지 않습니다.”
비용적인 이슈도 크지만, 가상현실을 대표하는 킬러 콘텐츠가 없는 상황에서 트랜드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지난 6개월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면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6개월 전 가상현실하면 오큘러스가 절대적이었죠. 이후 VIVE 등 다양한 디바이스가 시장에 선보이면서 양상은 전환됐습니다. 프로젝트 기간을 1년으로 정하면,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기 때문에 짧고 굵게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상황에 맞는 게임을 출시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프로젝트인 ‘Cyberpong VR’을 개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 가상현실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 및 다른 게임들과의 ‘차별화 요소’를 만드는 일이었다.
“초반 가상현실이 신기할 수 있지만, HMD로 현실이 완전히 차단되면 굉장한 외로움을 느끼게 되죠. 게임에 상대방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소셜 경험을 더해서 기존 VR게임과 차별화된 경험을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정 대표는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오큘러스, 플레이스테이션 VR,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모바일 VR게임의 경우 좀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모바일 VR게임의 경우 퍼포먼스적으로 한계가 많습니다. 특히 콘트롤러가 없기 때문에 게임 구현에 제한적이죠. 모바일의 특성상 해상도나 처리능력이 낮기 때문에 공간감을 표현하기도 부족합니다. 현재 모바일 VR은 게임보다 미디어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5년~10년 후에 VR 경험이 확대되면 모바일과 PC/콘솔 VR의 경계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VR 게임시장은 이제 막 형성되고 있다. 대부분 개발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유료버전 판매에 국한되어 있다. 정 대표는 모바일 게임 또한 부분 유료화, 인앱 결제 등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었듯이, 조만간 VR게임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부분 유료화 VR 게임이 하나, 둘 출시되고 있는데요. 내년 중순 이후부터 부분 유료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 같습니다. 마케팅 또한 홍보나 바이럴에 의존하다가 플랫폼을 통해 광고하는 시기가 열리겠죠. VR 광고 트래픽을 사는 회사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미래에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가 활발히 진행된다. 그런면에서 봤을 때, 미국 VR시장은 초기단계를 넘어 성장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기업이 VR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생태계 또한 활발히 성장하고 있다. 이 중심에서 코로프라 엔아이는 NO.1 VR회사를 꿈꾸고 있었다.
“올해 목표는 준비하고 있는 3개 게임을 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플레이어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을 예정입니다. 이는 좋은 팀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겠죠. 향후 5년 이내 게임시장이 VR/AR 중심으로 편성됐을 때, 많은 이들이 떠올릴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