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웨어 기자 시절 부단히도 취재했던 영역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소셜커머스였습니다. 그중 쿠팡의 중국 진출은 저에게도 큰 화두 중 하나였죠.
취재할 때만 하더라도 곧 중국 시장에 진출할 것만 같아서 부단히도 취재를 했는데, 돌아오는 반응은 일관적으로 ‘절대 아니다’였습니다.
중문 페이지를 만든다거나 현지 제품을 소싱하는 것과 같은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기에 더 이상 파고들 수 없었습니다.
결국, 2015년 한 해가 그렇게 지나가버렸습니다. 특히, 그해 1조1000억원을 투자받으며 주목받은 쿠팡은 로켓배송과 물류센터 혁신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계속해서 던졌죠.
“쿠팡의 중국 진출은 나만의 착각이었나?”
이제는 인정하자고 할 즈음에…지난 6월 29일 깜짝 소식이 보도됩니다.
쿠팡 중문 공식 페이지 URL은 www.coupang-china.com으로 쿠팡 영문 페이지인 www.coupang-usa.com과 유사한 형태입니다.
그간 쿠팡 중국 지사의 주요 인력은 개발자, 디자이너, 데이터 과학자 등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회사 위치는 상하이 푸동취 짱지앙 부근에 있죠(제가 상하이 유학시절 자주 머물렀던 추억의 장소..). 연구개발(R&D) 센터의 역할을 한다는 게 쿠팡의 공식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주요 채용 인력도 이 분야에 집중돼 있습니다. 직군별 10~20명 단위의 대규모 채용도 지난 2015년에 진행됐고요.
중국 지사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SBS CNBC에 출연한 쿠팡 경영지원실장의 공식 멘트를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쿠팡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앞으로도 이를 향상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예정입니다. 현재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시애틀, 중국 상해에 R&D센터를 운영하고 있고요. 향후에는 이 부분을 조금 더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현지에 위치한 각 R&D 센터는 쿠팡 IT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은 물론, 글로벌 최고의 기술개발 인력을 채용하는 창구로도 적극 활용될 계획입니다. — 3억달러 투자받는 쿠팡…향후 계획은?(SBS CNBC)
일단, 쿠팡 중문 공식 페이지 개설에는 중국 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가 담겨 있단 생각이 듭니다.
하. 지. 만.
인력 유치를 위해서만 페이지를 만든 것은 아닐 거라는 목소리도 있죠.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미국 사이트와 달리 중국 사이트에서만 기술 인력을 대규모로 모집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며 “기술 개발만을 위해 많은 인력을 채용하진 않았을 것으로 보여 얼마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중국 시장에 조만간 판매 사이트를 개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쿠팡, 중국 진출 가시화…공식사이트 오픈(아이뉴스24)
중국 지사의 역할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여전히 있습니다. 연구개발(R&D) 센터에 머물 것인지, 시장 자체에 뛰어들 것인지를 말이죠. 허나 중국 상하이 지역에 점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1조1000억원을 받은 뒤 끊임없이 사업성 및 적자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혁신을 위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쿠팡의 결단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ps. 개인적으로는, 1년 6개월짜리 프로젝트가 끝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