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플리커 https://flic.kr/p/bfkNd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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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연설 중에 “알리바바를 세운 일은 최고의 실수”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간 마윈 회장의 발언에 대해 국내에 오역돼 보도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에 본능적으로 원문을 찾아봤습니다.

“제가 태어난 이래 최고의 실수는 바로 알리바바를 세운 일입니다. 저는 그때의 결정이 제 인생을 이토록 변화시킬 줄을 몰랐습니다. 저는 본래 작은 기업을 하나 차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정말로 큰 기업이 됐죠. 다시는 이런 식의 비즈니스를 하고 싶진 않습니다. 바라기로는 기회가 된다면 아무 나라나 가서 고요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저는 비즈니스에 대해 토론하고 싶지 않으며,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 마윈 알리바바 그룹 창업주
“我有生以来最大的错误就是创建阿里巴巴。我没料到这会改变我的一生,我本来只是想成立一家小公司,然而它却变成了这么大的企业。不会再做这样的生意。我希望有机会去到世界上任意一个国家,在那里平静度日。我不想谈论商业,不想工作。”

내용을 살펴보니 마윈은 알리바바에 대해 ’최대의 실수(最大的错误)’라고 까지 표현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의외’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17여년 줄곧 소기업이 살만한 생태계를 만들겠단 그의 비전은 단순히 돈을 벌고자 했던 게 아니었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웃긴 얘기 하나 해드릴게요. 뉴건성(멍뉴 그룹 회장)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몽고는 위대합니다. 저 많은 땅을 빼앗고도 그 땅의 자산은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토지는 그가 원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징기스칸은 전략에 있어 선구안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각 지역에 아이들에게 몽고반점을 찍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DNA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그의 전략이었지요. 아시아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몽고반점을 갖고 태어납니다. 징기스칸의 후손들이지요”라고요. 우스운 이야기지요?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는 징기스칸이 생각했던 DNA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제가 관밍성(알리바바 전 이사)에게 이것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몇십년 뒤에 세계 500강에 진입한 중국 기업 중 200개의 강소 기업 CEO가 알리바바를 통해(알리바바를 발판으로 해서) 등장한다면, 그것으로 됐다고.

그의 충격 발언(?)에 대해 분석한 기사는 나오지 않았기에 정확한 내용을 알 수는 없습니다만. 그만큼 마윈이란 한 개인이 갖고 있는 스트레스의 양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알고지내던 한 스타트업의 대표는 사업을 한다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유했던 적이 있습니다.

“토요일 4시 59분. 오후 5시까지 여자친구를 만나러 강남역에 가야 하는데 길이 꽉 막혀 있습니다. 그런데 길이 꽉막혔습니다. 그와중에 갑자기 제가 탄 택시가 접촉사고가 나네요. 기사 아저씨는 더 이상 차를 몰 생각이 없습니다. 사고낸 차주와 멱살을 잡고 싸우는데, 여자친구에게 전화가 옵니다. ”오빠 어디야? 5시 다 됐는데 왜 안와? 우리 헤어져!“ 그래서 그녀를 달래주려고 하는데 배터리가 다 닳아서 폰이 꺼집니다. 저에게 스타트업을 운영한다는 건 이러한 상황을 매일 겪는 일이었습니다.”

기업의 앞길은 누구도 알 수가 없습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경제적인 이유로, 심지어 재난에 의해서도 한순간에 엎어질 수 있는 운명에 늘 처해있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사명감’과 ’가치관’을 강조하며 기업을 일군 마윈의 속내는 더욱 타들어갔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타오바오 가품,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주가 관리의 문제, 중국 정부와의 관계 등등(비록 그는 권력과 돈은 함께 할 수 없다고 천명했으나..钱和权不能碰在一起).

그의 아내는 ’나는 남편을 알리바바에 빼앗겼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말이죠.

그럼에도 마윈은 ’아무나’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가 갖고 있는 꿈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하는 장사꾼과는 다른 면모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가는 전문경영인과 다릅니다. 전문경영인은 훈련이나 교육으로 양성될 수 있죠. 하지만 기업가는 (시대의) 요구에 의해 발견되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무대 위 몇몇 기업가들의 기풍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경영인과 기업가의 차이는 어느 지점에 있을까요. 보통 산에서 멧돼지를 만났을 때를 보면, 직업경영인의 경우 잡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총을 내려놓고 도망갑니다. 하지만 기업가는 그러한 상황에도 식칼을 들고 뛰어듭니다.” – 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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