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PC와 인터넷 보급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쇼핑몰 붐이 일어났다.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와 자유롭게 소통하고 물건을 팔 수 있는 시장이 열린 셈이다. 당시 온라인 쇼핑몰로 대박을 터트렸다는 소식도 종종 들렸다. 이후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 보급이 증가하면서 전자상거래는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도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2014년 UBS은행에 따르면 경제 성장, 중산층의 출현, 인터넷 보급 증대 등으로 2020년까지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35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남아시아의 전자상거래는 모두가 탐내는 시장 중 하나이다. ‘샵라인(Shopline)’은 일찍이 대만에 진출해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홍콩 스타트업이다.
샵라인은 ‘DIY(Do It Yourself)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홈페이지 개설부터 결제 시스템 구축, 마케팅 툴, 고객관리, 유통 등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제공한다. 한국에 유사한 서비스로 ‘카페24’나 ‘가비아’가 있다.
최근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홍콩에서 약 180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 투자지원을 진행했는데, 샵라인은 66:1의 경쟁률을 뚫고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 중 하나이다. 알리바바가 주목한 샵라인은 어떤 회사일까 궁금했다. 지난 6월 1일 홍콩 라이즈콘퍼런스 행사장에서 ‘토니 왕(Tony Wong, 이하 토니)’ 샵라인 대표를 만나 홍콩과 대만의 전자상거래 시장과 알리바바 투자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전자상거래를 시작하는 방법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직접 홈페이지를 개설하거나, 타오바오나 이베이 등 오픈마켓을 통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두 방법은 각각 장단점이 있는데, 둘의 단점을 보완한 서비스가 샵라인이다.
“오픈마켓은 쉽게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독자적인 정체성을 형성하기 어렵고, 고객 정보를 관리할 수 없죠. 홈페이지의 경우 오픈마켓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지만, 오랜 시간과 자금을 투자해야 합니다. 샵라인을 사용하면 한달에 17~71달러로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가질 수 있죠.(웃음)”
홍콩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현재 샵라인은 대만 시장에 더 집중하고 있다. 토니는 대만 전자상거래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모바일’을 꼽았다.
“홍콩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대만의 성장세는 놀랍습니다. 대만의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약 350억달러 정도인데요. 60~65%는 모바일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잠들기 전 밤 10시부터 새벽 2시에 사용률이 가장 높죠.”
내수시장 규모가 작은 탓인지, 다수의 홍콩 스타트업은 초기부터 동남아시아 및 중국 등 해외진출을 생각하고 있다. 샵라인 또한 최근 진행된 알리바바 투자유치를 통해 동남아시아를 넘어 더 큰 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타오바오와 샵라인을 경쟁자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고객들에게 서로 다른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후에는 양사 플랫폼을 통한 크로스프로모션도 염두해두고 있죠. 앞으로 알리바바가 보유한 경험치와 네크워크를 바탕으로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입니다.”
샵라인은 특히 한국시장에 관심이 컸다. ‘토니모리’, ‘아보아보’ 등 한국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됐다.
“한류 열풍으로 홍콩과 대만에서 한국 화장품과 의류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토니모리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습니다. 추가적으로 온라인 상에서 홍콩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기 원했죠. 각 나라마다 온라인 페이지를 구축하는 방식과 트랜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홍콩 내수시장은 작은 편이지만, 이는 스타트업에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가 생존하려는 그들의 생각과 전략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