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Virtual Reality)은 콘텐츠와 이용자가 현실과 똑같은 공간에서 소통할 수 있는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HMD(Head Mount Disply)를 착용하는 순간, 이용자는 가상공간으로 빠져들고, 양손에 쥐어진 콘트롤러를 통해 현실과 똑같이 사물을 집거나, 총을 쏘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VR에서 콘트롤러는 콘텐츠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장치이다.

최근 구글은 VR의 특징과 콘트롤러의 역할을 십분 활용한 ‘Tilt Brush’를 선보였다. 이용자는 Tilt Brush를 통해 가상현실에서 입체적인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다.

가상현실에서 이용자의 두 손이 되어주는 콘트롤러는 HMD 이후 VR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는 ‘폴라리언트‘가 VR 콘트롤러를 개발하고 있다.

폴라리언트는 빛의 편광현상을 이용해 모바일 VR 콘트롤러를 개발하는 회사이다. 편광이란 빛의 파동을 뜻하는 용어로 폴라리언트는 이를 분석해 3차원에서 위치를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폴라리언트는 네이버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빛과 VR 콘트롤러는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폴라리언트가 그리는 VR 시장의 미래가 궁금했다. 이에 지난 5월 10일 네이버 D2팩토리에 입주한 폴라리언트를 방문해 장혁 대표(사진)와 이야기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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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사막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사막개미’ 이야기를 읽고 편광기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우연히 플러그앤플레이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실리콘밸리에서 편광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당시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하며 VR 시장이 재조명됐는데, 이는 사업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편광기술을 어떻게 상용화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마침 DK1으로 롤러코스터 게임을 하는데, 정확한 방향과 위치측정이 이뤄지지 않아서 콘텐츠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많더군요. 저희 기술력이 VR 시장에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했죠.”

PC 기반의 VR시장에서 오큘러스와 바이브가 선보인 콘트롤러는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반면, 모바일 VR을 대표하는 콘트롤러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PC와 모바일 환경이 다르듯,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VR 콘트롤러가 개발되야 한다고 밝혔다.

“오큘러스, 바이브의 경우 적외선 카메라 또는 공간감지센서로 이용자와 콘트롤러의 위치를 추적합니다. 위치 측정이 정확하지만, 연산량이 크기 때문에 고사양의 PC가 필요합니다. 반면 모바일은 컴퓨팅 사양이 낮죠. 모바일에서 VR 콘텐츠를 랜더링 할 때 많은 연산량이 필요한데, 콘트롤러까지 더해지면 기기에 과부하가 오겠죠.”

오큘러스는 적외선 LED센서를 통해 HMD와 콘트롤러의 위치를 추적한다.
오큘러스는 적외선 LED센서를 통해 HMD와 콘트롤러의 위치를 추적한다.

제 3의 도구로 위치를 측정할 경우 높은 연산량을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나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폴라리언트는 빛이 갖는 고유의 특징을 사용함으로써 빛만 있다면 어디서나 낮은 연산량의 콘트롤러를 사용할 수 있다.

“적외선, 와이파이, 초음파 등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요소는 다양합니다. 특히 빛은 직진하는 성격 때문에 위치 측정에 용이하죠. 그리고 우리는 항상 빛에 노출되어 있죠.(웃음) 조도 센서가 부착된 12면체 콘트롤러에 빛이 닿으면 스스로 위치를 계산하기 때문에 연산량도 크게 증가하지 않습니다.”

콘트롤러는 VR 콘텐츠를 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보조 도구이다. 가상현실에서 이용자의 손이 되어주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개발해야한다. 이에 장 대표는 손과 눈의 ‘딜레이’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VR 콘트롤러는 이용자의 감각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개발해야합니다. 그 중에서도 ‘딜레이’가 가장 중요하죠. 콘트롤러의 반응속도가 느려지면 이용자가 답답함을 느끼기 때문에 손을 움직이는 행위와 화면에서 움직임에 격차가 없어야 합니다.”

콘트롤러가 보조 도구인 만큼 사람들의 수요가 사업운영에 가장 큰 요인이다. 장 대표는 긴 호흡으로 조만간 변화할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모바일 VR 시장이 성장함과 동시에 킬러 콘텐츠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VR의 대중화와 함께 VR 콘트롤러의 수요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를 위해서 지금은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콘트롤러 개발이 필요한 단계죠. 앞으로도 다양한 업체와 협업하면서 이용자가 VR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디지털 환경에서 우리의 손은 가장 좋은 입력도구이다. 특히 우리 생활과 똑같은 가상현실에서 두 손을 이용하는 콘트롤러의 존재는 더욱 부각될 것이다. 이제 첫 획을 그은 폴라리언트는 콘트롤러 시장의 중심에 설 순간을 그려나가고 있었다.

“가상현실에서 새로운 컴퓨팅 환경을 대표하는 입력도구는 정립되지 않았습니다. PC에서 마우스가 대표적인 입력도구인 것처럼, VR에서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틸리티를 사용할 수 있는 콘트롤러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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