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12월,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온라인광고제(KOAF)’에 참여했다. 당시 행사장에서 마케팅에 가상현실을 도입하고 있는 회사도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중 HMD 기반 VR 콘텐츠 및 솔루션을 개발하는 ‘포켓메모리‘도 있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VR 시장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적었다. 그저 360도로 돌아가는 영상이 신기할 뿐이었다.
몇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VR 시장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포켓메모리 역시 VR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주목 받았다. 특히 지난 3월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개소식 때, 박근혜 대통령에게 VR 콘텐츠 제작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노출됐기 때문이다.
포켓메모리는 VR 콘텐츠(게임, 영상) 및 플레이어, 전시 솔루션 등 VR과 관련된 다양한 영역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회사이다. 2014년 설립되어 제주도 플레이케이팝 VR 어트랙션 ‘스타 매직글라스’, MBC VR체험관, 조선일보 VR 저널리즘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가상현실과 관련해 여러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포켓메모리. 이들이 생각하는 VR 콘텐츠 시장에서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지난 4월 21일 가산디지털단지역 근처 포켓메모리 사무실에서 조용석 대표(사진)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조 대표는 모바일 게임업계 디자이너로 시작해 마케팅, 전략, R&D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을 쌓았다. 전반적인 경험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데 두려움이 없었다. 이런 조 대표의 마인드는 포켓메모리의 사업방향으로도 이어졌다.
“처음 포켓메모리는 ‘새로운 것을 만들자’라는 목표 아래 설립됐습니다. 때마침, 구글에서 카드보드를 발표했는데요. 조만간 가상현실이 대중화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VR의 매력을 부각시킬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고민하다보니 다양한 영역에 손을 뻗치게 됐습니다.”
포켓메모리는 VR 게임, 360도 영상, VR 플레이어, VR 전시 솔루션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이는 그들의 강점이자 약점이라고 조 대표는 밝혔다.
“아직도 가상현실은 초기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은 자본으로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많습니다. 특히 VR은 융합사업인 만큼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들보다 빨리 경험하고 실패하는 것도 큰 자산인 셈이죠. 그렇다고 저희가 아무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형식의 VR 콘텐츠는 등장과 함께 주목을 받았지만,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의 무게, VR 어지러움증 등 기술적으로 해결해야할 부분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조 대표는 콘텐츠에 더 집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어느정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술적인 문제는 해결됩니다. 기술보다 어떻게 VR 콘텐츠를 비즈니스화 할 수 있는지 논의해야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 시장을 구성하는 플레이어들이 살아남아야하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조 대표는 VR 시장을 이끌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VR 기기나 콘텐츠를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에게 뭔가 이득이 없다는 뜻입니다. 단순한 콘텐츠보다 검증된 사례를 통해 VR 콘텐츠의 필요성이 대중들에게 각인되어야 합니다. 이를테면 ‘VR로 S대 수석합격’ 기사가 나오면 학부모들 사이에서 난리가 나겠죠.(웃음) 앞으로 시장을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콘텐츠와 좋은 사례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VR 시장에서 무엇이 킬러 콘텐츠인지 알 수 없다. 다양한 콘텐츠 중 VR 저널리즘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가상현실을 통해 이용자에게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동감 있는 상황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외 다양한 언론사에서 이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포켓메모리는 조선일보와 함께 VR 저널리즘을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독자들의 반응은 저조한 편이다.
“360도 영상의 경우 후반작업에 투입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일반 방송처럼 시의성있는 이슈를 취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평소 체험하기 어려운 장소나 이슈를 전달하자는 취지로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스티칭 기술(360도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하나의 콘텐츠로 붙이는 작업)이나 360도 영상 스트리밍 기술이 지금보다 조금 더 발전한다면 VR 저널리즘의 한계는 곧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바일 시장도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후 게임이나 메신저 등 킬러 콘텐츠가 등장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스마트폰으로 몰리면서 부가적인 사업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광고이다. 조 대표는 VR 콘텐츠 시장의 성장과 함께 VR 광고 시장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현실은 이용자가 무엇을 보는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마우스나 터치가 아닌 콘텐츠를 보는 이용자의 시선을 추적합니다.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형태를 더욱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셈이죠. 이를 활용해 광고시장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대비해 저희는 VR PPL(간접광고) 솔루션을 개발해 특허로 출원원해놓았습니다.”
대기업, 정부 등에서 VR 시장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플레이어는 소규모 스타트업들이다. 작은 규모지만, 빠른 행동력과 다양한 경험으로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 자금, 운영 등 사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도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킬러 콘텐츠’와 ‘콘텐츠의 비즈니스’ 두 가지 키워드를 명심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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