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이라니…당연한 말 아니야?
누구나 ’플랫폼’으로 설명하는 세상에서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보고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하는 건 모순일 수 있습니다. 플랫폼의 정의를 거칠게 정리하면 ‘사람들이 모이는 곳’ 정도가 될 것인데, 월간 순방문자수가 적게는 700만, 많게는 1200만을 육박하는 국내 이커머스는 당연히 플랫폼입니다.
그 이야기만을 하고자 하는 건 아니니까 오늘도 글을 쓰겠죠? 지난 4월 22일 아이씨비가 주관한 중국 직구 플랫폼 SMZDM(什么值得买)의 한국 쇼핑몰 운영업체 대상 설명회가 열렸는데요. 개인적으로 중국 특유의 이커머스 전략을 하나 엿볼 수 있었습니다.
1. 커머스+커뮤니티=미디어 플랫폼
SMZDM은 일일 페이지뷰(PV) 5037만, 일일 순방문자(UV) 4890만, 앱 일일활성이용자(DAU) 470만의 직구 플랫폼입니다. 2010년 중국에서 최초로 탄생한 직구 서비스인데요.
수치적인 정보 외에도 특이할만한 점이 하나 있었는데,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 브런치를 방불케 하는 자체 리뷰 페이지였습니다.
SMZDM은 구매자들의 커뮤니티 확충에 많은 역량을 집중해왔다고 이날 발표했는데요. 이 포스팅 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의 완성도는 전문 리뷰를 방불케할 정도였습니다.
약 1000만 가입자들 중 많은 숫자가 완성도 높은 리뷰를 남긴다고 하는데요. 행사 당일 만난 SMZDM의 글로벌 사업 개발 매니저인 쑨시아오통에게 커뮤니티를 만든 목적과 유지 비결을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답이 돌아왔습니다.
1000만 가입자들 중 많은 숫자가 저희 커뮤니티 페이지에서 완성도 높은 블로그 포스팅을 올리고 있습니다. 댓글로 이용자들 간의 토론도 이뤄지고 있는데요. SMZDM은 중립적인 위치에서 커뮤니티가 운영되도록 돕고 있습니다.
즉,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리뷰를 남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리뷰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는 댓글도 열어놓아서 최대한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어놓은 것입니다. 글 사이에는 연관 제품 판매 배너도 붙어있는 등, 추가 구매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이커머스 페이지들을 보면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의 리뷰 한 두줄 정도인데요, 이곳에서는 완성도 있는 글이 올라오고 이에 대한 평가도 자유롭게 이뤄지면서 자체적인 자정이 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고객들이 모여서 자체적인 목소리를 내다보니, 리뷰 페이지는 자연스레 미디어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객관적인 평가에 대해서는 호평이 달리고, 영리를 위해 편집된 글에 대해서는 반문이 달리는 셈이죠.
SMZDM은 이러한 고객 반응을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합니다. 이들이 어떠한 제품에 대해 반응이 좋은지는 커뮤니티를 통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커뮤니티 조성 -> 미디어 플랫폼 구축 -> 제품에 대한 자유로운 평가 -> 고객이 원하는 제품 소싱’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2. 페이지에 광고를 달면 어떠할까?
지난 번 게재한 ’모니카의 광고 이야기’에서는 정리한 티몬과 NHN엔터테인먼트가 광고적 관점에서 낼 수 있는 시너지를 상상했습니다.
트래픽을 광고 수익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전제조건은 트래픽을 유지하거나 상승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쇼핑이 티몬 앱 이용 목적인 만큼 쇼핑경험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광고 영역을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티몬 앱에 네이티브 광고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Sponsored 콘텐츠 처럼 서비스의 UI/UX와 유사한 광고 형태를 네이티브 광고라고 한다.(중략) 현재 티몬 사이트에는 입정광고 위주이지만, 티몬 내에서 판매가 아닌 행사 혹은 정보 전달을 위해 외부 페이지로 넘어가는 광고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어떠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서 소셜커머스에 접속하기 때문에 그 성향에 맞추어 광고 내용에 할인 정보나, 할인 혜택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필수사항이 생길지도 모른다.
트래픽이 모이는 곳은 광고 플랫폼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비근한 예로 네이버나 다음의 메인 화면에 배너 형태의 광고가 붙어 있는 것을 쉽게 접할 수 있죠.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 모두 이러한 광고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클릭(터치)이 구매로 직결되는 특성을 갖고 있기에 아무 광고나 배치한다면 역효과만 나게 될 것이기에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적자폭이 더욱 커지고 있는 소셜커머스에서는 시도해볼법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관련 기사: 팔면 팔수록 적자, 벼랑끝 소셜커머스(비즈니스워치)
제품을 팔때마다 적자가 난다면, 그 자리중 일부에 광고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투자대비수익(ROI)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가장 강력한 킬러콘텐츠인 이커머스에서 콘텐츠가 들어갈 공간에 광고를 넣는다는 건 리스크가 높은 행동입니다. 광고 효율과 이용자들의 거부감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할 것입니다.
인터넷이 본격 대중에게 보급됐던 2000년대초. 이용자들이 포털에 모였던 이유는 뉴스와 커뮤니티에 있었습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저 역시 키보드만 있으면 모두가 워리어(…)가 된 모습을 생생히 목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검색을 통해 무한정에 가까운 정보를 접하는 세상이었기 때문입니다.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사람들이 정보를 접하는 방식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작은 화면에서 몇번의 터치를 통해 콘텐츠를 접하는 방식은 검색만큼이나 영향력을 갖습니다. 쿠팡, 티몬, 위메프와 같은 국내 대표격 소셜커머스가 네이버 지식쇼핑 없이도 오픈마켓과 동등한 위치를 가질 수 있는 배경에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들 수 있겠지만,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콘텐츠)을 적재적소에 배치했기에 가능한 변화였습니다.
즉, 구매하고자 하는 물건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연결할 수 있는 여지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죠. PC 인터넷 시절에는 사람들이 ‘검색’을 중심으로 모였다면, 모바일에서는 ‘구매’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이 “앞으로의 시대는 데이터가 석유의 역할(에너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지 않았을까요.
이커머스는 사람들이 모이는 ‘플랫폼’입니다. 커머스 이상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SMZDM의 사례와 같이 커뮤니티 파워를 통한 미디어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모여있는 트래픽을 통해 광고 플랫폼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2년 전쯤 모 소셜커머스 홍보담당자들이랑 밥을 먹으면서 농담조로 건의했던 게 데자뷔로 떠오릅니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소셜에 모이는데, 거기서 판매하는 제품을 전문적으로 리뷰하거나 평론하는 공간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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