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인사이드에서 일본 트렌드를 전달하는 ‘App Ape’와의 인연은 작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pp Ape는 일본 스타트업인 ‘Fuller(이하 풀러)’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앱 분석 서비스이다. 한국 진출을 준비하는 소식을 듣고 만나게 됐는데, 글쓰는 사람으로서 더 큰 관심사는 그들의 블로그였다. 일본에서 사랑받는 SNS, 모바일 게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데이터 기반으로 소개 및 분석해주었기 때문이다.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일본. 텍스트로 접하던 일본 모바일 시장의 모습을 직접 느껴보고자 지난 3월 말 아껴두었던 휴가를 쓰고 일본 도쿄로 떠났다. 마침 가까운 곳에 풀러 사무실이 위치해 있어서 Hiroki Sakurai(사쿠라이) 풀러 COO(최고운영책임자)와 김영빈 한국지사장을 만나 일본 모바일 시장과 스타트업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풀러는 코센 고등전문학교를 졸업한 5명을 주축으로 2011년 설립됐다. 고등전문학교를 한국으로 비유하면 5년간 공업과 관련된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우는 과학고 같은 곳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각기계층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5명의 친구들은 Shuta Shibuya(현 풀러 CEO)와 사쿠라이(현 풀러 COO)의 주도 아래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현재 풀러는 라인, 소프트뱅크, 도코모, 무인양품 등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처음 풀러가 설립될 2011년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였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모바일 시대가 등장했고, 이들은 자연스럽게 변화의 파도에 몸을 던졌다.
“미국 기술이 일본으로 들어오기까지 약 1~2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움직임을 꾸준히 지켜보고 있었죠. 회사 설립당시 미국에서는 데이터 관련 사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었는데요. 이러한 추세를 보았을 때, 앞으로 모바일 시장에서 데이터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바일 데이터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모바일 앱을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당시 앱을 사용하는 사람은 새로운 단말기에 관심이 높은 얼리어답터 뿐이었다.
“이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앱이 무엇인지 찾아주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었죠. 그런데 너무 데이터에 특화된 서비스였고, 당시 앱에 관심있는 사람은 소수의 남성 위주여서 앱마켓에 출시하지도 못했죠. (웃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계층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후 모바일 배터리 관리 앱인 ‘절전 Ojisan’을 출시했습니다.”
볼록 튀어나온 배와 콧수염 그리고 대머리 아저씨는 절전 Ojisan을 대표하는 캐릭터이다. (사쿠라이가 디자인했다.) 다른 모바일 관리도구 앱과 달리 친숙한 캐릭터와 게임적인 요소를 서비스에 접목하면서 절전 Ojisan은 마케팅 없이 단기간에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다.
데이터가 쌓여가면서 풀러는 또 다른 고민을 시작했다. 모바일 앱 산업에서 아직 구체적인 데이터를 전해주는 서비스들이 빈약하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에게 ‘데이터’는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인식이 컸다. 이는 풀러가 App Ape로 데이터 사업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App Ape Analytics에서 사용되는 10만 모수의 모바일 앱 데이터는 절전 Ojisan 등 풀러가 개발한 앱으로부터 수집됩니다. 절전 Ojisan의 다운로드가 증가하면서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죠. 또한 2013~2014년 일본의 모바일 게임이 부흥하기 시작하면서 모바일 데이터의 중요성과 관심이 커진 상태였습니다. 모바일 데이터 시장이 무르익었다고 생각할 무렵에 엔지니어가 심심해서 만들었다며 대시보드를 보여줬는데, 그것이 지금 App Ape의 전신이 됐습니다. (웃음)”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용자들로부터 정보를 수집할 때에는 제약이 많다. 개인정보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탈하면 정보 수집이 불가능하다. 풀러는 이러한 이슈를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해결해나갔다.
“모바일 이용자들은 장문의 이용규약을 읽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기업에서 대충 작성된 이용규약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았죠. 저희는 이러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러스트 형식으로 이용규약을 제작해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만들고 개인정보를 제외한 내용이 풀러 사업에 사용된다고 정직하게 밝혔죠. 물론 이용규약을 읽고 서비스를 삭제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용자들에게 신뢰감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풀러는 다양한 계층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처음에 절전 Ojisan으로 시작했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Ojisan 게임, 커플용 단말기 관리 앱 등 각 계층에 적합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출시 후 한달간 다운로이드 추이를 보면서 보안, 업데이트 또는 폐지를 결정하고 있죠.”
풀러의 빠른 서비스 운영력은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됐다. 김영빈 한국 지사장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한국에 풀러 서비스를 테스트했는데, 생각보다 이용자들의 다운로드와 재방문율이 좋았다. 이로인해 Fuller는 한국 시장에서 가능성을 발견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 관련기사: 지방 인문대생 한계 넘어 ‘日 최고 IT기업’ 입사한 이 남자(머니투데이)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은 항상 뜨겁습니다. 매월 다양한 게임이 출시되고 있죠. 그만큼 모바일 데이터가 중요한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App Ape는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앱 데이터를 보여주는데요. 안드로이드가 활성화된 한국은 최적의 시장인 셈이죠. 김영빈 지사장이 풀러에 합류해 적극적으로 제안한 덕분에 한국시장까지 진출하게 된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에서 ‘한명의 인재가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계기였죠. (웃음)”
설립 당시 5명으로 시작한 풀러는 현재 30명의 동료와 함께하고 있다.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했지만,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의 속도로 차근차근 전진하고 있었다.
“일본에서 인지도가 올라 온 상태지만, 아직도 더 알려져야하는 스타트업입니다. 매출이 있기에 회사가 전속되고, 좋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듯이 여러 클라이언트들이 ‘모바일 데이터는 풀러’라고 생각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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