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스타트업 투자 관련 안좋은 이슈들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지만, 파장은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중립적으로 잘 정리한 이코노믹리뷰의 기사를 참조하면 좋을 것 같네요.
결국, 돈 문제입니다. 조직과 조직, 사람과 사람 사이에 돈이 오간다는 것은 예민한 사안이죠. 가령, 전세 세입자와 집주인의 관계만 봐도 그렇습니다. 보호해주기 위한 법망이 있음에도, 전세 사기당했다는 소식도 비일비재하게 들려옵니다. 하물며 기업과 기업의 돈 거래(?)는 더 할 말이 없죠.
투자사 입장에서 투자는 더욱 높은 가치로 회수하기 위한 목적이 있고, 그런 의미에서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는 리스크일 수도 있는 결정입니다. 허나 투자에 대해서 여전히 ‘꽁돈’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많습니다. 이 지점에서 무리한 투자, 지분 인수 등의 이슈가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대해 참 많이 언급한 인물이 한명있는데요. 바로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입니다. 그가 투자, 주주에 대해 강연했던 내용을 통해 기업 운영 철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고객이 첫째, 직원이 둘째, 주주는 셋째
상장 후 우리는 계속해서 ‘고객이 첫째, 직원이 둘째, 주주는 셋째’라는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우리가 믿기로 어떠한 어려운 결정을 하더라도, 과거에건 미래에건 상관없이 이 원칙을 지킨 후에라야 각자의 이익에 대한 최대한의 존중과 보호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장에 관한 어떤 의미가 있다면, 이는 우리로 하여금 더욱 고객을 돕고, 직원을 지지하며 주주의 이익을 지키는 것입니다.
상장 후 우리는 계속해서 ‘고객이 첫째, 직원이 둘째, 주주는 셋째’라는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우리가 믿기로 어떠한 어려운 결정을 하더라도, 과거에건 미래에건 상관없이 이 원칙을 지킨 후에라야 각자의 이익에 대한 최…
마윈 어록 – 马云讲话에 의해 게시 됨 2016년 4월 4일 월요일
이는 마윈이 지난 2014년 10월에 강조했던 내용입니다. 알리바바는 그해 5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고, 9월 역대 최대 규모로 뉴욕 증시에 상장했습니다. 공모가가 68달러였으나, 92.70달러에 첫 거래를 시작했고, 100달러 직전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이후 주당 최대 120달러에까지 다다르기도 했죠.
- 관련 기사: 알리바바, 역대 최대 규모 美증시 데뷔(플래텀)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이듬해 1월부터 ‘짝퉁 판매 논란’ ‘분기 실적 악화’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더니, 5월에는 주당 80달러 선도 붕괴되는 데에 이릅니다.
마윈의 ‘고객이 첫째, 직원이 둘째, 주주는 셋째’ 원칙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던 해였죠.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자신의 생각을 지켜왔습니다.
#투자자에 기대지 말고 시장을 봐라
아래는 마윈이 2015년 10월에 한 강연의 일부분입니다.
“다른 사람(투자자)의 돈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돈을 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하죠. 그 수익만이 당신의 사업을 유지하게 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당신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하죠.”
알리바바가 뉴욕 증시 상장 후 가장 어려웠던 시기였음에도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올해 1월에는 니혼게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럼에도 주주보다 고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죠.
기자: 작년에 미국시장에 상장한 주가가 한때 피크때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마윈: 중국 민간기업이 이 정도 대규모 상장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미국 투자가들과의 대화가 미숙했다. 하지만, 반드시 개선될 것이다. 미국 투자가들은 우리 회사의 주식은 사지만 서비스를 이용한 적은 없어서 중국에서 알리바바의 혁신성과 영향력을 알지 못한다. 알리바바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고객이고 다음이 종업원, 그 다음이 주주다. 주주를 가장 중시하는 미국 월가와는 다르다. – 마윈 회장, “알리바바는 중국의 또 하나의 성(省)”(연합뉴스)
외부에서 어찌보든, 심지어 주주들이 포진돼 있는 미국의 투자 문화가 어찌하든, 그는 알리바바의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미국 투자가들은 (중략) 중국에서 알리바바의 혁신성과 영향력을 알지 못한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알리바바를 지키는 건 주주가 아니다…우리다
마윈의 이러한 생각은 단순 임기응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그는 줄곧 고객, 직원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왔죠. 2007년 홍콩 증시 상장을 준비했던 시기에도 직원들에게 이 점을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알리바바가) 주식시장에 상장되더라도 고객들의 지지가 없다면 우리는 전진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주, 주식시장의 주주들은 단기적 요소일 뿐입니다. 만약, 오늘 한 주를 샀는데, 주가가 떨어진다면 형세는 그다지 좋지 않아보일 것입니다. 도망가는 사람들은 주주들이겠죠. 저와 여러분은 도망갈 방법이 없습니다. 알리바바라는 배를 지켜내야 하는 역할이 우리에게 있죠. 그러므로 영원히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직원들, 주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죠. 하지만 가장 가장 중요한 것, 반드시 가장 우선 순위에 둬야할 것은 우리의 고객입니다. 고객이 제일입니다.
결국, 배를 지켜야 하는 것은 마윈과 직원이라는 말입니다. 이후 뉴욕 증시에 상장할 때에도 ‘고객이 가장 우선, 그리고 직원, 마지막이 주주’라고 되풀이했던 것입니다.
위에서 정리한 마윈의 강연에는 ‘스타트’를 생각하기 전에 ‘업(業)’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습니다.
스타트업이란 키워드가 우리나라에서 트렌드로 등장한 지 이제 5년여입니다. 그 사이에 스타트업 하면 무언가 새롭고, 당연히 투자가 뒤따르는 것이라는 인식도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이미지의 껍데기 아래 잘못된 투자 관행, 창업 문화가 생겨났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트업이든 벤처든 어떤 미사여구로 꾸미더라도 중요한 건 돈을 버는 ‘기업’이어야 할 것입니다. 마윈이 말했듯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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