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기능을 도입할 때 ‘그랜드 오픈’과 같은 거창한 방식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어느 날 다른 페친에게서 ‘어 이 기능이 열리는데?’와 같은 반응이 나오는 식의 부분적 도입을 하죠. 가령, 지금은 누구나 사용하고 있는 ‘체크인’ 기능이 5년 전만 하더라도 이렇게 순차적으로 열렸습니다.
Place 기능을 사용하고 뉴스피드 란에 ‘체크인’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Posted by 유재석 on 2011년 6월 30일 목요일
이뿐만이 아닙니다. 프로필 페이지의 타임라인 디자인 및 이용자인터페이스(UI), 여러장 사진 올리기, 동영상 기능 등 그간 도입됐던 새로운 기능들 역시 일부 이용자들에게 먼저 오픈된 뒤, 순차적으로 나머지 이용자들에게 열립니다. 기본적으로는 5%의 이용자에게 열고 그 이후 10%, 15% 이용자에게 공개한 뒤, 전체 이용자에게 오픈하는 식이라고 합니다.
일명 ‘5%→10%→15%’라고 불리는 페이스북의 이러한 새로운 서비스 도입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입니다. 스마트폰의 기본 언어를 영어로 해서 페이스북앱을 이용할 시 검색, 트렌드, 포스팅에 대한 이용자의 반응 등 한글보다 더 많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내용입니다.
페이스북 정도 되는 글로벌 기업이라면 정식으로 멋지게 서비스를 오픈할 수 있을 텐데, 일부 이용자에게 깨작깨작(?)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두 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1 이용자의 측면
페이스북이 새로운 기능을 도입할 때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이용자’입니다. 새로운 기능을 도입할 때 이용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호응을 받는지를 측정한 뒤 스마트폰 기기, 국가, 언어별로 순차 도입하는 구조입니다.
물론, 페이스북만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건 아닙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수요를 파악한 뒤 기능을 도입하는 대표적인 기업인데요. 이들 역시 새로운 기능을 도입할 때 가장 먼저 미국 동부(버지니아 북부) 리전(Region)부터 도입한 뒤 이용자의 반응을 파악해서 수요가 많은 기능들을 다른 지역의 리전에 순차적으로 적용하곤 합니다.
페이스북은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SNS 서비스이겠지만, 내부를 보면 모든 것을 데이터화해 측정하는 빅데이터 기업입니다. 이용자의 ‘좋아요’ ‘공유’ ‘댓글’ 뿐만 아니라, 이들의 소속 국가, 지역, 언어, 성별, 취미 등 모든 정보를 갖고 분석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니즈를 섬세하게 파악한 뒤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혹은 영향력을 가진 이용자들에게 우선 오픈하는 것이겠죠. 최근 뉴스 페이지 ‘인스턴트 아티클’, 모바일 생방송인 ‘라이브’를 한국 시장에 도입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국내에서도 영향력 있는 페이지와, 이용자들에게 ‘라이브’와 ‘인스턴트 아티클’이 일부 도입됐는데요.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기능에 대한 반응을 파악한 뒤 전체 이용자, 페이지에 도입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2 개발의 측면
이용자의 수요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발 리소스에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15억9000만 명 월간활성이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 서비스입니다. 새로운 기능을 모든 사람에게 도입한다면 서버, 인력이 남아나지 않습니다. 새로운 기능의 성패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전체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도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페이스북은 일명 린 스타트업 방법론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셈입니다. 린 스타트업의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은 제품이나 시장을 발달시키기 위해 기업가들이 사용하는 프로세스 모음 중 하나로서,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과, 고객 개발(Customer Development), 그리고 기존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주로 오픈소스) 등을 활용한다. 린 스타트업은 우선 시장에 대한 가정(market assumptions)을 테스트하기 위해 빠른 프로토타입(rapid prototype)을 만들도록 권한다. 그리고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기존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프랙티스(폭포수 모델 같은)보다 훨씬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진화시킬 것을 주장한다. 린 스타트업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새로운 코드를 릴리즈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 지속적 배포(Continuous Deployment)라는 기법을 사용한다. – 위키피디아
쉽게 말해서 특정 기능을 새롭게 도입할 때 배치해야 할 서버와 개발 인력 관련 리소스를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미리 파악한 뒤 수요에 따라 순차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기업의 입장에서 효율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페이스북의 ‘5%→10%→15% 도입 방법’은 거대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에게 사랑받는 서비스를 우선 도입하겠다는 것. ‘이용자가 우선’이라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철학이 페이스북에 녹아져 있는 셈이죠. 이제는 스타트업 규모가 아님에도 가장 스타트업스럽게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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