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석군, 밥 한 번 먹지?”
오랜만에 라인앱이 울렸다. 개인적으로 나에겐 IT 스승과 같은 존재, 테크수다 도안구 기자의 연락이었다.
도안구 기자와의 인연은 4년 전 여의도역 커피집에서 비롯됐다. 그 때는 맨 처음 입사한 모 경제지에서 영화 분야를 신나게 취재하다가 인사발령 직후 방향성을 잃고 헤매던 시기였다. 습관처럼 출근하던 중 ‘빅데이터’라는 키워드를 중점적으로 파고 들었다. 갓 수습 딱지를 뗀 기자에게 전문성이 있을리가. 당시 IT 영역을 전문적으로 취재하던 데스크는 이런 나를 안쓰럽게(?) 여기고, 도안구 기자를 연결해주었다.(그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슬로우뉴스에 친절히 적혀 있다.)
인연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이하 마소)라는 한국서 가장 오래됐던 IT 잡지로까지 연결됐다. 그는 편집장이었고, 나는 취재기자였다. 1년 10개월여간 참 즐겁게도 IT 현장을 누비며 취재했다. 그의 가이드로 인해 주니어 기자임에도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었고, 짧은 시간에 시장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즐거운 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재정 상황으로 인해 휴간을 결정한 것. 마소의 기자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누군가는 영상을 만들러 갔고, 또 누군가는 IT 기업으로 발길을 돌렸다. 기자로 남은 이들도 있다.
도안구 기자는 마소 합류 전에 만들었던 미디어 플랫폼 ‘테크수다‘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는 마소에 합류하기 전 테크수다의 형식에 머물지 않는다.
콘텐츠 영역은 ‘글’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그는 마소 시절에도 후배 기자들에게 “동영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곤 했다. 말에서 그친 것은 아니다. 그는 늘 행동해왔다. 블로터를 애독하던 이들이라면 ‘얼굴이 꽉찬 방송’을 기억할 것이다.
블로터에서 해왔던 얼굴이 꽉찬 방송은 전초전이었을까. 그가 이번에 준비한 것은 생방송이다. 페이스북 생방송말이다. 타이틀은 ‘도라이브’ 참 그다운 아이디어란 생각이 들었다.
오늘 예고한 대로 유재석의 비틀어보기 방송을 도라이브에서 진행했습니다. 역시 유재석 모비인사이드 피자의 파워는 놀랍습니다. 1천명이 넘게 시청을 해주셨네요. 부족함을 빠른 시일 내 채워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
Posted by 도라이브 on 2016년 2월 16일 화요일
두차례 참석해본 입장에서 몇가지 특징을 정리해본다. 첫째, 도라이브는 촬영부터 내용까지, 모든 것이 모바일 중심이다. 촬영 도구는 아이폰6S 플러스다.
제가 가방에 가지고 다니는 기기들을 꺼내봤습니다 홍순성 님과 티타임을 갖다가 가방을 털렸어요.. ㅎㅎ#도라이브
Posted by 도라이브 on 2016년 2월 18일 목요일
둘째, 형식 역시 모바일스럽다. 페이스북에서 실시간 소통하는 구조다. 텔레비전 녹화, 혹은 생방송을 여러차례 해봤음에도, 작은 모바일 화면을 보면서 생방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세계였다.
셋째, 도라이브는 콘텐츠를 갖고 현장을 누비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생방송이다. 매주 화요일 오후 3시에는 ‘유재석의 비틀어보기‘라는 타이틀로 기사에서 다 이야기하지 못한 현장 이야기를 도안구 기자와 수다로 풀고자 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김덕진 한국인사이트연구소 부소장과 함께 소셜미디어(SNS) 데이터 분석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도 기자가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생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MCN(멀티채널네트워크)은 기존 미디어 채널이 아닌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온라인 채널에서 떠오르는 스타(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기획사이자, 콘텐츠 플랫폼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새로운 타이틀의 플랫폼이 떠오른 셈이다.
다만, IT 영역은 무풍지대다. 게임을 제외하고는 IT 자체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을만한 크리에이터의 자리가 비어있는 것이다. 그 지점에 도안구 기자가 있다.
‘수다’를 좋아해서 기사의 꼭지에 IT 수다떨기란 키워드를 넣었고, 그래서 매체 명까지 테크수다로 지은 도안구 기자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며, 이에 동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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