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이 또 사고를 칠 모양이다. 오프라인 물류센터 구축이 모자라서 전세계적인 항공, 해운 물류사업을 직접 추진하려 하는 것이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미 항공기 20여대의 장기사용계약(리스)을 체결했고, 국제해운업 라이선스도 신청했다.
아마존이 왜?
아마존은 지난 십여년간 온라인에서의 자신감에 기반해 과감하게 오프라인 물류센터(풀필먼트센터)를 건설해왔다. 그 결과, 2014년말 기준 아마존의 미국내 물류센터 면적은 월마트 매장 면적보다 넓어졌고, 2015년 하반기에 아마존 시가총액은 월마트를 넘어섰다. 동시에 제프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세계 4위 부호가 되었다.
이제 아마존의 온라인에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연계 전략은 미국을 넘어서 전지구를 상대로 확장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인도의 생산공장 출하 창고에서 미국에 살고 있는 소비자 집 앞까지 모든 순간 아마존의 생태계 안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의 상황에 가상적으로 빗댄다면, 쿠팡이 물류센터 과감하게 투자하더니 기업가치가 이마트보다 커지고, 더 나아가 해운사업과 항공물류사업을 직접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한국에서는 택배트럭 자가용 논란 벌어지는데, 해운업 직접한다고 하면 어떤 지적질이 나올지? 한국판 아마존은 나올 수 있을까.
가뜩이나 아마존의 생태계에는 만물상처럼 온갖 다양한 사업(컨텐츠, 클라우드컴퓨팅까지)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제 항공물류, 해운업까지 포함되면 생태계는 훨씬 풍성해지고 빈틈없어(seamless)지는 것은 확실하다.
아마존은 어찌보면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간극을 온라인 스마트 기술을 통해서 최소화하고자 하는지도 모르겠다. 전자상거래의 핵심은 오프라인 비효율을 온라인으로 해소하는 것인데, 오프라인의 비효율이 가득한 것이 물류라면, 그리고 가장 문제는 글로벌한 물류라면 하늘과 바다로 아마존이 진출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게다가 요즘 전세계적인 트렌드는 ‘해외직구’다. 중국인, 미국인도 해외직구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이 현격히 줄어들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때는 중국 소비자가 미국에서 구매하고, 중국의 광군제때는 미국 소비자가 중국에서 구매한다. 모두 온라인을 통해서 가능하다.
관건은 글로벌한 물류로 귀결된다. 국경간 전자상거래의 규모가 커지는 것이 당연한 방향이라면 글로벌물류시스템을 선점하고 온라인에 연결한 자가 승기를 잡고 선두주자의 이점을 누리게 될 것이다. 가장 앞선 것은 역시 아마존이고, 규모로 아시아를 이미 호령하는 것은 알리바바다.
현시점에서 아마존이 하늘과 바다로 진출하는 것이 항공물류사업자, 해운사에게 위협적일 수 있겠으나, 중장기적으로 아마존의 진검승부 상대자는 알리바바일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의 기술혁신을 통한 오프라인 생태계 교란의 역사는 올해에도 변함없이 이뤄진다. 그것을 바라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워야 하기도 하지만, 두려움으로 전통 물류산업이 힘없이 온라인으로 휩쓸려 들어가는 모습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에 무기력해지기도 하는 지점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빠른 물고기 아마존은 어쩌면 점점 생태계의 포식자가 되어가는지도 모른다.